기온이 내려가면서 사무실과 편의점에서 따뜻한 커피를 찾는 사람이 눈에 띄게 늘었다. 정수기 온수 버튼을 누르고 종이컵을 집어 드는 장면은 겨울철 일상처럼 익숙하다. 출근길에, 회의 사이에, 잠깐 손을 녹이듯 마시는 한 잔의 음료는 특별한 고민 없이 선택된다.
종이컵은 가볍고 처리도 간단하다. 마신 뒤 바로 버리면 되기 때문에 사무실과 공공장소에서 가장 손쉽게 쓰이는 용기다. 문제는 이런 편의성이 반복되면서 사용 방식에 관한 생각이 점점 사라진다는 점이다. 뜨거운 물을 그대로 붓고, 안쪽을 여러 번 저으며, 때로는 헹궈 다시 사용하는 행동까지 이어진다.
겉보기에는 종이로 만들어진 컵처럼 보이지만, 이 안에는 물이 스며들지 않도록 덧입혀진 얇은 코팅층이 있다. 이 구조와 사용 습관이 맞물릴 경우, 음료를 마시는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변화가 생길 수 있다.
매일 쓰는 종이컵, 정말 종이로만 만들었을까
일회용 종이컵은 겉보기와 달리 종이만으로 만들어진 제품이 아니다. 물이 스며들지 않도록 컵 안쪽에는 폴리에틸렌이나 폴리프로필렌 계열의 얇은 플라스틱 코팅층이 덧입혀 있다. 이 코팅 덕분에 뜨거운 음료를 담아도 컵이 쉽게 젖지 않고 형태를 유지할 수 있다.
문제는 이 코팅층이 열에 반복적으로 노출될 때다. 차가운 물을 담을 때 큰 변화가 없지만, 뜨거운 액체가 닿으면 표면 구조가 아주 미세하게 달라질 수 있다. 실제로 90도 안팎의 뜨거운 물을 종이컵에 담아 일정 시간 두었을 때,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크기의 플라스틱 입자가 음료 쪽으로 이동한다.
젓고, 다시 쓰고… 습관이 더하는 부담
종이컵 사용 과정에서 놓치기 쉬운 행동도 있다. 믹스커피나 차를 타면서 컵 안쪽을 여러 번 젓는 습관이다. 스푼이 코팅층을 반복해서 스치면 물리적인 자극이 더해진다. 여기에 뜨거운 물이 더해지면 코팅 손상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종이컵을 재사용하는 때도 적지 않다.
커피를 마신 뒤 물로 헹궈 하루 종일 같은 컵을 쓰는 방식이다. 겉보기에는 멀쩡해 보여도 내부 코팅에는 미세한 균열이 생겼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작은 선택 하나로 줄일 수 있는 노출
이처럼 보이지 않는 입자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면서 생활 속에서 실천할 방법에도 관심이 쏠린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뜨거운 물의 온도를 낮추는 것이다. 정수기 온수에 찬물을 조금 섞어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코팅층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컵 안쪽을 세게 긁지 않는 습관도 도움이 된다.
여건이 된다면 유리컵이나 텀블러를 사용하는 것이 더욱 깔끔한 대안이다. 소비자 조사에서는 다회용 컵에서 검출된 미세 입자 양이 일회용 종이컵보다 적게 나타난 결과도 보고됐다. 일부 카페나 제도에서는 개인 컵 사용 시 포인트나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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