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노태하 기자] 롯데케미칼이 나프타분해설비(NCC) 통합과 감축을 중심으로 석유화학 사업 구조를 재편하며 고부가 스페셜티 소재 중심의 체질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28일 충남 대산과 전남 여수를 중심으로 NCC 설비 통합 및 감축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공급 과잉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국내 NCC 구조개편 정책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지난 11월 대산공장과 HD현대케미칼을 합병하는 사업재편안을 제출했다. 이는 정부가 제시한 기한보다 한 달 빠른 결정으로, 업계 1호 사례이자 모범적인 구조조정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해당 안은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을 물적분할해 HD현대케미칼과 합병한 뒤 양사의 중복 설비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현재 산업통상자원부의 사업재편 심의가 진행 중이다. 승인 여부는 내년 1월 중 확정될 전망이다.
여수산단에서도 롯데케미칼은 한화솔루션, DL케미칼, 여천NCC와 함께 중복 설비를 통합·조정하는 추가 사업재편안을 제출했다. 이를 통해 정부가 제시한 국내 최대 370만t 규모의 NCC 감축 목표 달성에 기여하고, 향후 채권단 실사에도 성실히 임하겠다는 방침이다.
구조조정과 병행해 고부가·친환경 사업으로의 전환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전남 율촌에는 롯데엔지니어링플라스틱 공장을 설립해 올해 10월부터 일부 라인의 상업 생산을 시작했다. 내년 하반기 준공 예정인 연간 50만t 규모의 국내 최대 단일 컴파운드 공장으로, 모빌리티와 IT 등 핵심 산업에 맞춤형 고기능성 소재를 공급하게 된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동박과 차세대 배터리 소재 기술을 기반으로 배터리, ESS, AI, 반도체 산업에 핵심 소재를 공급하고 있으며, 국내 유일의 회로박 생산기지를 통해 AI용 고부가 제품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울산에서는 합작사 롯데SK에너루트를 통해 올해 6월부터 20MW 규모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상업 운전을 시작했다. 무탄소 전력원으로 20년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하며, 내년까지 총 80MW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대산석유화학단지에서는 ‘롯데에어리퀴드 에너하이’를 통해 국내 최대 규모인 450bar 고압 수소출하센터를 준공해 11월부터 상업 가동에 들어갔다. 또한 일본 도쿠야마와 합작한 한덕화학의 반도체 현상액(TMAH) 생산 설비 확대도 추진 중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부터 비효율 사업 정리에도 나섰다. 미국 LCLA와 롯데케미칼 인도네시아(LCI) 지분을 활용해 자금을 조달하고, 말레이시아 합성고무 법인 LUSR를 청산했다. 파키스탄 PTA 자회사 LCPL과 대구 수처리 분리막 사업 매각, 일본 레조낙 지분 처분 등을 통해 약 1조7000억원의 현금 유동성을 확보했다.
롯데케미칼은 “정부의 석유화학산업 구조개편 정책 기조에 발맞춰 신속한 사업재편 이행에 책임 있는 역할을 다하고, 포트폴리오 고도화와 사업 구조 혁신을 통해 수익성과 경쟁력 강화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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