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조선소 ‘美 핵잠·황금 함대’ 건조...마스가 첫 투자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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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조선소 ‘美 핵잠·황금 함대’ 건조...마스가 첫 투자 되나

한스경제 2025-12-28 09: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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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한화필리조선소./한화오션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한화필리조선소./한화오션

| 한스경제=임준혁 기자 | 지난해 12월 한화그룹이 1억달러를 들여 인수한 미국 필라델피아 필리조선소는 1년이 지난 현재 한화의 체질 개선 작업으로 변신 중이다. 한화는 필리조선소에서 미 해군에 필요한 핵추진 잠수함(핵잠)을 건조하기 위한 준비 작업에 이미 착수했다고 밝혔다.

한화가 미 해군 핵잠 건조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함과 동시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 해군의 '황금함대'(Golden Fleet) 구축 구상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신형 프리깃함(호위함)들이 한화와의 협력 아래 건조될 예정”이라고 언급하면서 한국이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약속한 1500억달러(약 216조4000억원) 규모의 조선업 전용 투자 패키지 '마스가'(MASGA)의 첫 투자 대상이 될 가능성이 제기돼 조선·방산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의 미국 방산법인 한화디펜스USA 조선사업부문 톰 앤더슨 사장은 지난 22일 공식 석상에서 미국 핵잠 건조능력 제고를 위한 현실적 대안으로 필리조선소의 역할을 소개했다.

한화가 필리조선소에서 미 해군의 핵잠을 건조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정확히 파악하고 있으며 수행 역량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앤더슨 사장은 미 해군에서 함정 프로그램 총괄 책임자를 역임한 예비역 미 해군 소장이다.

앤더슨 사장은 “미 해군의 주력 핵잠인 버지니아급(7800톤) 잠수함의 경우 설계부터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 아닌 이미 검증된 설계를 기반으로 시간과 노력을 훨씬 앞당길 수 있다”며 “현재까지 20척 이상 건조된 버지니아급 핵잠은 새로운 함정을 처음부터 개발·건조하는 것과 달리 제한된 기간 내에 캐치업(Catch-Up)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앤더슨 사장은 필리조선소가 핵잠 건조를 위한 최적의 입지를 갖췄다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에서 버지니아급 핵잠을 건조하고 있는 조선소는 코네티컷에 위치한 헌팅턴 잉걸스(HII) 뉴포트 뉴스조선소와 버지니아의 제너럴다이내믹스 일렉트릭보트(GE) 그로톤조선소 두 곳뿐이다.

앤더슨 사장은 “필리조선소는 이들 두 조선소와 인접해 있어 직접적인 협업과 현장 경험 공유, 부품과 모듈 운송에 유리하다”며 “또한 미 해군 원자로국과 해군 핵추진 프로그램과도 가까운 거리에 있다”고 설명했다.

필리조선소에서 이미 미국 핵잠 건조를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인 사실도 공개했다. 앤더슨 사장은 “인력 확충과 생산효율 개선, 시설투자, 한국 조선소의 모범 사례와 기술 이전 작업이 진행 중”이라며 “버지니아급 핵잠의 설계, 건조, 운용 경험은 물론 잠수함 프로그램의 모듈 또는 구성 블록 제작 관련 미국 전문가를 영입해 관련 조직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필리조선소는 현재 핵잠을 비롯한 함정을 건조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미국 정부로부터 받지 않은 상태다. 즉 방산업체로 지정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핵잠 건조를 위한 여건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데이비드 김 필리조선소 최고경영자(CEO)는 “듀얼 유즈(Dual Use·민군 이중용도) 전략하에 상선 부문을 기반으로 해군 함정(방산) 건조 가능성도 같이 열어두는 경영의 방향성을 수립해 추후 핵잠 건조를 위한 준비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앤더슨 사장과 데이비드 김 CEO 등이 한화의 필리조선소 인수 후 1년간의 성과와 미래 비전을 소개하던 이날(22일) 오후 트럼프 대통령은 미 해군 재건을 위한 황금함대 구축 구상안을 발표했다.

황금함대의 특징은 냉전 이후 퇴장한 '전함(Battle Ship)'의 재도입이다. 배수량 3~4만톤급의 초대형 신형 전함, 일명 ‘트럼프급(Trump-Class)’ 전함은 미사일, 극초음속 무기, 전자기 레일건, 고출력 레이저 등 미래형 무기체계에 전술 핵무기 탑재 가능성까지 열어뒀다. 현재 미 해군의 주력함인 알레이버크급 구축함(배수량 9500톤급)의 3~4배에 달하는 규모다.

트럼프 대통령은 황금함대를 창설하겠다며 한화를 핵심 파트너로 거명했다. 미 해군이 한화의 도움을 얻어 새로 도입하려는 호위함은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황금함대에 편제된다.

미 해군은 신형 호위함 도입의 주안점을 ‘신속한 건조·인도’에 맞췄다. 이러한 기조는 한화가 운영하는 필리조선소가 신형 호위함을 수주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황금함대' 건조 계획을 발표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연합뉴스
'황금함대' 건조 계획을 발표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연합뉴스

한화가 신형 호위함 건조 사업에 참여할 경우 한국의 대미 조선업 전용 투자 패키지인 마스가의 첫 투자 대상이 될지도 관심이다.

한국은 미국 정부의 조선업 재건을 돕기 위해 투자, 대출, 보증 등으로 구성되는 투자 패키지를 마련하기로 했으며 양국은 지난달 투자 절차를 큰 틀에서 규정한 양해각서에 서명했지만 아직 첫 투자처를 발표하지 않은 상태다. 미 해군의 호위함 건조에 마스가 투자 패키지를 활용하는 방안은 아직 양국 간 공식 논의된 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필리조선소에서의 미국 핵잠 건조 혹은 황금함대 호위함 수주 및 이로 인한 '마스가 투자 1호'란 타이틀 획득 가능성에 대해 의견이 갈리고 있다.

한화에서 마스가 재원을 활용한 필리조선소의 중장기 부지 확장 및 추가 투자를 검토 중인 것과 관련 인수 전 애물단지 신세였던 필리조선소가 조금씩 개선되고 있어 미국의 방산 분야 두 가지 이슈에 대응이 가능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한화는 지난 8월 필리조선소에 50억달러(약 7조4000억원)를 투자해 ▲도크 2기와 안벽 3기 확보 ▲40만㎡(약 12만평) 규모의 블록 생산기지 신설 ▲자동화 설비 ▲스마트야드 시스템 도입 등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하드웨어뿐 아니라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보유한 한화오션의 생산관리시스템을 필리조선소 환경에 적합한 맞춤형으로 개발해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미국 조선업의 만성적인 인력난 해소에도 앞장 서고 있다. 한화에 따르면 조선소 인수 후 1년간 직접 고용인원은 30% 증가했다. 인수 즉시 신설한 ‘견습 프로그램’을 통해 올해 126명을 신규 채용했다. 최근 모집에서는 1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할 만큼 지역사회에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인프라와 생산관리시스템 개선과 인력 확충으로 미국 내 다른 조선소보다 객관적 측면에서 경쟁력이 향상되고 있어 황금함대 호위함 수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조선업 재건 정책 추진 의지가 확고한 것도 긍정적 견해에 한 몫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현실을 감안한 신중한 접근이 이뤄져야 한다는 반론도 공존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황금함대 구성과 관련 미 해군과 한화의 협력 방식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고 구상대로 추진되더라도 막대한 예산 확보라는 의회의 문턱을 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미국 내 조선소 노조의 반발이나 기술 유출 우려에 따른 미 의회의 견제도 잠재적인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조선업계 입장에서 핵심 인력과 기술이 미국으로 과도하게 유출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국내 산업 공동화 현상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앞서 거론한 필리조선소가 미국 당국으로부터 함정 건조 라이선스를 아직 받지 못한 것도 장밋빛 전망을 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현재 필리조선소는 상선만 건조할 수 있다. 미 군함을 건조하려면 연방정부의 시설보안허가(FCL)부터 받아야 한다. 이를 통해 방산업체로 지정돼야 하고 함정정비협약(MSRA), 사이버보안 성숙도 모델 인증(CMMC) 등의 라이선스도 확보해야 한다.

이에 대해 한화 관계자는 “미국 정부로부터 필리조선소에서의 군함 건조 인증·승인을 받기 위해 필요한 관련 서류를 당국에 이미 접수 완료했으며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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