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작가 탄광 인터뷰…"SNS 연재 고민하다 공모전서 주목받아"
"일상의 공간에 위화감 조성…느슨한 전개 걱정에 44화로 마무리"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평범한 회사처럼 보이는 건물. 단수나 정전 등 크고 작은 고장은 관리부에서 도맡고 있다.
비상구부터 식당, 식료품점, 화장실, 지하실, 영화관 등 평범해 보이는 공간에는 특별한 안전수칙이 존재하고, 이를 어기면 초현실적인 일들이 벌어진다.
이달 완결된 네이버웹툰 '통제구역관리부'는 으스스하면서도 흥미를 돋우는 규칙 괴담 설정을 바탕에 둔 작품이다.
탄광 작가는 28일 연합뉴스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원래 이 장르에 대한 애정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본래 괴담, 크리피 파스타(인터넷에서 창작·공유되는 무서운 이야기) 같은 공포 콘텐츠를 좋아한다"며 "버디물도, 바보같이 흘러가는 분위기도 좋아해서 이것저것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욕심껏 모아서 만든 게 '통제구역관리부'"라고 소개했다.
이처럼 탄광 작가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요소를 모아 만들었지만, 독자들의 사랑까지 받을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이 웹툰은 지난해 네이버웹툰 지상최대공모전 1기에서 독자 인기상을 받아 정식 연재되기 시작했다.
그는 "다니던 회사를 나오고 플랫폼에 투고할 만화를 여러 가지 구상했다"며 "'통제구역관리부'는 그중 가장 마이너한 축에 속한다고 느껴 블로그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개인 연재할 계획이었다. 공모전에서 많은 관심을 받아 연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통제구역관리부'의 가장 큰 매력은 일상적으로 여겨지는 공간을 배경으로 섬뜩한 괴담을 선보인다는 점이다.
소독약 냄새가 가득한 병원에서는 갑자기 의사가 나타나 아픈 곳을 고쳐주기도 하지만, 따로 부상이나 질병이 없으면 신체 한 부분을 가져간다.
커다란 공중화장실에서는 무엇이든 칸에 밀어 넣고 문을 닫으면 그 물건이 사라진다. 대신 사람도 사라질 수 있으니, 작업 도중에 문이 닫히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는 식이다.
그는 "백룸(단조로우면서도 계속 이어지는 미로 같은 공간)의 공간 자체에서 매력을 느낀다. 비현실적으로 구조화된 공간이 주는 묘한 기이함과 적막함이 좋다"며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 걸쳐져 있는 느낌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익숙한 일상의 공간이 위화감이 느껴지는 공간으로 변하는 순간이 좋아서 가능한 현실적인 공간들을 배경으로 삼았다"고 덧붙였다.
웹툰 속 주요 등장인물들이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것도 특징이다.
CH, BB, STL 등 관리부 2팀 소속 직원들은 모두 방독면이나 헬멧을 쓰고 있고, 작업 중 목숨을 잃으면 기억 데이터를 새 몸에 옮겨 담아 되살아난다.
작가는 "실험실에서 배양한 인체 더미와 외부에서 채취해 온 두더지의 알로 (몸을) 만든다"며 "죽었다 살아나는 과정을 거치다 보면 아무리 다시 살아난다는 것을 알아도 힘든 부분이 있을 것이다. BB나 STL도 속으로 마모된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숨겨진 설정을 귀띔했다.
'통제구역관리부'는 총 44화로 이달 완결됐다. 요즘 웹툰치고는 꽤 짧은 연재 분량이다.
탄광 작가는 "본래 20화 내외의 짧은 단편으로 구상했었는데 정식 연재를 하며 40화 내외로 늘려서 연재하게 됐다"며 "더 길게 연재하면 급조한 느낌을 지울 수 없을 것 같았다. 후반부 전개가 너무 느슨해질 것 같다는 걱정도 들었다"고 털어놨다.
대신 후속작을 묻는 말에는 "그린다면 CH가 2팀에 들어와서 다른 팀원들과 적응해나가던 시점을 더 그려보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며 "으스스한 것들을 좋아해서 차기작도 모두 비슷한 결일 것 같다"고 덧붙였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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