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지원 맞춤형 교실 추진…독서·토론 융합해 '질문하는 아이' 양성"
내년에 첨단기술·예술·인문학 체험 한데 모은 교육시설 잇단 개관
(울산=연합뉴스) 김근주 기자 = 천창수 울산교육감은 28일 "미래형 인재를 키우기 위해 독서 기반 인공지능(AI) 활용 교육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천 교육감은 이날 연합뉴스 신년 인터뷰에서 "독서를 기본으로 토론을 융합해 사고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며 "아이들이 정답 없는 문제에도 당당히 도전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또 "내년에는 학생들이 첨단기술과 예술, 인문학을 넘나들며 체험하는 '미래교육관'과 '학생창의누리관'을 완성해 시민에게 선보이겠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천 교육감과 일문일답.
-- 올해 가장 큰 성과는.
▲ 아이들 삶 속에 '독서 문화'가 깊이 뿌리내린 것이다. '하루 15분 함께 독서', '질문 있는 독서토론' 등 다양한 사업을 정성껏 추진해 왔다. 특히 올해 울산어린이독서체험관을 성공적으로 개관하면서 아이들이 책과 마음껏 놀며 성장할 수 있는 최고의 환경을 마련했다.
이런 독서 교육이 학교 문화를 바꾸는 밑거름이 됐다고 본다. 과거에는 학교폭력이 생기면 누구 잘못인지 가려 벌을 주는 데 급급했다. 하지만 이제 대화를 통해 깨진 관계를 회복하고, 갈등의 뿌리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체질을 바꿔가고 있다.
실제 올해 학교 현장 갈등 조정 건수가 지난해보다 6배나 늘어난 300여 건에 이르고, 조정 성공률은 80% 정도다. 이는 학교가 갈등을 숨기지 않고 교육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가 그만큼 커졌다는 긍정적인 신호다. 법적 분쟁 대신 '교육적 해결'을 선택하는 건강한 문화가 우리 교실에 자리 잡은 것이다.
-- 내년 울산교육이 당면한 과제는.
▲ 기존 독서 교육을 토론과 융합해 더 깊이 발전시켜야 한다. 지식을 외우는 것보다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가는 사고력이 훨씬 중요하다. '질문하는 학생'을 키우는 데 집중해 아이들이 정답 없는 문제에도 당당히 도전하는 '배움의 주인'으로 자랄 수 있도록 돕겠다.
동시에 선생님들 수업 전문성과 디지털 혁신을 하나로 묶겠다. 선생님이 수업 연구에만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울산만의 인공지능(AI) 플랫폼인 '우리아이'를 활용해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딱 맞는 맞춤형 학습을 실현하겠다.
이런 변화를 시민이 직접 확인하실 수 있는 미래형 교육 공간도 완성하겠다. 내년 북구와 동구에 각각 문을 여는 '미래교육관'과 '학생창의누리관'이 대표적이다. 이곳은 아이들이 첨단 기술과 예술, 인문학을 넘나들며 상상력을 현실로 만드는 융합 교육의 장이 될 것이다.
-- AI 교육에 대한 평가와 방향은.
▲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위해 직접 개발한 AI 서비스 '우리아이'를 중심으로 울산 디지털 교육 생태계가 구축됐다. 이 서비스는 국정원 보안성 검토를 마쳐 개인정보 유출이나 부적절한 용어 접근 등에 대한 걱정 없이 학생 누구나 안전하게 최첨단 기술을 경험할 수 있다. 선생님은 AI로 아이들 실력을 정밀하게 진단하고, 학생들은 자신에게 꼭 맞는 자료를 통해 스스로 공부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내년에는 이 시스템을 한 단계 더 높여 흩어져 있던 디지털 사업들을 하나로 통합하고 AI가 실시간으로 학습 상태를 분석해 도와주는 맞춤형 교실을 구현할 것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사람의 사고력'이다. AI를 올바르게 활용하는 지혜는 독서와 인문학적 소양에서 나온다. 기술력에 깊이 있는 사고력을 더한 '미래형 인재'를 키우기 위해 독서 기반 AI 교육을 더욱 강화하겠다.
-- 교권 침해 학부모를 고발하는 등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다. 교권 침해 개선을 위한 근본 대책은.
▲ 교육활동 보호는 교사 권익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우리 아이들의 학습권을 지키고, 학교를 평화로운 공동체로 만드는 가장 기본적인 토대다. 선생님이 안심하고, 가르치는 일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강력한 대책을 추진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은 결국 교육공동체 간 신뢰 회복에 있다. 갈등이 생겼을 때 단순히 떼어놓는 것에 그치지 않고, '관계 회복 프로그램'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문화를 만드는 데 모든 힘을 쏟겠다.
-- 중학교 배정 방식을 놓고 해마다 민원이 반복되고 있는데.
▲ 특정 선호 학교에 대한 진학 기회를 공평하게 주고자 현재 통학 거리를 감안한 학군 내에서 1∼4지망 순위에 따른 '컴퓨터 추첨 방식'으로 배정하고 있다. 하지만 집 근처 학교를 두고도 먼 학교에 배정되는 경우가 생기다 보니, 근거리 배정을 원하는 목소리도 높다.
배정 방식을 바꾸는 일은 지역별 여건과 가정마다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매우 신중해야 한다. 학생과 학부모, 교사, 전문가 의견을 세심하게 들으면서 '통학 편의'와 '학교 선택권' 사이에 균형을 찾아 나가겠다.
-- 임기를 6개월 정도 남겨두고 있다. 소회는.
▲ 임기 동안 원칙은 단 하나, '학생 중심·현장 중심'이었다. 공교육에 대한 든든한 신뢰 속에서 아이들이 미래를 당당하게 살아갈 실력을 키울 수 있도록 앞만 보고 달려왔다. 우리가 뿌린 정책의 씨앗들이 교실에서 아이들의 밝은 웃음과 성장으로 꽃피는 것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꼈다.
남은 6개월은 울산교육이 더 높이 날아오를 수 있게 돕는 '도약의 준비 시간'이 될 것이다. 다음 세대에게 부끄럽지 않은 교육 환경을 물려줄 수 있도록 기반을 탄탄히 다져놓겠다. 모든 학생이 존중받으며 함께 성장하는 울산교육, 그 미래를 위해 마지막까지 마음을 다해 뛰겠다. '아이 한 명, 한 명의 성장을 끝까지 책임졌던 교육감'으로 기억되고 싶다.
cant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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