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이정선 교육감 재판 가능성에 전교조 진영 후보단일화 주목
전남, 김대중 교육감 체제 맞서 다자구도 속 후보단일화 추진
[※ 편집자 주 =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5개월여 앞두고 광주·전남 지역 정치 지형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광주시장과 전남도지사를 비롯해 광주 5개 구청장, 전남 22개 시·군 단체장, 광주·전남 교육감 선거에서 치열한 경쟁 구도가 형성되는 양상입니다. 연합뉴스는 광역단체장·기초단체장·교육감 선거를 중심으로 총 6꼭지의 기획 기사를 통해 주요 후보군과 판세, 관전 포인트를 입체적으로 조망합니다.]
(광주=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 광주·전남 시도교육감 선거 구도는 양 지역 모두 현직 교육감의 재선 도전에 맞서 출마예정자들이 후보단일화를 추진하며 세력을 모으고 있다.
광주시교육감 선거는 이정선 교육감의 재선 저지를 위해 전교조 진영으로 불리는 김용태·오경미·정성홍 출마예정자들이 시민공천위원회와 함께 반(反) 이정선 연대를 구축하며 후보단일화에 나섰다.
특히 '비위 혐의'를 받는 이정선 교육감의 '사법 리스크'와 직함 갈등을 빚는 도전 후보들의 단일화 성공 여부가, 전남교육감 선거는 김대중 교육감에 맞서는 출마예정자들이 후보단일화를 통해 어느 정도의 힘을 보여줄 수 있는지가 최대 관심사다.
전남도교육감 선거의 경우 김대중 교육감의 재선을 막기 위해 전교조와 지역노동단체 등을 중심으로 후보단일화를 위한 공천위원회가 꾸려졌으며 4~5명의 출마예정자가 여기에 참여하며 세를 모으고 있다.
◇ 현직 교육감 vs 反 이정선·전교조 진영 연대
재선 도전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이정선(66) 현 교육감과 이에 맞서는 김용태(61) 전 전교조 광주지부장, 오경미(62) 전 광주시교육청 교육국장, 정성홍(63) 전 전교조 광주지부장 등 후보군은 4명으로 형성됐다.
광주교대 총장을 거쳐 직선 4기 광주교육을 이끌어온 이 교육감은 학생들의 교육력을 높이는 '실력광주' 복원을 기치로 내걸었고 수능 만점자 10년만에 배출, 직업계고 재편을 통한 '특성화고 붐', 시도교육청 최우수 평가 등으로 일정 부분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출마선언을 한 전교조 광주지부장 출신 김용태 전 노무현재단 광주지역위원회 시민학교 교장은 광주전자공고 교장 이력과 함께 다양한 학생·노동·사회운동 경험도 갖고 있어 교육자로서, 시민사회 활동가로서 포용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전임 전교조 출신 장휘국 교육감 시절 광주교육청 교육국장을 지낸 오경미 출마예정자는 36년동안 교사·장학사·장학관·시교육청 과장 등을 역임하며 얻은 친화력·소통·업무능력 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2년에 이어 교육감 선거에 두 번째 도전하는 정성홍 전 전교조 광주지부장도 36년간 교사로서 학교 현장에서 활동한 경험과 핀란드·일본 등지에서 배운 선진·혁신교육에 힘쓴 교육자로 알려져 있다.
관전포인트는 김용태·오경미·정성홍 등 출마예정자 3명의 후보단일화 성공 여부와 이정선 교육감의 '사법 리스크' 최소화 해법으로, 두가지 모두 선거 결과와 직결돼 있어 주목받는다.
후보 단일화는 전교조·광주교사노조·민주노총 등 110여개 지역노동사회단체가 추진하는 시민공천위원회에서 공천단 투표와 일반여론조사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지역교육계에서는 공천위원회 계획대로 내년 1월 단일후보를 결정할 경우 이정선 교육감에 맞서는 강력한 후보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많다.
하지만 김용태 출마예정자가 주장하는 '노무현' 직함 사용을 둘러싼 후보 간 갈등과 시민공천위원회에 광주교육시민연대 등 지역 유력 교육단체들이 참여하지 않는 점 등은 단일화 성공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디.
이 교육감이 지닌 '사법 리스크'도 선거 판세를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이 교육감의 고교 동창이 시교육청 감사관으로 채용된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드러나 당시 시교육청 인사팀장이 처벌됐는데 여기에 이 교육감도 개입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기각되기는 했으나 이 교육감에 대한 영장 청구로 이 교육감에 대한 기소를 당연시하는 시각도 있다.
이 교육감의 비위 혐의에 대한 상대 후보들의 집중포화가 예상되며, 선거운동 기간 재판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이 교육감으로서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교육 공약과 정책들에 대한 후보 간 공방이 본격화되면 '학교공부'와 직결되는 '실력광주' 정책에 대한 후보들의 시각과 태도에 따라 학부모·교사들의 표가 옮겨갈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지역 교육계 한 관계자는 28일 "전교조 진영을 밀어내고 이정선 교육감이 당선됐던 것도 광주의 학교 공부를 바라보는 시민의 생각들이 반영된 점도 있다"며 "이번 선거는 현직 교육감이 자기 리스크까지 안고 있어 여러 가지 변수들이 당락의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다자구도 속 현직에 후보단일화로 대응
전남교육감 선거도 현직 교육감의 재선을 저지하려는 출마예정자들의 후보단일화 성공 여부와 단일 후보가 만들어질 경우 얼마만큼의 폭발력으로 선거를 끌고 갈 수 있는지가 관전 포인트다.
김대중 교육감의 재선 도전은 확실시되며 5~6명의 교육계 인사들이 여기에 맞서 출마할 것으로 점쳐진다.
출마 후보군은 김대중(64) 현 교육감과 강숙영(63) 교육학 박사, 김해룡(60) 전 여수교육지원청 교육장, 문승태(62) 순천대 대외협력 부총장, 장관호(58) 전 전교조 전남지부장, 최대욱(64) 전 한국교총 부회장 등이다.
교사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했다가 다시 교육계로 돌아온 김 교육감은 학생교육수당 도입, 2030교실 운영, 글로컬 미래교육박람회 개최 등 굵직한 사업과 정책으로 재임기간 주목받았지만 기초학력·청렴도 평가 부진, 납품업자 주택 월세 입주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도전장을 던진 출마예정자들로 강숙영 전 전남도교육청 장학관은 38여 년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전남 첫 여성 교육감'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후보단일화에는 아직 거리를 두고 있다.
출마가 거론되는 고두갑 목포대 경제학과 교수는 교육경제 전문가로 지난 지방선거에서 '교육기본소득'을 제안하며 눈길을 끌기도 했다.
김해룡 전 여수교육지원청 교육장은 전남 동부권 지지층을 기반으로 기초학력 보장과 진로·인성교육 강화 등을 내세우며 세력을 모으고 있다.
문승태 순천대 부총장은 교육부 진로교육정책과장 출신으로 중앙과 지방의 교육현장을 아우르는 경험을 통해 전남 도내 22개 시군과 함께 지·산·학 협력형 지역교육 모델을 제시하면서 교육공동체에 파고들고 있다.
일찌감치 출마를 공식화했던 장관호 전 전교조 전남지부장은 후보 단일화를 주도하면서 현 김 교육감 체재에 대립각을 세우고 선명성을 부각하고 있다.
최대욱 전 한국교총 부회장은 '교단 중심 행정개혁'을 내세운 정통 교육전문가형 리더십을 강조하며, 학교 자율성 확대, 교사 행정업무 경감, 행정 효율화를 핵심 공약으로 내놓았다
다자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큰 전남교육감 선거는 현직 교육감에 맞서려는 출마예정자들의 단일화가 관심사이다.
후보가 3인 이상이 될 경우 김 교육감의 독주 체재가 더 공고히 될 수 있지만 단일화로 1대1 구도를 만들면 예상외의 격전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반면 거론되는 출마예정자들의 교육 이념·정책·노선의 차이가 커 단일후보를 세우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또 김 교육감 입장에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같은 이름에서 나온 효과가 내년 선거에서도 얼마나 반영될지 관심 사항이다.
학령인구 감소·도농간 학력격차 해소·교권 회복·농어촌 교육 활성화 등 지역민들이 원하는 바를 어떻게 얼마만큼 수용해 줄 수 있는지도 표심 향방을 가를 요인들로 꼽힌다.
지역교육계 관계자는 "출마예정자들의 출신이나 활동 근거지들이 동·서부권에 분산돼 있어 지역별 판세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b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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