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때 뉴욕으로 이민…한국계로 유일하게 맘다니 취임위원회 위촉
"맘다니, 이민자·취약층 보호할 것…SNS·공동체붕괴가 정치양극화 초래"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재미교포 작가 이민진(57)은 새해 1월 1일 뉴욕시장으로 취임하는 조란 맘다니(34) 뉴욕시장 당선인에 대해 "맘다니 시장이 긍정적인 변화와 더 큰 혁신을 촉진할 것이라 믿는다"라고 말했다.
이 작가는 27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맘다니가 뉴욕시장으로서 모든 이민자와 뉴욕 주민, 특히 가장 취약한 이들을 보호할 것이라 희망한다"며 이처럼 말했다.
미국 뉴욕에 거주하는 이 작가는 재일동포 가족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그린 소설 '파친코'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맘다니 뉴욕시장직 인수위원회는 앞서 지난 24일 이 작가가 포함된 뉴욕시장 취임위원회 위원 48명을 공개했다.
취임위원회는 뉴욕시장 취임식 행사에 대한 의견을 제공하고, 맘다니 당선인과 함께 오는 1월 1일 뉴욕시청 앞에서 열리는 취임식 행사를 공동 주최할 예정이다.
이 작가는 "이 위대한 도시(뉴욕)는 여러 세대에 걸친 이민자들의 힘든 노동으로 건설되고 육성된 곳"이라며 "맘다니는 본인이 이민자인 만큼 모든 뉴요커가 안전하게 일하고 평화롭게 번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인도계 무슬림 이민자이자 뉴욕주 의원으로 무명에 가까웠던 정치 신인이었던 맘다니는 고물가에 시달리는 뉴욕 시민들의 생활 형편을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둔 공약을 내걸고 돌풍을 일으키며 지난달 4일 치러진 뉴욕시장 선거에서 정치 거물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를 물리치고 승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맘다니 당선인을 두고 "공산주의자"라고 부르며 '이념 공세'를 퍼붓기도 했다.
이 작가는 미국 사회가 정치적으로 양극화된 배경에 대해 "무엇보다 민주사회의 사회적 구조와 공동체 유대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개인적 고립, 경제적 불안정 증가, 공동체의 붕괴, 공동체 공간의 부족으로 인해 약화됐기 때문이라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인들이 미국에서 정치적으로 과소 대표되고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선 "이 나라에서 민주주의를 보호하기 위해 열심히 사심 없이 일하는 많은 한국계 미국인들이 있고, 상황이 더 나은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고 믿는다"라며 "앤디 김 상원의원이 훌륭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앤디 김(43·민주) 의원은 지난해 11월 한국계 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연방 상원의원에 선출됐다.
'K-컬처'의 글로벌 확산 현상을 지켜보며 아쉬운 점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 작가는 "내 생애에 K-컬처의 부상을 목격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유일하게 실망스러운 점을 들자면 그것이 한반도뿐만 아니라 전 세계 모든 한국인의 현실과 삶의 경험을 대변하지 못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1968년 서울에서 태어난 이 작가는 7살 때 가족과 함께 미국 뉴욕으로 이민했다. 이 작가의 부모는 맨해튼 코리아타운에서 20년 넘게 가게를 운영했다고 한다.
이 작가는 뉴욕시 명문 공립고교인 브롱크스 과학고를 졸업하고 예일대에 진학해 역사학을 전공했다. 이후 조지타운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변호사로 일하다가 변호사 일을 그만두고 작가로서 글쓰기를 시작했다.
앞서 뉴욕주 작가협회는 지난 6월 이 작가를 2025∼2027년 임기로 뉴욕주를 대표하는 '뉴욕주 작가'(State Author)로 선정했다.
pan@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