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유튜브 스타…美 1위 플랫폼이 만든 '新할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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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원→유튜브 스타…美 1위 플랫폼이 만든 '新할리우드'

이데일리 2025-12-27 16:37:4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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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2019년 댈러스의 한 은행에서 일하던 브리트니 브로스키는 콤부차를 처음 맛본 반응을 담은 짧은 틱톡 영상을 올렸다. 영상은 순식간에 전 세계로 퍼졌다. “우연히 바이럴됐다”고 그녀는 회상한다.

브리트니 브로스키 유튜브 영상 갈무리


은행은 즉시 그녀를 해고했다. 브로스키는 짐을 싸서 로스앤젤레스(LA)로 향했다. 할리우드만큼이나 오래된 꿈의 새로운 버전을 쫓기 위해서였다.

6년이 지난 지금, 브로스키는 슈퍼볼 광고에 출연했고 미국 톱 50 팟캐스트를 운영한다. 브리 라슨, 카일 맥라클란 등 유명 배우들이 출연하는 유튜브 토크쇼 ‘로열 코트(Royal Court)’는 구독자 85만8000명을 확보했다. 타임지는 그녀를 2025년 톱 50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선정했다.

“침실 여분의 방에서 시작했는데, 지금은 버뱅크에 본격적인 스튜디오가 있다.” 약 15명의 팀을 이끄는 그녀는 말한다. “A급 배우들의 출연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 이 쇼가 될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없다고 생각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6일(현지시간) 브로스키가 디즈니, 유니버설, 워너브라더스의 그늘에서 자체 독립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의 대표적 사례라고 보도했다. 닐 모한 유튜브 최고경영자(CEO)는 이들을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변화시키는 ‘새로운 할리우드’의 선봉으로 규정한다.

시가총액 3조7500억 달러(약 5418조7500억원)인 알파벳 산하 유튜브가 ‘새로운 할리우드’를 선언하는 것은 전통 스튜디오들에게 위협적이다. 특히 팬데믹, 노동 파업, 정체된 박스오피스, 스트리밍의 파괴적 영향으로 수년간 위축되어온 구 할리우드에게는 더욱 그렇다.

브리트니 브로스키 유튜브 영상 갈무리


◇미국 TV·스트리밍 소비 1위 차지

유튜브는 거의 은밀하게 미국 거실을 정복했다. 지난해부터 미국인들은 휴대폰이 아닌 TV로 유튜브를 주로 시청하기 시작했다. 유튜브는 현재 미국의 모든 TV 및 스트리밍 소비에서 넷플릭스, 디즈니, 아마존 프라임비디오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올해 20주년을 맞은 유튜브는 이미 지배적인 팟캐스트 플랫폼이며, 음악 분야의 주요 세력이자 라이브 스포츠에서도 성장하는 존재다.

유튜브는 오는 2029년부터 오스카 시상식을 독점 스트리밍하는 계약을 최근 체결했다. ABC 네트워크와 미국 영화예술과학 아카데미 간 50년 관계를 종료하는 것이다.

“유튜브가 콘텐츠 품질 측면에서 사다리를 올라가는 것에 진지하다는 ‘대박’ 순간”이라고 리서치 회사 모펫나탄슨의 마이클 나탄슨 애널리스트는 평가했다.

오스카 시상식 시청자 수는 수십년간 감소세를 보여왔다. 1998년 영화 ‘타이타닉’이 상을 휩쓸었을 때 5700만명으로 정점을 찍었지만, 올해는 1970만명에 그쳤다. 유튜브는 크리에이터들이 레드카펫에서 스타들을 인터뷰하는 등 새로운 방식으로 더 젊고 다양한 관객층을 끌어들일 계획이다.

유튜브는 올해 NFL 미식축구 경기 중계권을 확보하고 브라질에서 첫 경기를 무료 생중계했다. 전통 미디어 그룹들과는 스포츠 중계료를 둘러싼 분쟁도 벌였다. 디즈니와의 협상에서는 ESPN 스포츠 프로그램이 15일간 중단되기도 했다.

배우 마이키 매디슨이 지난 3월 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에서 열린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아노라(Anora)’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파라마운트·워너 인수…할리우드 재편

유튜브의 공격적 행보는 할리우드 전통 스튜디오들이 위축된 시점과 겹친다. 103년 역사의 파라마운트는 지난 8월 오라클 공동 창업자 래리 엘리슨의 아들이 운영하는 스카이댄스에 약 80억 달러에 인수됐다.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는 이달초 830억 달러 규모로 넷플릭스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워너브라더스가 여전히 많은 영화 산업 관계자들로부터 영화관의 관객을 빼앗았다는 비난을 받는 넷플릭스의 한 부서가 되는 것이다.

나탄슨 애널리스트는 “지난 1년 정도 할리우드의 모든 사람들이 유튜브가 얼마나 경쟁력 있고 큰지 깨달았다. 할리우드 사람들은 크리에이터들을 너무 무시했지만, 이들은 스타들”이라고 말했다.

플랫폼별 TV 시청 점유율 추이 (단위: %, 자료: 닐슨, 그래픽=FT)


◇“우리는 스튜디오 아닌 무대 만든다”

브로스키에게 구 할리우드 스튜디오의 드라마는 다른 세계 이야기다. 그녀는 “저는 네트워크에 얽매이지 않는다. 누구에게도 얽매이지 않는다. 저는 CEO이고 쇼러너이며 진행자다. 모든 것이 저”라고 말했다.

이는 매일 2000만개의 새 비디오가 관심을 놓고 경쟁하는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적자생존적 특성을 보여준다. 크리에이터들은 비디오를 만들고 업로드하며, 관객이 시청할 때만 돈을 받는다. 충분한 시청자가 방문하면 광고주가 따라오고, 유튜브는 수익의 55%를 크리에이터들에게 지불한다.

타라 월퍼트 레비 유튜브 미주 부사장은 “우리는 스튜디오가 아니라 무대를 구축한다”고 강조했다.

유튜브는 2021년 이후 크리에이터, 아티스트, 미디어 그룹에 1000억 달러 이상을 지급했다. 가장 최근 분기 유튜브 광고 수익은 15% 증가한 103억 달러를 기록했다. 커넥티드 TV에서 10만 달러 이상을 버는 채널 수는 전년 대비 45% 증가했다.

대표적 성공 사례는 지미 도널드슨(Mr Beast)이다. 그의 스턴트와 콘테스트는 포브스 기준 8500만 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그의 채널은 4억5500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 크리에이터 경제 광고 시장은 미국 인터랙티브광고협회(Interactive Advertising Bureau) 추정 370억 달러(전년 대비 26% 증가)에 달할 전망이다. 2026년에는 18%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통 TV 심야쇼 위기…유튜브가 대안

유튜브는 전통 TV의 주요 프로그램도 잠식하고 있다. 2015년 션 에반스가 시작한 토크쇼 ‘핫원스(Hot Ones)’는 매운 치킨 윙을 먹으며 유명인을 인터뷰하는 포맷으로 1500만명의 구독자를 확보했다. 모회사는 지난해 8250만 달러에 매각됐다.

브로스키는 지미 팰런의 투나잇 쇼를 보며 자랐지만, 핫원스에서 영감을 받아 자신의 토크쇼를 시작했다. “심야 쇼는 수십 년간 작동했지만, 모두 같은 토크쇼를 하는 백인 남자 일곱 명일 뿐이었다. 공식이 있고, 정말로 변하지 않는다”라고 그녀는 말했다.

전통 TV 심야 토크쇼는 실제로 위기를 맞고 있다. 스티븐 콜베어의 쇼는 내년 5월 종료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 소송 합의금 1600만 달러를 “큰 뇌물”이라고 부른 것이 계기가 됐다. 지미 키멜도 지난 9월 일시 정직을 당했다.

브루클린 기반 유튜브 크리에이터 줄리안 샤피로-바넘은 내년 봄에 새로운 심야 쇼 ‘아웃사이드 투나잇(Outside Tonight)’을 출시할 계획이다. 뉴욕 곳곳에 예고 없이 나타나 유명인과 일반인을 인터뷰하는 콘셉트다.

그는 “유튜브와 직접 작업하면 우리가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저는 스스로를 검열하지 않을 것이다. 좋으면 작동하고, 아니면 바꿔서 작동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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