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우려 불식, 구단만의 문제 아냐…지자체 적극적 역할 필요"
창원시 "현안 해결 위해 소통 지속"…새해도 당분간 여진 이어질듯
(창원=연합뉴스) 김선경 기자 = 프로야구단 NC 다이노스가 올 상반기 언급한 연고지 이전 문제가 이렇다 할 매듭을 짓지 못한 채 결국 해를 넘긴다.
27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NC 다이노스가 연고지 이전 의사를 표명한 것은 지난 5월 말이다.
NC 홈구장인 경남 창원NC파크에서는 지난 3월 29일 외벽 구조물(루버)이 떨어져 야구팬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치는 초유의 사고가 발생했다.
NC 측은 사고 이후 안전점검 문제로 홈구장에서 경기를 치르지 못하다가 창원 복귀를 앞둔 5월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연고지 이전 검토 의사를 공식 표명했다.
당시 이진만 NC 다이노스 대표이사는 "이번 일로 구단은 생존 자체를 위협받는 상황이 됐다. 현상 유지가 답은 아니라는 생각"이라며 "창원에서 야구를 계속하기 위해서는 창원시가 지원해야 할 부분이 있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구단과 창원시의 관계가 썩 매끄러워 보이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연고지 이전 결정은 감정적, 비합리적으로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NC의 연고지 이전 시사는 당장 창원시는 물론, 특히 창원NC파크가 들어선 마산지역에 큰 충격을 줬다.
마산의 경우 인구감소와 고령화 흐름 속에 금융권 점포 축소, 롯데백화점 폐점(지난해 6월 말) 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NC마저 떠난다면 지역사회에 미치는 파장이 클 것이라는 우려가 상인 등을 중심으로 이어졌다.
NC가 연고지 이전 카드를 꺼내든 배경으로 '시설 개선', '팬 접근성', '행정적 지원'을 언급한 만큼 창원시와 경남도가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다.
NC는 창원시에 관중석 증설, 구장 개·보수, 2군 연습시설 개선, 주차장 확충 등 21개 사항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구체적으로 요구했다.
이에 시는 지난 7월 말 시민설명회를 열고 20년간 1천346억원 상당을 투입해 NC 구단에 대한 지원을 이행하겠다고 공개 약속했다.
경남도도 비슷한 시기 NC 다이노스가 창원에 계속 머물 수 있게 홈구장 시설 개선·관광상품 개발·대중교통 개선 등을 돕겠다고 발표했다.
지역사회는 지자체의 이런 지원 약속이 연고지 이전 우려를 일거에 불식시킬 것으로 기대했지만, 이로부터 5개월여가 지난 이달 현재까지도 NC는 확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NC는 '연고지 이전 검토' 방침에서 달라진 것은 없다고 설명한다.
NC 측은 팬들이 체감할 수 있는 경기 관람환경 개선, 선수단 훈련환경 개선을 위해 '즉시성, 실효성, 구체성, 이행력이 담보된 실질적 개선방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인데, 시의 지원방안이 아직 이 기준에 미흡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례로 2군 전용시설 확보와 관련해 시는 목표 달성시점으로 2031년, 2033년 등을 제시했는데, NC는 이런 계획이 당장 경기력 향상에 매진해야 하는 구단 입장에서 즉시성이 떨어진다고 본다.
또 팬 접근성 향상을 위한 주차공간 확충 등 교통대책과 관련해서도 실효성이 부족하고, 예산 조달계획 역시 구체적 실행방안이 부족하다고 평가한다.
NC는 무엇보다 이런 지원방안의 이행을 확약할 수 있는 장치가 부족하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NC 측은 연고지 이전 결정시한을 따로 못 박지는 않고 있다.
그러면서 현재 루버 추락사고 책임 규명을 위한 시설물사고조사위원회 조사와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조사·수사 결과와 연고지 이전 문제는 별개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NC 연고지 이전 문제는 해를 넘겨서도 당분간 여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창원시는 NC 측과 현안 해결을 위해 소통을 지속한다면서도 구체적 언급은 피했다.
NC 관계자는 연고지 이전과 관련한 연합뉴스 질의에 "창원시의 관심과 노력에 감사드린다"면서도 "제안된 방안은 즉시성, 실효성, 구체성, 이행력 면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어 시의 (추가) 회신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도 야구장에서는 상업시설 유리창 파손이 지속 발생하는 등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어 창원시설공단에 이와 관련한 점검을 요청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연고지 이전 우려에 대한 불식은 구단의 노력이나 결정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며 "선수단과 팬들, 구단 임직원 모두가 야구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으려면 지자체의 보다 적극적인 역할과 책임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k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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