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전세라 기자】 2025년의 마지막 주말입니다.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유독 연말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았다는 반응이 많았던 것 같은데요. 올해 유독 늦게 추워졌던 날씨 탓인지, 반짝이지 않았던 거리의 조명 때문인지 몰라도 예전만큼의 설렘보다는 조용한 평온함이 더 익숙하게 다가오는 연말이었습니다.
크리스마스와 같은 기념일은 ‘무엇을 했느냐’보다 결국 ‘누군가와 함께였나’가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좋은 사람과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보내셨길 바라보며 이번 주도 어김없이 '무엇을 볼까', '어디를 갈까' 고민하시는 분들을 위해 엄선한 문화예술을 선보여드리겠습니다.
영화 슈퍼 해피 포에버
한겨울에 만나는 한여름 영화
일본의 젊은 감독들의 행보가 두드러지는 요즘입니다. 최근 심은경 배우 주연의 <여행과 나날> 이라는 작품도 독립 영화 중 인상이 남는 작품이었는데요. 이번에 소개해드리는 <슈퍼 해피 포에버> 는 하마구치 류스케, 미야케 쇼에 이어 일본 영화의 차세대 감독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가라시 고헤이 감독의 작품입니다. 슈퍼> 여행과>
이번 영화에 더욱 눈길이 갔던 이유 중 하나로 배우 소지섭이 투자하는 영화사 찬란에서 수입과 배급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을 부정할 수 없었습니다. 영화사 찬란은 <드라이브 마이 카> ,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등 작품성 높은 예술 영화들을 국내에 꾸준히 소개해 온 안목으로 씨네필 사이에서 이름을 알렸죠. 찬란에서 2025년의 마지막 영화로 한국에 소개한 작품이 바로 <슈퍼 해피 포에버> 입니다. 슈퍼> 타오르는> 드라이브>
영화는 주인공 ‘사노’가 5년 전 아내와 사랑에 빠졌던 휴양지를 다시 찾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습니다. 영화는 일본 시즈오카현 이즈반도의 한적한 해변 마을인 아타미를 배경으로 하는데요. 찬란한 일본의 여름을 한껏 담아낸 이 영화를 보면서 따뜻한 전기장판 위에서 창문 너머의 시원한 바람을 맞는 기분을 느껴볼 수도 있겠습니다.
감독이 영화를 찍게 된 이유도 얘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가라시 고헤이 감독은 코로나 시기 절친한 친구의 죽음을 경험한 이후 ‘기억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질문했다고 합니다. 이번 영화는 질문에 대한 그의 고민이 담긴 영화라고 할 수 있는데요. 제목처럼 ‘영원한 행복’의 가능성을 탐구하며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영화, <슈퍼 해피 포에버> 는 현재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슈퍼>
드라마 러브 미
사랑은 외로움을 해결해주지 않지만
고독을 배워나가는 것이 어른의 길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달라지는 각자의 상황 속에서 스스로를 견뎌내는 시간이 늘어갑니다. 그리고 그 끝에서 비로소 타인을 사랑하는 법을 다시금 깨닫기도 하는데요. 현대인들의 외로움과 고독, 그 속에서 피어나는 사랑을 섬세하게 담아낸 드라마가 찾아왔습니다.
<러브 미> 는 동명의 스웨덴 시리즈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입니다. <러브 미> 는 남부러울 것 없는 커리어와 외모를 가졌지만 정작 사랑 앞에서는 서툰 산부인과 의사 ‘서준’을 중심으로 외로움과 갈망 속에서 저마다의 방식으로 사랑을 찾아 나가는 사람들의 일상을 담고 있습니다. 특히 드라마는 20대의 풋풋한 설렘부터 30대의 현실적인 멜로, 50대의 인생 2막의 사랑까지 서로 다른 나이대와 상황 속에서 겪는 감정의 결을 엮어냈다는 점에서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러브> 러브>
드라마 <은중과 상연> , <사랑의 이해> ,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등 섬세하고도 날카롭게 감정을 포착하며 팬층을 넓혀온 조영민 감독의 연출로, 이번 <러브 미> 에서도 인물들의 감정을 수채화처럼 담아내며 사랑의 본질을 깊이 있게 통찰해줄 것이 기대됩니다. 러브> 브람스를> 사랑의> 은중과>
드라마에는 <또 오해영> , <뷰티 인사이드> , <왜 오수재인가> 등 매 작품마다 훌륭한 비주얼과 연기력으로 믿고 보는 배우 반열에 자리한 서현진 배우가 주연으로 등장하는데요. 서현진 배우의 명불허전 연기력과 섬세한 감정 연출이 어우러진 드라마 <러브 미> 는 매주 금요일 저녁 JTBC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러브> 왜> 뷰티> 또>
전시 도파민 하이프
전시가 보여준 ‘도파민 중독’
2020년대에 들어 갑자기 유행하게 된 표현이 있습니다. 바로 ‘도파민(Dopamine)’인데요. 숏폼, 릴스 같은 1분 내외의 짧은 영상들이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즉각적인 보상과 강렬한 자극에 열광하며 이른바 ‘도파민 중독’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도파민을 주제로 예술과 과학이 협업해 만들어낸 전시가 있습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고등과학원(KIAS)이 함께한 전시 <도파민 하이프> 는 전시의 제목답게 신경 물질 ‘도파민’을 중심으로 과도한 자극과 쾌락, 피로가 교차하는 현대의 문제를 드러냅니다. 전시는 단순히 중독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과학적인 데이터와 예술적 감각을 통해 ‘생물학적 구조’로서 이해하게 합니다. 특히 장재선 과학자의 담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We Predict into Existence’ 작품은 우리가 스스로를 중독의 상태로 몰아넣는 과정을 시각적 예술로 구현했습니다. 작품을 보는 관객은 자신의 뇌 속에서 벌어지는 보상 회로의 메커니즘을 마주하게 되죠. 도파민>
한마디의 말보다 한 번의 경험이 더 낫다는 말이 있죠. 과잉 자극의 시대에 살아가고 있는 모든 현대인에게 도파민의 명암을 깨닫게 해주는 이번 전시를 추천해드리며, <도파민 하이프> 는 내년 4월 4일까지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김희수아트센터에서 경험할 수 있습니다. 도파민>
남은 2025년도 문화예술과 함께 넉넉히 마음 채우시길 바라며, 2026년의 첫 주말에는 색다른 문화예술로 인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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