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시선] 한국에 '러브콜' 보내는 중국…일본 고립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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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시선] 한국에 '러브콜' 보내는 중국…일본 고립 전략?

연합뉴스 2025-12-27 07:07: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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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정상 한중일 정상

이재명 대통령(왼쪽부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신화·AP=연합뉴스·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베이징=연합뉴스) 김현정 특파원 = 최근 베이징 외교가에서 한국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이나 사도광산 관련 보고서의 '조선인 강제노역' 표기 문제를 공식 브리핑에서 언급하며 한국과의 공감대 형성에 공을 들이는가 하면, 중국 관영매체들은 지난 19일과 24일 노재헌 주중 한국대사와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인터뷰해 지면에 비중 있게 실었다.

노 대사의 인터뷰는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의 영자신문 글로벌타임스와 환구시보가 각각 한 면을 모두 털어 썼고, 인민일보는 한중의원연맹 회장인 김 의원 관련 기사를 다이빙 주한 중국대사 기고문과 함께 실으며 '한국 특집'에 가깝게 지면을 구성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한국과의 협력 필요성을 강조하는 사설도 최근 여러 차례 게재했다.

관영매체의 기사는 하나하나가 정치적 의도와 목적을 담는다는 점에서 중국 지도부는 분명 한국에 친화적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비중과 빈도의 측면에서 2016년 한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결정 이후 전례 없는 '러브콜'이라는 것이 현지 소식통들의 대체적 평가다.

이는 표면적으로 지난달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성사된 양국 정상회담의 결과물이자 한중 우호의 복원 신호처럼 보이지만, 이면에는 '일본 고립'이라는 중국의 전략과 계산이 깔려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7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유사시 대만 개입' 시사 발언 이후 중국은 두 달 가까이 일본을 향한 고강도 압박을 지속하고 있다.

일본 영화 개봉이 미뤄지고, 중일을 오가던 페리와 항공편 수가 급격히 줄었으며, 일본산 수산물 금지를 통보한 데 이어 자국민들에게 일본 여행을 자제하라고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등 중국은 전방위적 '한일령'(限日令)을 발동한 상태다.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 이후 중국 외교부의 정례 브리핑에서는 중국 현지 매체가 묻고 외교부 대변인이 답하는 형식을 빌려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일본 측의 핵 보유 발언, 오염수 문제, 역사 인식 등을 때린다.

중국이 말하는 대표적 핵심 이익인 '대만 문제'를 미국의 대중 견제 전략에 가장 적극적으로 호응하는 역내 국가 일본이 건드린 데 대한 분노의 표출이자 대만을 향한 경고인 셈이다.

미국 외교안보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이달 초 리스티 고벨라 석좌·보니 린 고문의 기고문에서 양국 관계가 단기간 내에 안정화될 것 같지 않으며, 역사적 '최저점'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중국은 한국과 밀착해 중일 갈등이 한미일 공조 구도로 확장되지 않도록 하는 동시에 경제적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한국과의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를 통해 중국은 동북아 역내 외교에의 불필요한 변수를 줄이고, 대외적으로 '고립된 중국'이라는 이미지를 완화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미중 패권 경쟁이 구조화된 상황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외교 전략은 주변국과의 마찰을 최소화하되, 핵심 이익에서는 강경함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정리되는 모양새다.

부동산 침체와 청년 실업, 소비 부진 등 내부 과제가 산적한 만큼 동시다발적 외교 리스크의 증폭은 곧 정치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하면 중국의 '원일친한(遠日親韓)' 전략은 내년 이른 시기로 추진되는 이재명 대통령의 방중을 앞두고 더욱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온다.

hjkim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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