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약 혐의로 2년여간 동남아시아를 떠돌던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37)가 현지에서 출산한 신생아를 양육하겠다는 의지로 전격 귀국해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26일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한 황씨는 "얼마 전 캄보디아에서 아이를 낳았다"며 "아이를 제대로 책임지고 양육하고 싶은 마음에 스스로 한국행을 선택했다"고 심경을 털어놓았습니다. 법정에 모습을 드러낸 황씨는 검은색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 전체를 가린 채 취재진의 질문에는 일절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황씨는 2023년 7월 서울 강남 지역의 한 장소에서 지인 2명에게 필로폰을 주사기로 직접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당시 경찰 수사망이 좁혀오자 그해 12월 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고, 이후 불법적인 방법으로 국경을 넘어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거처를 옮긴 것으로 파악됩니다. 경찰은 지난해 5월 인터폴을 통해 청색수배를 요청하고 황씨의 여권을 무효화하는 조치를 취했으나, 그는 캄보디아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에 머물며 도피 생활을 이어왔습니다.
지난 10월 일부 언론을 통해 황씨의 임신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론의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당시 현지 소식통은 "황하나가 직접 임신 중이라고 말했으며, 임신 중기로 보이는 배를 확인했다"고 전했습니다. 황씨와 함께 생활한 것으로 알려진 남성은 기업 인수합병을 전문으로 하는 사업가 김모씨로, 황씨가 태국에서 캄보디아로 이동할 때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한 인물로 전해집니다.
최근 황씨 측 변호인이 경찰에 자진 출석 의사를 통보하면서 상황이 급반전됐습니다. 경찰은 캄보디아로 출장을 떠나 프놈펜 태초국제공항에 정박한 대한항공 국적기 내에서 체포영장을 집행했고, 황씨는 지난 24일 오전 7시 50분경 인천공항을 통해 국내에 입국한 뒤 곧바로 과천경찰서로 압송됐습니다. 경찰은 입국 직후 황씨에 대한 마약 검사를 실시했으며, 이틀에 걸쳐 투약 경위와 마약 구입 경로 등에 대해 집중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황씨는 영장실질심사에서 "필로폰을 투약한 적도, 다른 사람에게 투약해 준 적도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아이의 아버지도 26일 아침 함께 한국에 도착했다"며 "아이를 직접 키우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돌아왔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서효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할 우려가 인정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황씨는 2019년 당시 교제 중이던 가수 겸 배우 박유천과 함께 필로폰을 구매하고 투약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이듬해에는 재차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입건돼 징역 1년 8개월의 실형을 받고 복역한 전력이 있습니다. 출소 이후 한 교양 프로그램에 출연해 갱생을 다짐했던 황씨가 또다시 같은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되면서, 재범 방지를 위한 사회적 관리 시스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경찰은 황씨가 해외 체류 기간 동안 추가로 범한 위법 행위가 있는지, 그리고 국내에서의 마약 투약 및 유통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등을 계속해서 수사할 방침입니다. 황씨의 향후 재판 과정과 양형 결과, 그리고 신생아의 양육권 문제 등이 사회적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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