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김은성 기자] 매년 돌아오는 프리미어리그(PL)의 박싱데이 일정이 올해는 축소 운영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뉴캐슬 유나이티드는 오는 26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리는 2025-26시즌 프리미어리그 18라운드에서 맞붙는다.
이 경기는 올해 프리미어리그에서 열리는 유일한 ‘박싱데이(Boxing day)’ 경기다. 박싱데이는 잉글랜드 축구의 상징과도 같은 날이다. 1888년 잉글랜드 최상위 리그가 시작된 이래, 박싱데이는 크리스마스 이후 몰아치는 연말 일정의 출발점으로 자리 잡았다. 많은 팬들이 크리스마스 이브와 크리스마스를 가족과 보낸 뒤 다음날 경기를 관람하기 때문에, 프리미어리그는 전통적으로 26일에 몰아서 경기를 배치해 왔다.
그러나 올해 박싱데이에는 단 한 경기만 진행된다. 이유는 유럽 클럽 대항전 확대로 인한 빡빡한 일정이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지난 22일 성명을 통해 “유럽 클럽 대항전의 확대로 인해 여러 일정 편성상의 어려움이 존재하며, 이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FA컵 변경을 포함한 국내 일정 개편으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이어 “그 결과 프리미어리그는 1995년 이후 380경기 체제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전 시즌들보다 적은 33개의 주말만 사용할 수 있는 리그가 됐다. 사용 가능한 주말이 줄어든 상황에서 리그는 일정 배치에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편성 이유를 밝혔다.
빡빡한 일정 속 선수 보호가 목적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유럽 클럽 대항전은 꾸준하게 확대되어 왔다. 지난 2021-22시즌에는 유럽축구연맹(UEFA) 컨퍼런스리그(UECL)가 신설되었으며, 이번 시즌을 앞두고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이 새롭게 창설되었다. 경기 수가 늘어난 상황에서, 선수들에게 충분한 휴식 시간을 보장하기 위해 일정을 분산하겠다는 것이 사무국의 입장이다.
그러나 해당 이유를 완전히 납득하기는 어렵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ESPN’은 “프리미어리그가 전통을 고수해 이번주 모든 경기를 26일에 배치했다면, 모든 클럽은 30일 19라운드 전까지 최소 3일의 휴식을 가질 수 있었을 것”이라며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의 결정에 의문을 제기했다.
‘ESPN’은 다른 이유를 제시했다. 바로 중계권 문제다. 만약 모든 경기가 26일 금요일에 배정됐다면, 주말인 27일과 28일에는 리그 경기가 전혀 없게 된다. 매체는 “이는 중계사들에겐 방송할 프리미어리그가 없는 상황을, 팬들에게는 불만을 안겼을 것”이라며 차악의 선택으로 18라운드를 주말에 나눠 치르고, 전통을 중시하는 이들을 달래기 위해 한 경기만 배정한 것으로 추측했다.
한편 축소된 박싱데이 일정은 일시적인 현상일 것으로 보인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2026년 박싱데이는 토요일이기 때문에 더 많은 경기가 배정될 것”이라며 내년부터는 다시 전통을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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