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국가대표 출신 베테랑 수비형 미드필더 정우영이 1년 반 만에 울산HD를 떠난다.
26일 정우영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울산 팬들에게 작별인사를 전했다.
정우영은 국가대표로 오랫동안 활약한 수비형 미드필더다. 2015년 11월 아랍에미리트(UAE)와 친선전을 통해 국가대표에 데뷔한 이래 지난해까지 총 76경기를 소화했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주전으로 16강 진출에 공헌하는 등 황인범과 함께 한국 중원을 지키며 오랫동안 대표팀 주축으로 활약했다.
그에 비해 K리그와는 오랫동안 인연이 없었다. 교토상가에서 처음 프로 무대를 밟은 정우영은 그간 주빌로이와타, 비셀고베(이상 일본 J리그), 중국 충칭당다이리판, 카타르 알사드, 사우디아라비아 알칼리즈 등 해외 여러 구단을 거쳤다. 특히 알사드에서는 주축 미드필더로 리그 3회 우승 등 굵직한 업적을 남겼다.
정우영은 울산에 합류해 처음 K리그 무대를 밟았다. 울산에서 나고 자란 정우영에게는 필연적인 귀환이었다. 지난 시즌 후반기 총 8경기에 출장하며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였고, 울산도 K리그1 3연패에 성공했다. 다만 올 시즌에는 정우영이 활약할 만한 경기가 많지 않았고, 울산도 구단 자체가 흔들리며 9위로 겨우 잔류를 확정짓는 등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정우영은 연장 옵션이 있었음에도 계약 만료와 함께 팀을 떠났다.
정우영은 울산을 떠나며 팬들에게 “짧다면 짧은, 길다면 긴 시간이었지만, 처음 울산에 왔을 때 그 설렘과 환영해주셨던 응원들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 내게 울산은 집이었고, K리그에 온다면 꼭 울산에 와야 한다고 생각했다”라며 “울산이 비록 힘든 한 해를 보냈지만, 이 과도기에서 더 좋은 팀으로 성장하며 꼭 다시 이전의 울산 모습을 되찾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응원하겠다”라고 말했다. 이하 정우영 작별인사 전문.
안녕하세요. 울산 HD를 사랑하는 팬분들. 정우영입니다!
올해를 마지막으로 울산을 떠나려고 합니다.
짧다면 짧은, 길다면 긴 시간이었지만, 처음 울산에 왔을 때 그 설렘과 환영해 주셨던 응원들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제게 울산은 집이었습니다. K리그에 온다면 내가 올 곳은 꼭 울산이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있는 동안 즐겁고 행복했고 감사했습니다.
지난 1년 반은 결코 순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울산을 사랑하는 선수로서 현재의 성적과 팀이 처한 상황에 대해 많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으며, 그렇기에 떠나는 마음 또한 무겁습니다.
팀의 일원으로서 선배로서 팀원들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이고 싶었습니다.
늘 부족했을지 모르지만, 함께 흘린 땀과 함께한 시간이 서로에게 소중한 추억이 되고 팀을 발전시키고자 했던 노력이 작은 힘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여기서의 시간은 절대 돈으로 살 수 없는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동고동락했고, 우승의 기쁨도, 그리고 강등권에서 어려운 시기를 함께 버티는 경험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것들을 배웠습니다.
제가 앞으로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가져야 할 정말 많은 교훈을 얻었고 다짐도 많이 했습니다.
울산 HD가 비록 올해 힘든 한 해를 보냈지만, 이 과도기에서 더 좋은 팀으로 성장하며 꼭 다시 이전의 울산 모습을 되찾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응원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처용전사 여러분!
어떤 상황에서도 경기장 꽉 채워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멀리서나 가까이서나 한결같이 보내주신 팬 여러분의 믿음과 응원 덕분에 선수로서, 또 한 사람으로서 큰 힘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끝까지 선수들 옆에서 함께 해주시고 응원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아직 축구를 사랑하는 선수로서 앞으로도 그라운드 위에서 최선을 다하며, 동시에 축구 인생의 다음 단계를 차분히 준비해 나가려 합니다.
언제 어디서든 다시 만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만날, 다시 돌아 올 그날을 생각하며 멀리서 응원할게요!
감사합니다.
사진= 정우영 인스타그램 캡처,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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