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지인 베이징 내에서도 부촌으로 손꼽히는 차오양구(朝阳区)에 국제사회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최근 중국 기업들의 부상과 경영을 주도하는 창업주, 오너 등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커진 결과다. 차오양구에는 중국 내에서도 상위 0.1%로 분류되는 이들이 여럿 거주하고 있다. 중국 최대 부동산 기업 완다그룹의 창업주 왕젠린, 징둥닷컴의 창업주 류창둥, 자동차 제조업체 니오(NIO)의 공동 창업자 리빈 등 재계 거물은 물론 중화권 글로벌 스타 장쯔이와 성룡 등도 차오양구 주민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차오양구는 중국 경제의 핵심부에 자리하고 있는데다 주변에 국제 금융·서비스 관련 기반 시설도 꾸준히 들어서고 있어 향후 그 위상이 더욱 커질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글로벌 부촌 지위 넘보는 베이징 차오양구…왕젠린·류창동·장쯔이 등 中 유명인 다수 거주
중국 현지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차오양구 지역 내에 위치한 고급주택들은 베이징에서도 손꼽히는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주택의 평균 시세는 3.3㎡(평)당 45만~56만위안(약 9500만~1억2000만원) 수준에서 거래되며 일부 펜트하우스는 가격이 훨씬 웃도는 사례도 빈번하다. 특히 고급주택 밀집 지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CBD 주변에는 맥킨지, PwC 등 다국적 기업들의 해외법인도 밀집해 있어 주택 수요도 끊이지 않고 있다. 미국·영국 대사관을 비롯해 베이징에 위치한 대부분의 외국 공관도 차오양구 내에 자리하고 있다.
차오양구 내에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대표적인 인물은 중국 최대 부동산·엔터테인먼트 기업 완다그룹을 일군 왕젠린(王健林) 창업주 겸 회장이다. 왕 회장은 베이징 차오양구 중심부의 외교공관 밀집 지역에 위치한 단독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매입한 해당 주택은 연면적 약 1300㎡(약 390평), 전용면적 920㎡(278평) 등의 규모다. 주택 내부에는 전용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으며 실내에는 대형 거실과 다이닝 공간, 별도의 응접 공간이 갖춰져 있다. 매입가는 약 1억5000만위안(원화 약 316억원)이었으며 현재 시세는 2억위안(원화 약 42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추산됐다.
현지 대형 상업시설과 복합개발 프로젝트를 주도해 온 완다그룹은 중국 전역에 500개가 넘는 '완다플라자'라는 이름의 대형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완다호텔과 리조트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으며 완다시네마 체인을 통해 중국 내 영화 시장에서도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올해 기준 왕 회장의 순자산은 약 44억달러(원화 약 5조7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왕 회장은 과거 미국 AMC 극장 체인과 스페인 축구단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지분을 보유하는 등 글로벌 투자 활동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 바 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징둥닷컴의 창업주 류창둥(劉強東)도 차오양구 내에 단독주택 한 채를 가지고 있다. 그는 베이징 정책·금융 기능과의 접근성을 중시해 이곳 주택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8년 류창둥이 매입한 주택은 연면적 약 700㎡(약 212평), 전용면적 약 460㎡(약 139평) 등의 규모로 매입가는 약 8000만위안(원화 약 170억원)이다. 현재 가치는 1억위안(원화 약 215억원)을 넘는 것으로 추산됐다. 해당 주택은 실용성과 업무 효율성을 강조한 구조로 설계됐다. 실내 공간은 대형 서재와 회의 공간 등이 대부분이며 가족들이 머물 수 있는 거실과 주방은 업무 공간과 철저하게 분리돼 있다.
'차이나 테슬라'라는 별칭으로 유명한 중국 전기차 기업 니오(NIO)의 창업주 리빈(李斌) 회장도 차오양구 지역에 단독주택을 소유하고 있다. 리빈 회장은 연면적 약 680㎡(약 206평), 전용면적 약 450㎡(약 136평) 규모인 저택을 지난 2019년 매입했다. 리빈 회장 역시 해당 저택을 주거공간이자 또 다른 업무공간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에는 별도의 대형 서재와 회의실이 마련돼 있으며 실제로 비즈니스 미팅과 고위 임원 전략 회의 장소로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주택의 매입가는 약 6000만위안(원화 약 130억원)이며 현재 가치는 8000만위안(원화 약 170억원) 안팎으로 평가됐다.
기업인 외에 중국 각 분야의 유명인사들도 차오양구 내에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 할리우드에서 이름을 알린 세계적인 중국 여배우 장쯔이(章子怡)가 대표적이다. 2016년 장쯔이가 매입한 주택은 연면적 약 520㎡(약 157평), 전용면적 약 340㎡(약 103평) 등의 규모다. 재계 인사들이 매입한 차오양구 지역의 주택 대부분이 또 다른 업무 공간으로 활용되는 것과 달리 장쯔이의 주택은 생활과 휴식 중심으로 설계됐다. 넓은 거실과 다이닝 공간, 별도의 영화관 시설이 갖춰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주택의 매입가는 약 4000만위안(원화 약 85억원)이며 현재 가치는 5000위안(약 107억원) 수준으로 추산됐다.
글로벌 액션 영화배우로 이름을 알린 성룡(成龍) 역시 차오양구 내에 고급주택 한 채를 소유하고 있다. 그는 2015년 해당 주택을 매입했다. 주택 규모는 연면적 약 610㎡(약 185평), 전용면적 약 390㎡(약 118평) 등이다. 해당 저택에는 거실, 다이닝룸, 서재 등은 물론 개인 체육시설과 소규모 스튜디오 등이 갖춰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주택의 매입가는 약 4000만위안(원화 약 85억원)이며 현재 가치는 5200만위안(약 111억원) 수준이라는 게 현지 부동산의 설명이다.
업무·교통·학군 '삼박자' 모두 갖춘 차오양구…'글로벌 도심' 프리미엄에 집값 상승세 뚜렷
차오양구 지역의 단독주택은 타 글로벌부촌 내 단독주택에 비해 규모가 작은 경향이 뚜렷하다. 대부분 도심 중심부에 자리하고 있는 만큼 큰 부지 확보를 마련하는데 구조적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장점도 있다. 주변 시설들과의 접근성, 주변 지역의 특성을 감안한 첨단보안 시설 등이 그것이다. 차오양구 내에는 세계 각국의 외교공관 밀집해 있고 중국 최대 업무 중심지인 CBD가 자리하고 있다. 중국을 대표하는 업무지구인 CBD는 2000년대 이후 대규모 개발을 통해 세계적 수준의 비즈니스 공간으로 성장했으며 현재 105여개의 다국적 기업 지역 본부와 중국 내 국제기구 중 80% 이상의 이곳에 입주해 있다.
차오양구는 교통 인프라 역시 베이징에서 가장 뛰어난 편이다. 차오양구는 다수의 지하철 노선과 주요 간선도로가 교차하는 베이징 교통의 허브로 불린다. 특히 베이징 수도국제공항(PEK)까지 자가용으로 약 15~20분이면 도달할 수 있어 국내·외 출장에도 용이하다. 차오양구의 교육 환경 역시 중국 최고 수준으로 손꼽힌다. 차오양구에는 대외경제무역대학, 북경화공대학 등 현지 명문대는 물론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국제학교들이 다수 자리하고 있다. 캐나다 국제학교(CISB)와 오스트레일리아 국제학교(AISB), 베이징 시티 국제학교(BCIS), 하로우 국제학교 베이징(Harrow International School) 등이 대표적이다.
중국 현지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청년 취업난 심화로 중국 전반의 부동산 시장이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차오양구 만큼은 고급주택 수요에 힘입어 오히려 시세가 상승하는 추세다. 주택 공급이 제한적인 데다 희소성이 높은 입지, 상위 자산가들의 실수요 등이 맞물리면서 가치가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차오양구는 단순한 고급 주거지를 넘어 중국 경제를 상징하는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이러한 상징성은 앞으로 중국 경제의 성장과 함께 그 위상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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