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시나리오’에 균열···인텔 18A 파운드리, 시험대 오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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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시나리오’에 균열···인텔 18A 파운드리, 시험대 오른 이유

이뉴스투데이 2025-12-26 17: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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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본사. [사진=AFP]
인텔 본사. [사진=AFP]

[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엔비디아가 인텔의 최첨단 반도체 공정을 활용한 차세대 칩 생산 테스트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반도체 제국 부활을 노리던 인텔의 파운드리 전략에 제동이 걸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술력과 수율을 앞세워 대만 TSMC에 도전하겠다는 인텔의 구상이 핵심 고객사의 이탈 가능성에 직면했다는 분석이다.

로이터통신은 24일(현지 시각) 소식통을 인용해 엔비디아가 인텔의 1.8나노미터(㎚)급 공정인 ‘18A’를 활용한 차세대 칩 생산 테스트에 착수했다가 이를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인텔은 해당 공정을 자국 내 최첨단 파운드리의 상징으로 내세우며 대규모 양산 계획을 밝혀왔지만, 이번 테스트 중단으로 기술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인텔은 1971년 세계 최초의 마이크로프로세서를 개발하며 CPU 시장을 장악했으나, 모바일·AI 시대로 넘어오며 경쟁력을 잃었다.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매출 규모가 엔비디아의 두세 배에 달했지만, AI 가속기 경쟁에서 뒤처진 데다 파운드리 사업에서도 대규모 적자를 내며 위기론이 확산됐다.

분위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자국 반도체 부활’을 기치로 인텔 지분 약 10%를 인수하면서 반전되는 듯했다. 엔비디아 역시 미국 정부의 압박 속에 인텔에 50억달러 투자를 결정했고, 인텔은 이를 발판 삼아 재기를 노렸다. 지난해 10월에는 애리조나에 건설한 신규 팹 ‘팹52’의 가동을 공식화, 18A 공정을 앞세워 TSMC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18A는 트랜지스터 제어 정밀도를 높여 전력 소모를 줄이고 성능을 끌어올린 인텔의 차세대 핵심 공정이다. 그러나 엔비디아의 테스트 중단 소식이 전해지면서, 공정 성숙도와 수율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확산됐다. 실제 이날 인텔 주가는 뉴욕 증시에서 장 중 한때 3% 넘게 하락했다.

인텔은 그간 미세 공정뿐 아니라 첨단 패키징 기술에서도 차별화를 시도해 왔다. 여러 개의 소형 칩을 3차원으로 적층하는 ‘포베로스(Foveros)’ 기술과, 고대역폭으로 다이를 연결하는 ‘EMIB’를 결합해 초대형 프로세서를 구현하겠다는 전략이다. 최근에는 18A 공정을 베이스로 차세대 14A 공정의 컴퓨트 타일을 적층하고, HBM4·HBM5 메모리를 대규모로 연결하는 초거대 프로세서 개념도 공개했다.

문제는 기술적 완성도가 곧바로 상업적 성공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포베로스와 EMIB, 다수의 HBM을 결합한 ‘폰테 베키오’ GPU는 오로라 슈퍼컴퓨터에만 제한적으로 적용됐을 뿐, 시장에서는 사실상 실패로 평가된다.

후속작인 ‘팔콘 쇼어스’ 역시 범용 제품이 아닌 내부 연구용으로 방향을 틀었다. 서버 CPU에서도 복잡한 패키징을 적용한 사파이어 래피즈는 코어 수 경쟁에서 AMD에 밀리며 점유율 하락을 막지 못했다.

반면 AMD는 상대적으로 단순한 칩렛 구조를 통해 비용과 개발 속도를 동시에 잡았다. CPU 코어와 캐시를 묶은 CCD를 여러 개 연결하는 방식으로 확장성을 확보했고, 이 단순함이 서버 시장에서 결정적인 경쟁력이 됐다. 인텔 내부에서 한때 ‘풀처럼 붙인 설계’로 평가절하했던 방식이 결과적으로 시장의 선택을 받은 셈이다.

이런 맥락에서 엔비디아의 18A 테스트 중단은 인텔의 ‘시스템 파운드리’ 구상이 여전히 검증 단계에 머물러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해석된다. 설계·공정·패키징을 모두 아우르는 통합 역량을 강조하고 있지만, 고객이 실제 제품을 맡길 만큼의 수율과 비용 경쟁력을 입증하지 못하면 구호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인텔이 지금 필요한 것은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공학적 쇼케이스’가 아닌, 반복적으로 양산 가능한 신뢰성 있는 제품을 통해 파운드리 역량을 증명하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엔비디아의 이탈은 단순한 테스트 중단을 넘어, 인텔 파운드리 전략의 현실성을 다시 묻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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