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이 회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 전역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경제적 격차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대형 상장사들이 호실적을 기록하는 동안 중소기업들은 수익 감소와 대규모 일자리 감축에 내몰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금융정보업체 LSEG에 따르면 S&P 500 대형 상장기업들의 올해 3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9% 증가했다. 아마존과 엔비디아 같은 거대 기업들은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호황을 누렸다.
반면 미국의 중소기업 상황은 정반대다. 급여 처리업체 ADP 집계 결과 직원 50명 미만 기업들은 지난 6개월간 꾸준히 일자리를 줄여왔으며, 특히 11월에만 일자리 12만개를 감축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인스티튜트가 중소기업 은행 계좌를 분석한 결과, 중소기업 수익은 1년 전보다 약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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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들은 높은 관세와 인플레이션, 신중해진 소비자 등 복합적인 경제 역풍에 직면했다. 라스베이거스 소재 판촉물 제작업체 토털 프로모션의 브랜든 밀스 CEO는 “수입품 관세로 특정 업무에서 수익 대신 손실을 입었다”며 “비용 상승과 수요 둔화로 올해 초 정규직을 해고했고, 직원이 작년 10명에서 6명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세인트루이스 소재 의류 및 선물 가게 STL-스타일을 공동 운영하는 랜디 바인스는 “작년 악천후로 연말 시즌이 부진했는데, 올해는 관세가 이중 타격이었다”며 “6월 직원 5명의 근무 시간을 25% 줄이고 우리가 직접 더 많은 교대 근무를 했다”고 전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최근 베이지북을 통해 “전반적인 소비자 지출은 더 감소한 반면, 고급 소매 지출은 회복력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저소득층과 고소득층 소비자 간 격차가 기업 차원에서도 재현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인스티튜트의 테일러 보울리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와 비즈니스 환경 모두에서 두 가지 다른 경제적 현실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은 대기업보다 마진과 현금 보유액이 적어 비용 증가를 흡수하기 어렵다. 자금 조달과 전문성 측면에서도 대기업에 비해 불리하다. 미국 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직원 500명 이하 중소기업은 미국 노동력의 거의 절반을 고용하고 국내총생산(GDP)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중소기업 급여 제공업체 구스토의 앤드류 체임벌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소규모 소매업체들이 특히 관세 불확실성과 지속되는 비용 압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지난 10월과 11월 모두 중소기업이 근로자를 감축했고, 소매와 전문 서비스 부문 감소가 가장 컸다”고 설명했다.
로스앤젤레스의 바 ‘타블라 라사’ 소유주 재크 네긴은 “와인, 치즈, 장비 부품 가격이 관세로 올랐고, 인건비와 임대료, 보험료도 급등했다”며 “이 사업을 10년간 운영하면서 앞으로 일이 어떻게 될지 가장 확신이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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