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에서 무인 로보택시 운행이 확대되면서 고장 난 무인택시를 돕는 '인간 구조대'가 새로운 일자리로 떠오르고 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25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구글의 로보택시 웨이모는 견인업체 혼크(honk)와 계약을 맺고 승객이 열어둔 로보택시의 문을 닫아주는 작업에 건당 20달러(약 2만9000원) 이상의 보수를 지급하고 있다. 차량 견인이 필요한 경우 건당 60~80달러(약 8만7000원~11만6000원)를 지급한다.
로보택시는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 주요 도시에서 운전석에 사람이 없는 상태로 운행되는 무인 택시다. 다만 승객이 문을 닫지 않거나 배터리가 방전될 경우 도로에 멈춰 서 교통 혼잡을 유발하는 문제가 반복돼 왔다.
이 같은 무인 택시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인간의 개입을 필요로 하는 일자리가 생겨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캘리포니아 잉글우드의 밀라그로 견인 업체를 운영하는 세자르 마렌코는 혼크를 통해 일주일에 최대 3건의 작업을 처리한다고 한다. 주로 열린 문을 닫거나, 충전소에 제때 도착하지 못해 전원이 꺼진 로보택시를 견인한다.
마렌코가 틱톡에 공유한 작업 영상은 조회 수 40만 회를 넘겼다. 그는 WP와 인터뷰에서 "승객에게 '문을 닫아 달라'거나 '안전벨트를 확인하라'고 말해줄 사람이 없다면 인간적인 오류는 항상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일자리는 지난 21일 샌프란시스코에서 발생한 대규모 정전 사태 때를 계기로 더욱 주목 받았다.
당시 로보택시들은 작동하지 않는 신호등을 모두 정지 신호로 인식하면서 도로 곳곳에 멈춰 섰고, 대규모 교통 체증을 초래했다.
이에 대해 웨이모 측은 "(신호등이 꺼져도 주행할 순 있지만) 가장 안전한 선택을 하기 위해 때로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며 "현재 미국과 전 세계 2만5000명 이상의 응급 구조대원에게 웨이모 활용법을 교육했다"고 밝혔다.
WP는 ‘인간 구조대’ 사례가 자동화 기술이 노동의 형태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한다.
게오르기오스 페트로풀로스 남캘리포니아대학교 데이터과학·운영학 교수는 "효율적이고 안전한 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는 자동화 시스템과 상호 작용하는 인간의 역할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인간 구조대에 대한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웨이모는 내년 마이애미, 댈러스, 휴스턴 등으로 차량 공유 서비스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인간 구조대, 안정적 수입원 아냐…웨이모도 부담
다만 연료비와 차량 회수에 드는 인건비 등을 고려하면 이 일자리가 안정적인 수입원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웨이모에게도 인간 인력을 투입하는 방식은 비용 부담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30년 가까이 자율주행차를 연구해온 필립 쿠프만 카네기멜론 대학 명예교수는 "웨이모가 서비스 규모를 확장하고 우버, 리프트 같은 경쟁사와 맞서려면 문 열림 같은 문제부터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캐서린 바르나 웨이모 대변인은 "(문 관련 문제가) 그리 흔하지는 않다"며 "승하차 과정을 개선하기 위한 방법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고, 승객 교육과 안내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웨이모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시험 중인데 차세대 차량은 중국 지커(Zeeker)가 제작한 것으로, 자동으로 열리고 닫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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