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분당점 폐점에도 집값 최고가, 오피스 구조재편 신호탄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롯데백화점 분당점 폐점에도 집값 최고가, 오피스 구조재편 신호탄

르데스크 2025-12-26 12:00:23 신고

3줄요약

롯데백화점이 내년 3월 말 분당점 영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하면서, 1999년 개점 이후 26년간 분당을 대표해 온 핵심 랜드마크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한 시대를 함께해 온 상징적인 공간의 퇴장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미 경쟁력 약화가 장기간 이어져 온 만큼 '예견된 결과'라는 냉정한 평가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대형 백화점 폐점이 인근 상권과 부동산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례와 달리 분당점의 경우 오히려 충격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리모델링 이후 오피스·리테일 복합시설로 재탄생할 가능성이 상권의 구조적 변화를 이끌 수 있다는 관측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개점 26년 만에 문 닫는 롯데백화점 분당점…치열해진 경쟁 속 체력 고갈 

 

롯데백화점은 지난 19일 수인분당선 수내역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분당점의 폐점을 공식 발표했다. 분당점은 1999년 개점 이후 26년간 영업해 온 점포로 롯데백화점이 경기도에 처음 선보인 상징적인 매장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결국 영업 종료를 결정하게 됐다.

 

롯데백화점 측은 "임대인이 자산 가치 제고를 위해 오피스와 리테일이 결합된 복합시설로 리모델링을 추진하면서 충분한 사전 협의를 거쳐 영업을 종료하게 됐다"고 밝혔다. 다만 리모델링 이후 구체적인 운영 형태나 입점 브랜드 구성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된 바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 지난 19일 롯데백화점은 분당점 폐점을 공식 발표했다. 사진은 롯데백화점 분당점 내부의 모습. ⓒ르데스크

  

또한 점포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의 경우 본인의 희망에 따라 인근 점포로 이동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아울러 용역 직원들 역시 인근 점포에 재배치하거나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해 재취업 지원 등 상생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도 함께 밝혔다.

 

롯데백화점 분당점 폐점의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경쟁력 약화가 지목된다. 2015년 현대백화점 판교점이 개점한 이후 소비 수요가 급격히 이동하면서 경쟁력이 눈에 띄게 약화됐다는 평가다. 여기에 AK플라자 분당점 등 대형 유통시설까지 인근에 자리 잡으며 경쟁 구도가 더욱 치열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분당점과 약 1.8km 거리에 자리한 현대백화점 판교점의 지난해 매출은 1조7000억원 대로 전국 백화점 매출 5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약 1.3km 거리에 위치한AK플라자 분당점 역시 매출 3300억원대로 37위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분당점 지난해 매출은 1600억원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르데스크 취재 결과 분당점 매장 내부는 전반적으로 한산한 모습이었다. 퇴근 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푸드코트에서 식사하는 시민들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고, 일부 매장만 제한적으로 운영 중이었다. 식료품 매장 역시 장을 보는 고객보다 매장 관리 직원이 더 많아 보일 정도였다.

 

지역 주민들 역시 폐점 소식에 대해 복합적인 감정을 드러냈다. 조수영 씨(41·여)는 "주말이나 평일이나 늘 사람이 없었다"며 "할인 위주의 매장이 많고 명품 브랜드도 상대적으로 적다 보니 백화점을 이용할 일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판교 현대백화점으로 가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매일 수내역을 오가며 지나치던 곳이라 정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리모델링 이후에도 지역 주민들이 종종 다시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오피스 전환 가능성에 기대감 상승…주변 집값은 최고가 행진

 

▲ 지난 2015년 롯데백화점 분당점과 1.8km 떨어진 곳에 현대백화점 판교점이 개점하면서 소비 수요가 급격히 이동하면서 경쟁력이 눈에 띄게 악화됐다는 평가다. 사진은 현대백화점 판교점의 모습. [사진=현대백화점]

  

롯데백화점 분당점은 그간 분당 지역의 대표적인 앵커시설로 기능하며 인근 상권과 주거지로 유동 인구를 끌어들이는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일반적으로 대형 유통시설의 폐점은 인근 상권과 부동산 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꼽힌다. 유동 인구를 유입시키던 핵심 시설이 사라질 경우 상가 공실률이 높아지고 주거 선호도 역시 단기적으로 약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롯데백화점 분당점의 경우 이미 서현역 등 대체 소비 거점이 인근에 자리 잡고 있어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특히 수내역 인근 상권에는 최선어학원과 같은 대형학원은 물론이고 음식점 등 주민 생활과 밀접한 업종을 중심으로 이미 촘촘하게 형성돼 있어 단일 앵커시설의 폐점이 곧바로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롯데백화점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그동안 백화점의 집객력이 눈에 띄게 약화되면서 백화점 자체의 장사가 잘 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었다"며 "매출이 안 나오는 매장들 위주로 페점을 고려하고 있었다면 분당점 폐점은 불가피했던 수순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 10월 분당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아파트와 상가 모두 거래가 제한됐다"며 "그런 만큼 이번 폐점이 부동산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백화점 폐점 소식이 알려졌음에도 주변 아파트 가격들이 계속해서 역대 최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지난 24일 KB부동산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분당점에서 500m 떨어져 있는 '양지1단지금호아파트'의 전용면적 25평형 매물은 지난달 22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동일 평형 매물 중 역대 최고가다. '양지2단지청구아파트' 역시 동일평형 기준으로 지난 9월 20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매물 역시 동일 평형 기준으로 역대 최고가에 거래된 것이다.

 

▲ 수내역 인근 상권은 주민 생활과 밀접한 업종을 중심으로 촘촘하게 형성돼 있다. 사진은 롯데백화점 분당점 인근 수내역 상권의 모습. ⓒ르데스크

 

향후 오피스·리테일 복합시설로 리모델링될 경우 업무 수요와 상주 인구가 지금보다 늘어나 중장기적으로는 주거 및 상업용 부동산 가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분당은 판교테크노밸리와 인접해 오피스 수요가 꾸준한 지역인 만큼 기존 앵커시설의 기능 변화가 지역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 재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분당 역세권 지역의 지난 분기 소형 상가 공실률은 4.1%로 4.8%를 기록했던 전년 동기 대비 0.7%포인트 감소했다. 특히 롯데백화점 분당점이 위치한 수내역 상권은 판교·정자·서현과 함께 분당 내에서도 생활밀착형 상권으로 분류된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연계된 소형 상가들이 주를 이루고 있어,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한 업종 중심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다.

 

샐러드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박하나 씨(33·여·가명)는 "이 일대는 직장인과 주민 수요가 꾸준해 평균적인 매출은 유지되고 있어 백화점 폐점으로 인한 매출 감소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정도 고정 수익이 확보된 상권인데다 서현역이나 정자역, 판교역에 비해 초기 투자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은 만큼 안정적인 매출을 기대하는 자영업자들에게는 여전히 매력적인 지역으로 손꼽힌다"며 "리모델링 이후 오피스 시설이 들어서게 되면 여성 고객층이 지금보다 더 많이 유입될 수 있을 것 같아 오히려 기대되는 부분도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를 백화점의 집객력이 이미 상징적 역할로만 남아 있었고, 실제 주거 선호도는 교통·교육·재건축 기대감 등 다른 요인이 좌우하는 구조라고 해석했다. 한 백화점 점포의 폐점을 넘어 신도시 1세대 상권이 2세대 상권으로 전환되는 과정으로 읽힌다는 분석이다. 전통적 유통 채널이 시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퇴장하는 자리 위에 새로운 용도와 소비 흐름이 어떤 방식으로 자리 잡을지는 향후 리모델링 전략과 운영 방식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백화점처럼 유동 인구를 끌어들이는 시설이 문을 닫으면 지역 상권이 위축된다"며 "다만 해당 지역은 재개발·재건축 등 개발 이슈가 있어 이러한 부정적 영향을 일정 부분 상쇄하며 중장기적으로는 우상향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 교수는 "백화점 리모델링이 완료되기 전까지는 지역 상권 역시 당분간 위축된 상태로 운영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Copyright ⓒ 르데스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