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머니=홍민정 기자] 3년 1개월 만에 하루 최대 낙폭을 기록하며 1440원대로 내려섰던 원·달러 환율이 장 초반 1450원대 초반으로 소폭 반등하며 방향성을 탐색하고 있다. 달러 가치가 소폭 상승했지만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가 지속되면서 환율 상단을 제약하는 모습이다.
26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25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3.5원 오른 1453.3원에 거래되고 있다. 환율은 1449.9원에 개장한 직후 곧바로 1450원대로 올라섰으나, 고점은 1454.3원에 그치며 박스권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앞선 거래일 원·달러 환율은 외환당국의 전방위적인 환율 안정 노력에 힘입어 전일 대비 33.8원 급락한 1449.8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22년 11월 11일 미국 긴축 완화 기대에 59.1원 하락한 이후 최대 낙폭으로, 올해 11월 6일(1447.7원) 이후 처음으로 1440원대를 기록한 것이다.
이날 환율은 달러 지수의 소폭 반등에도 불구하고 당국 개입에 대한 경계심이 상단을 제한하고 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12월 20일로 끝난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전주보다 1만 건 감소한 21만4000건으로 집계됐다. 이에 달러 지수는 98선에서 거래 중이다.
연말을 앞두고 외환당국의 환율 관리 의지는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 지난 24일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는 공동 메시지를 통해 “원화의 과도한 약세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강도 높은 구두 개입에 나섰다. 이어 “1~2주에 걸친 회의 개최와 부처·기관별 담당 조치 발표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정책 실행 능력을 보여주기 위한 과정”이라며 추가 대응 가능성을 시사했다. 시장에서는 해당 발언 직후 실제 대규모 개입이 이뤄졌을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
직전 거래일에는 국민연금이 환율 변동성에 보다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전략적 환헤지 협의체를 신설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협의체를 통해 전략적 환헤지를 수시로 발동할 수 있는 체계가 구축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규모 달러 매도에 대한 경계도 한층 높아졌다.
앞서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환율 대응을 위해 삼성, SK, 현대차, LG, 롯데, 한화, HD현대 등 7대 그룹과 긴급 간담회를 개최한 데 이어 언론 인터뷰를 통해 “행동으로 대응하겠다”며 환율 안정화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전문가들은 연말을 앞두고 거래량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정부의 강력한 환율 안정 의지가 더해지면서, 당분간 환율이 급격히 상승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연말 종가 환율이 1400원대 중반 수준에서 형성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서재 신한은행 연구원은 “그간 원화 약세는 신흥국 통화들과 괴리된 흐름이었다”며 “이번 환율 하락이 단기간에 되돌려질 이유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원·달러 환율 상단은 이전보다 낮아진 것으로 판단되며, 당분간은 지난 23일 확인했던 고점을 다시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오전 9시35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0.73% 오른 4138.6에 거래되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170억원, 2239억원을 순매수하는 반면 개인은 4439억원을 순매도 중이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외국인이 609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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