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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파더 마더 시스터 브라더>는 각각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쌍둥이 남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먼저 아버지(Father) 편의 내용은 이렇다. 아버지(톰 웨이츠 분)를 보러 가는 길에 누나가 먼저 딱히 일도 없고, 연금도 없는 아빠가 무슨 돈으로 사는지 궁금해한다.
제프(아담 드라이버 분)는 그렇긴 한데, 그래도 (아빠한테) 일이 늘 있긴 한 것 같다고 한다.
제프와 에밀리(마임 비아릭 분)는 서로 아빠한테 돈을 드린 적이 있는데, 각자의 배우자가 싫어했다고 말한다.
제프가 정화조 고장 났을 때랑 한쪽 벽이 무너졌을 때 꽤 큰돈을 줬다고 하자, 에밀리는 금시초문이란다.
에밀리가 한참 문을 두드린 후에야 아빠가 문을 연다. 아빠가 제프한테 농담을 건네며 두 사람을 반갑게 맞이한다.
제프는 수도 펌프 고장난 것도 알고, 유선전화가 끊겼던 것도 아는데, 에밀리는 자기는 아빠에 대해 아는 게 너무 없는 것 같아서 뻘쭘해한다.
아빠는 제프가 이혼한 걸 깜빡했는지 셰릴 얘기를 꺼낸다. 에밀리가 급히 눈치를 주자 아빠가 화제를 돌린다.
가족이지만 셋은 서로에 대해 다 아는 건 아닌 것 같다. 이에 아빠가 가족관계를 위해 커피로 건배를 제안한다.
다소 이상한 아빠의 모습에 에밀리가 잘 지내는지 떠보자 마약은 절대 안 한다며 펄쩍 뛴다.
제프가 이제 가야 할 것 같다고 하자, 밥 해 줄 테니 먹고 가라고 붙잡는다. 제프랑 에밀리는 먹고는 싶은데, 이만 가야 할 것 같다며 자리를 뜬다.
자식들이 가자 아빠는 집을 말끔하게 치운다.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에밀리가 아까 아빠가 가짜라던 롤렉스 시계가 정품이라고 하자, 제프가 놀라워한다.
제프가 집을 나서며 현금을 준 까닭인지, 아빠는 애인한테 전화해 식사나 하자며 마당에 세워둔 고물 픽업트럭 말고 멋진 세단을 타고 집을 나선다.
이어서 어머니(Mother) 편의 내용은 이렇다. 티머시(케이트 블란쳇 분)와 릴리스(빅키 크리엡스 분)랑 보기로 한 엄마(샬롯 램플링 분)가 전화로 의사랑 상담한다.
엄마 집에 가던 티머시는 차가 고장 나 길에서 시간을 허비하게 됐다.
두 딸 모두 더블린에 살면서도 엄마를 보러 1년에 한 번밖에 안 오는데, 지각까지 할 판이다.
티머시가 엄마한테 전화하니, 아직 릴리스도 안 왔다며 괜찮다는 답이 돌아온다.
릴리스는 친구 차를 얻어 타고 집에 와서는 자기 렉서스는 정비소에 있어서 택시를 타고 왔다고 말한다.
로버트랑 잘 지내냐는 엄마한테 남자한테 얽메이기 싫다며, 자기도 자기 마음을 모르겠다고 한다.
그때 언니인 티머시가 도착한다. 세 모녀는 같은 색 옷을 입고, 품위 있게 식사한다.
예의와 담 쌓은 릴리스 때문에 살짝 분위기가 이상해지지만, 서로 어떻게 사는지 얘기하며 분위기가 풀린다.
잘나가는 언니가 신경 쓰였는지 릴리스는 길에서 산 짝퉁 롤렉스 시계를 자랑한다.
식사를 마친 티머시와 릴리스가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고, 돈이 없는지 릴리스가 택시 호출앱이 고장났다며 엄마한테 대신 택시를 불러달라고 한다.
마지막 남매(Sister Brother) 편의 이야기는 비행기 사고로 부모님을 잃은 쌍둥이 남매 스카이(인디아 무어 분)가 부모님을 추억하기 위해 파리로 돌아와 동생 빌리(루카 사바트 분)와 부모님의 집을 찾는 이야기가 그려진다.
두 사람은 부모님의 물건을 보면서 추억에 잠긴다. 아빠의 롤렉스 시계와 엄마의 선글라스를 챙긴 빌리와 스카이는 자기들과 관련한 유품을 어떻게 처리할지를 두고 의논한다.
그때 집주인 아줌마가 나타나 월세를 3달이나 밀렸다며, 이만 나가 달라고 한다.
이에 빌리와 스카이는 유품을 정리하기 위해 임대창고에 간다. 두 사람 생각보다 많은 짐을 보고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한다.
스카이는 빌리한테 일단 그냥 (집에) 가자고 한다.
영화 <파더 마더 시스터 브라더>는 가족이지만, 서로 잘 몰랐다는 걸 느끼게 된 이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겉보기엔 대체 무슨 돈으로 먹고 사나 싶은 아빠가 사실은 자식들 앞에서 돈이 없는 척 했던 것이고, 가까이 살면서도 1년에 1번 엄마를 보러 온 둘째 딸은 돈 없는 티를 내기 싫어 친구 차를 타고 와서는 자기 차는 정비소에 들어가서 택시를 타고 왔다고 거짓말한다.
사고로 돌아가신 부모님 집에 간 남매는 생각보다 많은 짐에 놀라고, 월세를 3달이나 밀렸다는 것도 딸은 모르고 있던 사실이다.
이렇듯 영화는 피를 나눈 가족이면서도 서로에 대해 잘 모르고 지내는 가족의 모습을 보여준다.
어쩌면 비단 영화 속 가족들의 모습만 이렇진 않을 것이다. 서로 먹고 살기 바쁘다는 이유로 1년에 몇 번 모이다 보니, 가족이지만 어떻게 지내는지도 잘 모르고, 서로 그 앞에선 잘 지내는 척 연기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행여 가족 중 한 명이 돈 사고라도 치면, “진작에 말하지 그랬냐?”고 하지만 가족임에도 불구하고 체면 때문에 선뜻 도와달라는 말도 쉽게 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그런 까닭에 가족끼리도 서로 모르는 여러 사정이 쌓여간다.
그런 측면에서 영화 <파더 마더 시스터 브라더>는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영화다. 31일 개봉.
/디컬쳐 이경헌 기자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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