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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맏형' 오스템도 휘청…올해 들어 덴탈업계 수익성 동반 악화
국내 덴탈업계가 올해 들어 전반적으로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국내 덴탈업계 1위 오스템임플란트(048260)마저 수익성 악화를 피하지 못하면서 덴탈업계 전반으로 위기감이 번지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2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감소했다. 누적 기준으로는 6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7% 줄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도 2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5% 줄었다.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187억원으로 68.6% 급감하며 좀처럼 수익성 개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99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늘었다. 하지만 올해 1분기와 2분기 매출은 3170억원, 3398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9%, 0.4% 감소했다.
덴티움(145720)은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23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9%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3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3% 감소했다. 덴티움의 실적 부진은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다. 덴티움은 올해 1분기와 2분기에도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덴티움의 올해 1분기 매출은 7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1% 급감했다. 올해 2분기 매출은 8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3% 줄었다. 영업이익도 1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9% 감소했다.
덴티스(261200)는 올해 2분기부터 영업 적자를 기록하며 갈수록 존재감이 약해지고 있다. 덴티스는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이 9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5% 줄었다. 영업적자는 9억원으로 전년 동기 49억원 흑자에서 적자 전환했다.
덴티스는 올해 1분기 10억원으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2분기 3억원 영업적자를 내며 적자 전환한뒤 3분기에는 16억원으로 적자 폭이 커졌다. 순손익 기준으로는 올해 1분기 5억원 손실을 시작으로 2분기 59억원 손실, 3분기 13억원 손실로 누적 77억원의 순손실을 나타냈다.
지난해부터 빠른 매출 증가로 주목받았던 메가젠임플란트도 올해 3분기 별도재무제표 기준 누적 매출 20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8%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238억원으로 49.3% 줄었다.
디오(039840)는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이 11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4% 성장하고 영업이익은 87억원으로 전년 동기 411억 적자에서 흑자 전환했다. 순손실은 29억원으로 전년 동기 503억원에서 적자 폭을 94.3% 줄였다. 지난해 빅배스(대규모 손실 인식)를 단행한 덕에 유일하게 실적 부진의 늪을 벗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 내수 포화·중국 붕괴·선진국 장벽…덴탈업계 삼중고
이처럼 국내 임플란트 업체들의 실적 부진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면서 일시적 업황 둔화가 아닌 구조적 침체 국면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국내 내수 시장의 포화와 중국 시장 붕괴, 선진국 시장에서 프리미엄 포지션 부재가 겹치며 산업 전반의 성장 동력이 약화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우선 국내 임플란트 시장은 성숙기에 진입했다는 것이 덴탈업계의 중론이다. 국내 임플란트 시장은 상위 5개사인 △오스템임플란트 △덴티움 △덴티스 △디오 △메가젠임플란트 등이 전체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국내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임상 교육, 치과의사 대상 서비스 등에 들이는 비용 부담도 커지고 있다.
국내 시장은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식립률(1만 명당 약 600명 수준)과 식립 가능 의사 비율(약 80%)을 보이고 있다. 이는 △건강보험 적용 확대 △국내 기업들의 기술 경쟁력 △고령화 가속화 △인식 변화 등에 기인한다.
덴탈업계 관계자는 "65세 이상 고령층의 임플란트 시술을 급여화한 2014년 이후 신규 환자 증가 속도가 둔화됐다"며 "국내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라고 본다"고 언급했다.
국내 업체들의 해외 임플란트 시장 진입도 만만치 않다. 더 이상 한국의 '가성비' 전략만으로는 공략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국산 임플란트가 신흥국과 선진국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가 됐다는 진단도 나온다.
브라질, 중국, 인도 등 신흥국에서는 현지 저가 브랜드의 빠른 성장으로 가격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는 임플란트에 대한 중앙집중구매(VAP) 정책 시행 이후 임플란트 가격이 크게 낮아지면서 국내 업체들의 수익성에 타격을 줬다. 중국 현지 저가 브랜드 중심으로 시장이 빠르게 재현되면서 국내 업체들의 입지도 좁아지고 있다.
선진국에서도 이스라엘의 알파바이오텍(Alpha Bio Tec), MIS 임플란트(MIS Implants) 등 중저가 브랜드가 가격 공세에 뛰어들면서 한국산이 가격 경쟁력만으로는 승부하기 어렵게 됐다. 국산 임플란트가 프리미엄 포지션으로 전환하기에는 아직 브랜드 신뢰도 확보가 필요하다는 진단도 나왔다.
◇ 생존 위한 돌파구 찾는 K덴탈…"체질 개선이 관건"
국내 덴탈업계는 비용 통제와 해외 시장 다변화, 사업구조 재편 등 대응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디오는 지난해 4월 최대주주가 에이치프라이빗에쿼티로 바뀌면서 빅배스를 개시해 본격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오스템임플란트도 최근 수익성 개선을 위해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실시해 덴탈업계 일각에서는 구조조정설로 비화됐다.
덴탈업계 관계자는 "임플란트 업계의 맏형인 오스템임플란트가 구조조정을 할 정도면 업황이 얼마나 어두울지 걱정"이라고 언급했다.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해외 시장을 다변화하려는 노력도 지속되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의 경우 올해 3분기 미국법인 매출이 1373억원(비중 16.7%)으로 중국법인(매출 1394억원, 17%)과 비등한 수준으로 올라섰다. 단 여기에 광동법인(494억원, 6%)과 홍콩법인(49억원, 0.6%), 대만법인(236억원, 2.9%) 등을 합하면 중국 관련 매출 비중은 26.3%에 달한다. 당장 중국 시장을 대체할 만한 규모의 해외 시장을 확보하긴 녹록지 않다는 게 덴탈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각사별로 사업다각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치과계의 토탈 프로바이더(Total Provider, 특정 산업이나 분야에서 모든 것을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기업)를 지향하며 치과 진료에 필요로 하는 모든 제품과 서비스로 품목을 확대하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임플란트뿐 아니라 유닛 체어와 치과용 전산화단층촬영(CT)·엑스레이(X-ray) 등 진단 장비, 핸드피스·엔진류, 소모성 기자재까지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구강 스캐너와 컴퓨터지원 설계·제조(CAD·CAM) 기반 디지털 덴티스트리 솔루션도 강화하고 있다.
덴티스도 임플란트 외에 바이오 머티리얼, 디지털 덴티스트리 솔루션, 치과장비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덴티스는 수술실 솔루션 사업도 추가하며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갖췄다. 디오는 2014년 세계 최초 디지털 임플란트 시스템으로 상용화한 디오나비를 기반으로 디지털 임플란트에 힘을 싣고 있다. 덴티움은 비덴탈 영역에 진출하기 위해 수소연료전지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해당 사업의 올해 3분기 매출은 0원, 영업적자는 39억원에 이른다.
덴탈업계 관계자는 "국내 임플란트 업계 맏형인 오스템임플란트까지 수익성 압박을 받는 상황이라는 것은 개별 기업 문제가 아닌 업계 전반의 경고 신호로 봐야 한다"며 "이제 내수 시장은 성숙기에 접어들었고 중국 시장에만 기대서 성장하긴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이어 "덴탈 산업이 성장 산업에서 성숙 산업으로 넘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각 업체들도 중장기적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고민이 클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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