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후 도심 재창조해 도시경쟁력 높일 강북 전성시대…세운상가 개발이 화룡점정"
"민주당 시장 되면 '서울시 바로세우기' 원점…시정철학 약자동행 마무리 짓겠다"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황재하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은 2026년 새해에 모든 시민이 어우러지는 '국민통합'을 이뤄낸 대한민국 수도 서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지난 19일 서울시청 집무실에서 가진 연합뉴스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정부는 지금 국민통합은 염두에 없다. 정부가 못하는 국민통합 작업을 서울시가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 시장은 종묘 앞 세운상가 개발을 두고 "낙후한 도심을 재창조해 도시 경쟁력을 끌어올릴 '강북 전성시대' 구상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정부와 대립하는 데는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국무 조정 역할에 손을 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3연임(총 5선) 도전을 앞둔 그는 "민주당 시장이 들어오면 '서울시 바로 세우기'가 원점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시민들에게는 "약자와의 동행과 도시 경쟁력을 두 축으로 하는 오세훈의 시정 철학을 마무리 지을 수 있게 해달라"고 말했다.
다음은 오 시장과의 일문일답.
-- 사흘 만에 100만 인파가 찾는 등 서울시 연말 겨울축제가 인기다. 취임 후 축제가 많아졌는데, 시정 철학과 어떻게 맞닿아 있나.
▲ 3년 정도 노하우가 쌓이니 콘텐츠 측면에서 개선이 이뤄졌다. 삿포로, 하얼빈과 더불어 아시아의 겨울 3대 축제를 만든다는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 같다. 제가 자주 인용하는 말씀 중에 '근자열 원자래'(가까이 있는 사람을 기쁘게 하면 멀리 있는 사람이 찾아온다)가 있다. 인간의 본질적인 인생 목표는 건강, 장수, 즐거움이다. '즐거움이 가득한 도시'란 이미지로 전 세계 관광객과 인재가 몰리는 도시를 만든다는 이른바 '펀시티'(fun city) 전략과 맞닿아 있다.
-- 한강버스도 시민 일상을 즐겁게 한다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시민 반응은 좋은 편이지만, 안전성 등을 두고 여러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새해 운항 계획은.
▲ 운항 초기 여러 잔고장 문제로 불편을 끼쳐드린 점은 굉장히 송구스럽다. 하지만 런던 클리퍼스, 뉴욕 NYC페리 등 다른 나라 수상버스도 운항 수십 년이 됐어도 여전히 연간 400건 정도의 경미한 사고나 잔고장이 난다. 배의 본질적 특성 때문이다. 정치의 계절인지라 한강버스를 어떻게든 실패한 사업으로 만들려는 세력이 있는데, 바람직하지 않다. 내년 봄 본격적으로 운항하면서 이용 패턴이 안정화될 것이고, 최소 20척의 선박을 확보하게 되면 대중교통으로서 효용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 '다시, 강북 전성시대'를 연일 외치고 있다. 전체적인 청사진을 그려 달라.
▲ 강북 전성시대는 서남권을 포함한 비강남권을 다 포함하는 개념이다. 동북권의 경우 서울아레나와 사진박물관·과학관 등 인프라 투자, 창동 차량기지 이전에 따른 디지털 바이오 시티 유치, 광운대역 현대산업개발 본사 이전, 동서울터미널 등 개발 사업이 본격화한다. 여기에 주거정비 사업으로 강북 지역에 2031년까지 12만가구, 서남권까지 포함하면 약 20만가구 착공이 가능해진다. 최근 발표한 강북횡단 지하고속도로까지 포함해 교통, 주거, 여가가 어우러져 강북 지역의 재창조가 이뤄질 것이다.
화룡점정은 세운상가 개발을 통한 도심 재창조다. 이러한 서울시 비전을 이해한다면 종묘 사안도 결코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국가유산청은 이성을 잃고 행정적 재량권의 범위를 극단적으로 일탈한 행보를 보인다. 게다가 국무총리도, 대통령도 국무 조정 역할을 안 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출신이시면 개구리 올챙이 시절을 좀 생각하셔야 하는 것 아닌가.
-- 10·15 부동산 대책의 부작용이 이어지고 있다. 새해 부동산 정책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나.
▲ 제가 취임하기 전 10년 동안 민주당 정부가 398곳의 주거정비 사업지구를 다 해제한 폐해로 40만호 공급의 기회를 놓친 점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해법이 나온다. 10·15 대책으로 인해 신속통합기획 사업들도 영향을 받아 속도가 줄기 시작했다. 문제점에 대해 충분히 공감대를 형성했으니 부분별 해법을 내놓아야 할 시점인데, 공급할 여유 부지를 찾는 것에만 신경 쓰고 서울시가 간곡하게 건의한 내용들은 해결 조짐이 없어 안타깝다. 올해가 가기 전에 빨리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
-- 민선 8기를 마무리할 시점이 다가온다. 그간의 시정 활동에 점수를 매긴다면.
▲ 지난 5년간 서울에 괄목할 만한 변화가 있었다는 것이 객관적인 순위로 입증된다. 일본 모리재단이 발표한 '도시경쟁력지수(GPCI)'에서 작년에 이어 올해도 6위를 했다. 5위인 싱가포르와의 격차가 지난해 95점에서 올해 5점으로 크게 줄어 내년쯤에는 추월을 기대해 볼 만하다. 또 영국 런던의 '삶의 질 연구소(Institute for Quality of Life)' 발표에서 서울이 행복도나 삶의 질이 상당히 높아져 6위로 올라섰다. 자체적으로 진행한 서울서베이에서도 시민 행복지수가 3년새 6.27점에서 6.54점으로 상승했다.
-- 서울의 2026년을 그려달라.
▲ 그동안 도약을 위해 준비했다면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도약할 시기라고 본다. 무엇보다 '약자와의 동행' 철학에 대한 공감대가 서울시민 저변에 자리 잡았다는 게 느껴져 고무적이다. 정부는 집권하고 상당 시간이 흘렀음에도 국민의힘 지지자들을 내란 세력이라며 배척한다. 국민의 절반, 적어도 3분의 1이 지지하는 정당과 그 지지자들을 배척한 상태에서 미래로 가겠다는 자세는 국민통합이 염두에 없다는 뜻이다. 정부가 못하는 국민통합 작업을 대한민국 수도 서울이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더 가열차게 모든 시민을 보듬어 안고 어려움을 해결하며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서울이 되도록 하겠다.
-- 5선 서울시장 도전이 기정사실화됐다. 어떤 마음가짐인가.
▲ 요즘 민주당 시장 후보들이 하는 발언을 보면 절대 서울시를 맡겨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서울시정에 전혀 관심 없었다는 게 드러나고, 제가 했던 '서울시 바로 세우기'가 원점으로 돌아갈 것이 우려된다. 서울시 바로 세우기로 관변단체에 쏟아붓던 세금을 바로잡아 4∼5년 동안 6천억원 이상 절감해 서울의 미래에 투자했다. 민주당이 서울시를 맡게 되면 원상 복구될 것이다.
약자와의 동행과 도시 경쟁력을 두 축으로 하는 오세훈의 시정 철학을 바탕으로 서울이 미래로 나아가는 것에 동의하신다면 제가 추진해온 일들을 마무리할 수 있게 시민들이 도와주시면 좋겠다.
bryoon@yna.co.kr,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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