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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 충북도지사 직인이 찍힌 공식 공문에 개인 연애 고민 내용이 그대로 실려 발송되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행정문서 결재 과정에서 사적인 대화 내용이 전혀 걸러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도정 관리 체계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24일 충북도에 따르면 전날 도는 '2026년 솔루션 중심 스마트 축산장비 패키지 보급 사업 모델 변동 사항 알림'이란 제목의 공문을 청주시와 충주시를 비롯한 도내 전 시·군 축산 관련 부서에 배포했다.
문제는 공문 하단 '붙임' 부분에 업무와 무관한 긴 문장이 포함됐다는 점이다.
문제의 공문. / 뉴스1
"오빠 나는 연인 사이에 집에 잘 들어갔는지는 서로 알고 잠드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데 오빠는 아닌 거 같아. 오빠의 연애 가치관은 아닐지 몰라도 나한텐 이게 중요한 부분이고, 연애할 때뿐만 아니라 결혼해서도 중요하다고 생각해"로 시작하는 해당 문장은 개인적인 연애 고민을 담고 있다.
이어 "그래서 앞으로도 난 이 문제로 스트레스 받을 거 같아. 내가 전에도 오빠한테 노력해달라고 얘기했던 부분이고 또 얘기한다고 크게 달라지진 않을 거라고 생각해 내가 내려놔 보려고 노력했는데 그게 많이 힘드네"라는 문장까지 공문에 고스란히 실렸다.
해당 공문을 받은 시·군 관계자들은 크게 당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시·군에서는 내부 공유 및 인쇄 과정에서 이 문구가 드러나면서 뒤늦게 문제를 인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지사 직인이 찍힌 공식 행정문서를 결재하는 과정에서 사적 내용이 전혀 걸러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충북도의 문서 관리 체계와 결재 시스템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충북도 관계자에 따르면 공문 작성 과정에서 담당자가 메신저로 보내려고 작성해둔 개인 메시지가 복사된 상태로 문서에 함께 붙여 넣어졌다. 특히 해당 글자가 흰색으로 처리돼 전자문서상에서는 보이지 않았고, 이 때문에 팀장과 과장의 결재 과정에서도 걸러지지 않은 채 김 지사 명의로 발송됐다는 것이다.
온라인에서는 결재 시스템의 부실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한 누리꾼은 "직원이 실수한 건 그렇다 쳐도 팀장, 과장은 검토 안 하고 결재하나. 붙임이 저렇게 길면 열어만 봐도 딱 보이는데. 도청에서 5급 팀장 달면 업무는 내려놓는가 보네"라고 말했다.
다른 누리꾼은 "저게 있을 수 있나. 공문은 발송 전 사전 결재를 받는데 저걸 모두 못 봤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공무원들은 검토 결재 과정에 관심이 없는지" "팀장도 과장도 그냥 ‘결재 머신’이구나" 등의 반응도 나왔다.
근무 태도 자체를 문제 삼은 반응도 많았다. 한 누리꾼은 "근무시간에 얼마나 딴짓을 하면 이런 일이 생기냐"고 꼬집었고, 다른 누리꾼은 "메신저를 켜놓은 상태에서 메신저를 주로 하고 일을 여분으로 하나 보다"라고 말했다. "업무용 PC에서 개인 메신저 되는 게 정상이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돈봉투 수수, 괴산 산막 뇌물 의혹을 받는 김 지사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공문에 적힌 연애 고민에 대해선 "오빠 되는 사람은 (애인이) 저렇게까지 하는데 귀가하면 연락 좀 넣으라" "오빠가 잘못했네" 같은 반응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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