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스틸러스가 기성용과의 1년 재계약을 크리스마스 당일에 발표했다. 사진제공|포항 스틸러스
베테랑 미드필더 기성용(36)이 포항 스틸러스와 동행을 이어간다. 1년 재계약이다.
포항은 25일 “기성용과 계약연장에 합의했다. 2026시즌에도 함께 하게 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기성용이 보여준 역량이 재계약 이유였다. 포항은 “넓은 시야와 정확한 킥을 바탕으로 중원의 핵심 역할을 수행한 기성용은 풍부한 경험과 리더십으로 선수단 중심을 잡아줬다. 그의 존재는 어린 선수들에게 큰 신뢰를 줬고, 팀 분위기와 완성도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기성용은 지난해 7월 FC서울을 떠나 포항에 깜짝 입단한 뒤 K리그1 16경기, 2025~2026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2 2경기에 출전했다. 특히 시즌 최종전으로 선수단 모두가 지쳐있던 11일 카야FC(필리핀)와의 대회 조별리그 H조 원정경기에도 동행해 후반 막판 교체 출전해 팀의 1-0 승리에 힘을 보탰다.
박태하 감독은 카야전을 마친 뒤 “조금 더 뛰어줬으면 한다”는 메시지를 보냈고, 은퇴까지 염두에 두고 고민하던 기성용도 이를 받아들였다. 마음을 결정하자 재계약 과정은 일사천리였고, 포항은 크리스마스 아침에 팬들에게 특별한 선물을 내놓을 수 있게 됐다.
기성용은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 손을 내밀어주신 (박태하) 감독님이 손을 내밀어주셨다. 제2의 인생에 대한 많은 고민이 있었으나 올시즌 6개월 간 팬들이 보내준 응원이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다음 시즌 보다 발전된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국축구의 한시절을 뜨겁게 장식했던 기성용은 K리그의 ‘리빙 레전드’다. 어린 선수들을 화수분처럼 잘 키워내면서도 경험 많은 베테랑을 존중하는 특유의 문화를 가진 포항은 전국구 특급스타인 ‘기성용 효과’를 짧은 기간이지만 톡톡히 누려왔다.
인구 50만 명도 되지 않는 중소도시인 포항이지만 ‘강철군단’이 홈경기를 갖는 스틸야드는 2025시즌 평균관중 1만 명을 돌파했다. 특급 스타의 후반기 합류가 결정적이었다. 2006년 서울에서 프로 데뷔하며 받은 특별한 등번호 40번이 새겨진 기성용의 유니폼은 발매 5분 만에 완판되는 등 ‘없어서 팔지 못하는’ 희귀 품목이 됐다.
포항은 긴 시간을 함께 하게 된 만큼 유니폼도 넉넉히 마련하고, 다양한 굿즈를 출시할 계획이다. 포항과 기성용의 동행은 지금까진 ‘윈윈’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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