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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서울 중구 명동성당 앞은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즐기는 시민들과 관광객들로 붐볐다. 가족 또는 연인과 함께 성당을 찾은 이들은 자신의 소망을 종이 카드에 적어 대형 트리에 걸기도 했다. ‘새해에는 더 베푸는 사람이 되길’, ‘감사할 줄 아는 크리스마스를 보내자’ 등 각자의 다짐과 염원이 적혀 있었다.
이곳에서 성탄 미사를 드리고자 이른 아침부터 집을 나선 시민도 있었다.
세례명 ‘모니카’인 하모씨는 경기도 용인에서 오전 8시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명동성당에 도착했다. 하씨는 “요즘 경제가 어렵다 보니 금전적으로 힘든 분들이 연령불문 많은 것 같다”며 “소외되는 사람 없이 모두가 행복한 하루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전 10시 미사를 마치고 나온 30대 여성 김선영 씨도 “가족이 없는 분들도 있고 오늘 혼자 계시는 분들도 있을 텐데 오늘만큼은 모두가 외롭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예배드렸다”고 전했다.
이날 명동성당 맞은편에 있는 영락교회에서는 오전 11시에 성탄 예배가 열렸다. 서대문구에 사는 심옥심(72) 씨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세상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기도를 드릴 것”이라 전했다. 심씨는 “가족 중에 장애를 가진 사람이 있다”며 “장애를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은 이들의 어려움을 잘 모를 수 있지만 양보하고 함께하는 문화가 조성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극단적인 정치 상황이 해소되길 바라는 목소리도 있었다. 김정수(70) 씨는 “올해 사회에 갈등이 많아 다사다난했다”며 “극단적인 주장이 오가는 현실이 안타까워서 나라가 안정을 되찾길 기도하겠다”고 밝혔다.
종교계에서도 성탄절을 맞아 소외된 이웃을 위해 나누는 삶을 실천해야 한다는 뜻을 전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이날 0시 명동성당에서 ‘주님 성탄 대축일’ 밤 미사를 봉헌했다.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는 미사 강론을 통해 “일상에서 나누는 작은 친절과 한 사람을 품어주는 마음이 바로 성탄의 신비를 드러내는 가장 구체적인 표지”라며 “성탄의 은총이 가장 외지고 어두운 곳에 먼저, 그리고 충만히 내리길 빈다”고 말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이날 오전 7시부터 모두 여섯 차례에 걸쳐 성탄 축하 예배를 진행한다.
이영훈 담임 목사는 성탄 축하 메시지를 통해 “성탄은 절대 절망이 절대 희망으로 바뀌는 큰 기쁨의 소식”이라며 “이 기쁜 소식이 여러분의 가정, 일터, 모든 삶의 자리마다 충만하시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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