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미국 기업에 대한 한국 정부의 규제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에서 대통령실은 신중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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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대통령실 등 정치권에 따르면 김용범 정책실장 주재로 쿠팡 관련 관계장관 긴급 회의가 열린다. 사안이 국제 분쟁으로 비화될 여지가 있는 만큼 외교·안보 라인도 함께 소집할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는 쿠팡 회원정보 유출과 관련해 개인정보보호위원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비롯해 국토교통부·외교부 장관 등이 참석한다. 공정거래위원장과 국세청장, 경찰청장, 국가정보원장 등 사정기관 수장도 대거 참석한다.
대통령실에서는 김 실장과 함께 하준경 경제수석,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 오현주 안보3차장이 자리한다. 다만 대통령실 차원에서는 공식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확인된 게 없다”면서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정치권 등에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번 회의는 이 대통령의 의중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업무보고와 국무회의 등을 통해 쿠팡을 직·간접적으로 언급하며 강한 제재를 요구해 왔다. 지난 12일 부처 업무보고에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받아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선 9일 국무회의에서는 과징금 제재의 현실화를 요구하기도 했다. 당시 이 대통령은 강제조사권을 공정위 등에 부여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위법 행위에 대한 실질적 억지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이런 가운데 창업자이자 실질적인 경영 총괄자인 김범석 쿠팡아이엔씨 의장이 국회 청문회에 불출석하면서 국민 여론도 악화됐다. 이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김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여야 각 정당에서도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과징금을 강화하는 법안이 잇따라 발의되고 있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피해자가 1000만 명 이상 발생할 경우 매출액의 최대 10%를 과징금으로 부과하는 법안을 발의했고,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도 유사한 내용의 법안을 내놨다. 국회 정무위원회도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쿠팡이 뉴욕 증시에 상장돼 있고 김범석 의장이 미국 국적이라는 점에서 ‘해외 기업 규제’ 논란이 제기되는 것도 사실이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우려를 표명했다.
이날 그는 “한국 국회가 쿠팡을 공격적으로 겨냥하는 것은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의 차별적 조치와 미국 기업을 향한 광범위한 규제 장벽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 기업의 공정한 대우를 보장하고 해당 분야에서 중국의 확대되는 영향력에 맞서 전략적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강력하고 조율된 미국의 대응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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