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김이슬 기자】 고환율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편의점 업계를 중심으로 먹거리 가격 인상 압박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가성비 상품’으로 꼽혀온 편의점 자체브랜드(PB) 제품까지 인상 대열에 합류하면서 내년에도 소비자 물가 부담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은 내년 1월 1일부터 과자·음료·디저트 등 PB 상품 40여 종의 가격을 최대 25% 인상한다고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인상 방침을 공지한 상태다. 대표적으로 ‘세븐셀렉트 누네띠네’는 1200원에서 1500원으로, ‘착한콘칩’은 1000원에서 1200원으로 오른다. 일부 스낵류는 인상률이 20%를 웃돈다.
GS25도 PB 상품 가격 조정에 나선다. 내년 초부터 ‘위대한소시지’ 2종 가격을 2600원에서 2700원으로 올리고, 영화관팝콘·버터갈릭팝콘 등 일부 제품 가격도 100원씩 인상한다. 그동안 외부 브랜드 상품 위주로 가격 인상이 이뤄졌다면, 최근에는 PB까지 영향을 받는 모습이다.
이 같은 움직임의 배경에는 고환율에 따른 원가 부담이 있다. 원·달러 환율이 1480원대에 머물면서 주요 원재료를 수입에 의존하는 식품·유통업계 전반에 비용 압박이 커지고 있다. 식품 원재료는 물론 포장재와 물류비 등 부자재 상당수도 외화 결제 구조여서 환율 변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편의점 PB 상품은 가격 경쟁력이 핵심인 만큼 그동안 인상에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누적된 원가 부담을 더 이상 감내하기 어려워졌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올해 상반기 라면과 스낵 등 가공식품을 중심으로 가격 인상이 잇따른 데다, 인건비와 각종 제반 비용까지 함께 오르면서 부담이 가중됐다.
이런 가운데 이번 가격 인상이 편의점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CU와 이마트24는 현재까지 PB 상품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업계 안팎에서는 “인상 시점의 차이일 뿐, 방향성은 비슷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고환율과 비용 상승이 겹치면서 가격을 장기간 동결하기는 한계가 있다”며 “가격 인상을 억제할수록 기업들은 비용 절감이나 제품 구성 조정에 나설 수밖에 없고, 결국 소비자 체감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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