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일부러 은행 창구에는 꾀죄죄하게 입고 가는거임.
그리고 주머니에서 꼬깃꼬깃한 봉투 하나 꺼내는데
꺼낼 때부터 벤자민 프랭클린 초상화가 웅장하게 보여서
대기하던 사람들이 다 쳐다봄
"저거 달러 아니야?"
"풉, 지금 환율이 1,484원인데 저런 거지같은 차림새를 한 녀석이 달러를 가지고 있다고?"
"딱봐도 여행 갔다가 남은 1, 2달러짜리 푼돈이나 바꾸러 온 개미네"
옆사람이 구경하든 말든 신경안쓰고
100달러 뭉치 하나 슥 꺼내서 창구에 슥슥 밀어넣고
지폐 계수기가 멈추지 않고 돌아가는 소리 들려놓고 물 한 잔 마시고 오면
주위사람들이 창구 뒤로 몰려들어서
"와 미쳣다 환차익이 대체 얼마야"
"아니 ㅋㅋ 우리 지점에서 현금 제일 많은거 아님? 저번에 김부장도 1350원에는 무서워서 다 팔았다고 그랬잖아"
"이 사람 뭐하는 사람이길래 이 꼭대기까지 숨 참으면서 아무 말 안하고 버티고 있었지!?"
이렇게 떠드는거를
"거기. 내 원화."
이렇게 한마디 슥 해주면 구경꾼들이
"죄..죄송합니다! 달러 보유자님을 몰라뵙고!"
"어이! 대출 상담 그만 받고 빨리 안비켜드리고 뭐하는거냐!"
그럼 난 스마트폰으로 달러원화환전을 정신없이 찍고있는 여대생을 향해 (얼굴에 홍조가 피어있음)
"촬영. 세무조사 곤란."
한마디 해주고 다시 창구의자에 슥 앉아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연설 영상이나 보면서
"동결인가"
한마디 하고 있을 때
은행 VIP실 전담 여직원이 (지점에서 제일 실적 좋다고 소문난 엘리트 미녀, 연봉 1억, 처녀임)
"우대 환율 적용해 드렸어요"
하면서 오렌지 주스 한잔 주는데 주스 잔 밑에 명함 한장이 붙어있음
'저희 고금리 적금 한번 들어봐요, 759-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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