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경인선 열차.
주인공 여자는 인천에 살며 한국전쟁으로 불구가 된 작가 남편을 대신해 경인선을 타고 서울에 있는 신문사에 원고를 가져다 주고 있음.
남편을 사랑하는 충실한 아내이지만, 14년 결1혼시절 동안 성불구 남편과 살면서 욕망을 참아내고 무료한 삶을 견뎌야 하는 답답한 일상을 보내고 있음.
작중에서 경인선 열차는 그런 여자의 답답함을 상징함. 여자는 기차를 두고 "기차를 옆에서 보면 쌩쌩 달려서 저도 막 타고 싶죠. 하지만 기차에 타면 지루해요. 단조롭게 정해진 철로만 달리거든요." 라고 하는데, 단조롭게 정해진 철로로만 달리는 기차같은 삶에 지쳐 이탈하고 싶다는 욕망을 보여줌.
서울역
휘황찬란한 대도시 서울은 그녀의 내면에 숨겨져 있던 욕망을 끌어올리는 공간이고, 결국 출판사에서 알게 된 젊은 남자의 플러팅을 거부하지 못하고 데이트를 하게 됨.
서울역에 있던 식당 ‘그릴’
1925년에 오픈한 양식당으로 일제강점기부터 1960년대 영화에 자주 등장함.
2021년 코로나19로 인한 경영난으로 폐업했음.
서소문 건널목
여자주인공은 이곳을 지나가려 할 때마다 열차가 오는 바람에 기다리는데, 이런 서소문 건널목은 정절와 욕망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여자의 심리를 상징함.
여자가 사는 인천 집
남자와 만날수록 여자의 욕망은 커져가고, 남편도 이를 알아챔. 남편의 동생과 주변인들은 ‘아내를 위해 헤어져 주어라’고 조언하지만 남편은 ‘희생하는 쪽보다 받는 쪽이 더 괴롭다’며 점점 폐인이 되어 감.
남자는 남편과 헤어진 후 기차를 타고 부산이나 제주도로 떠나버리자고 말함(관객 입장에서 이 남자는 진지한 사랑꾼이 아니라 대책없는 놈임을 짐작할 수 있음)
남자는 여자에게 전화를 걸어 몇시 기차로 떠나겠냐고 묻는데, 여자는 "빨리 가고 싶어요. 떠나요. 다음 열차는 싫어요." 라는 말만 반복하며 쓰러짐. 그녀가 당시 정절을 지켜야 하는 시대적 요구와 욕망 사이에서 결정하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음을 알 수 있음.
당시 경인선 모습도 볼 수 있고 기차를 인물 심리묘사에 사용한 의미있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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