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오승현 기자) 일본에서 흥행을 이뤄낸 영화 '오세이사', 한국에도 있다.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에 한국 영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이하 '오세이사', 감독 김혜영)가 개봉했다.
일본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오세이사'는 일본 영화로 먼저 알려졌다. 원작 소설도, 먼저 개봉한 실사 영화도 있는 '오세이사'. 하지만 한국판 '오세이사'는 같은 서사를 가지고 전혀 다른 그림을 만들었다. 이들만이 담을 수 있는 K-청춘을 그려냈다.
진짜 데이트 아니야? 아 뭐야 부러워요~!
영화에서는 어디에선가 살고 있는 듯한 고딩 두 명이 그 시절에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데이트를 한다. 서윤은 자신이 '선행성 기억상실증'이라는 비극적인 상황에 놓였다는 걸 매일 아침 마주한다. 그는 잠에서 깨면 사고 이전의 기억만 할 수 있다. 잠들기 직전에 했던 일들은 모두 기억을 하지 못하고 없던 일이 되어 버린다.
그러나 서윤은 긍정적이고 맑은 마음으로 온 힘을 다해 자신의 상황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한다. 매번 오늘의 자신을 위해 어제의 자신이 써둔 일기를 읽는다.
그런 서윤의 사연을 알 때도 모를 때도 알 수 없는 끌림을 느낀 재원은 서윤을 향한 순수한 마음을 표현한다. 재원은 노는 친구들에게 괴롭힘 당하는 자신의 짝꿍을 구하기 위해 우연히 학교 대표 인기녀 서윤에게 고백하게 되고, 서윤은 자신의 무미건조한 일상을 탈피하고자 이를 받아들이게 된다.
학교에서는 말을 걸지 말고, 연락도 짧게 하고. 서로 진짜 좋아하지 말자는 수상한 조건을 내건 서윤이지만, 재원은 이에 응한다.
점점 서윤에게 빠지기 시작한 재원. 그는 용기내 주말에 데이트 신청을 하게 됐고, 둘은 처음으로 둘만의 시간을 길게 가져본다.
그러다 서윤은 잠이 들고,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에서 깨게 된 후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자신의 사연을 들켜버린다. 하지만 재원은 이미 서윤에게 빠졌다. 그의 사연을 알고도 그의 하루하루를 행복으로 채워주고 싶어한다.
영화는 두 사람의 관계가 깊어지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담았다. 신시아와 추영우 배우가 서로를 찍고 찍어주며 실제 고딩들이 할법한 연애를 생생히 그렸다.
두 배우는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특별한 대사나 지문이 없던 데이트 신을 서로의 호흡으로 맞춰갔다며 자신의 아이디어가 가장 많이 들어간 작품이라는 자부심까지 드러냈다.
그렇기에 '오세이사'는 두 어린 청춘이 흉내낼 수 없는 풋풋한 사랑을 하는 순간을 가감없이 담고 표현했다. 노래방, 오락실, 케이블카 등등. 현실감 넘치는 곳에서 판타지가 섞인 로맨스를 그린 두 사람이 부러울 정도다.
학교 다닐 때가 새록새록…드디어 '라떼' K-학교가 영화로
그간 과거 학교를 배경으로 한 청춘물은 많았다. 미디어에서 본 오래전 학교의 모습은 MZ 관객들에겐 사실 '미디어 속 학교'일뿐이다. 그러나 '오세이사'에서는 MZ 관객들에게 아주 익숙한 요즘의 학교가 나온다.
최신형 아이폰을 사용하는 학생들, 교복 치마를 입은 학생들을 위해 가림막을 설치한 책상. 짧게짧게 보이는 교실 속 모습이 실제 학창시절로 돌아간 것 같은 반가움을 안긴다.
현실적인 학교 모습이 반영된 청춘물이 더욱 새롭다. 정형화된 향수 자극 학원물이 아닌 현대를 배경으로 한 점이 신선하다.
일본 원작, 일본 영화 이미지랑 많이 다르긴 한데…뭐, 좋네요
일본 원작 소설과 일본 영화 '오세이사'를 본 사람들이라면 극 중 캐릭터들의 설정을 이미 알고 한국판 '오세이사'를 봤을 것이다.
그러나 선천적으로 심장이 약한 남자주인공 설정은 정말 추영우만의 매력이다. 구릿빛 피부와 선명한 핏줄이 돋보이는 근육질 팔을 가진 '오세이사' 남주는 재원이가 유일하다.
기대고 싶은 듬직함을 줬던 재원의 부재는 일본판 '오세이사'보다 더욱 잔인한 여운과 배신감을 안긴다. 영리하게 접근한 한국판 '오세이사'만의 개성이다.
그러나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같다. 여주의 기억은 사라졌지만 자신도 모르게 차곡차곡 새겼던 진실된 감정은 모두 남았다. 모두가 시간이 지나 자연스럽게 흐릿해진 기억이 있지만 심장이 기억한 그 당시의 감정은 생생한 경험이 있다.
이러한 마음을 건드는 게 판타지적인 요소임에도 관객들이 현실 공감 눈물을 흘릴 수 있는 이유가 아닐까.
가끔 생략된 인물 서사가 불친절하게 느껴질 수는 있다. 저런 빠른 적응이 가능한가 의구심이 들기도 할 거다. 원작과 달리 단조로워진 주인공들의 주변 서사 또한 아쉬울 수 있다. 그러나 두 남녀의 감정에 대부분을 집중한 '오세이사'도 매력적이긴 하다. 너무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사랑을 보고 싶다면 추천이다. 12월 24일 개봉. 러닝타임 106분. 12세이상관람가.
사진= ㈜바이포엠스튜디오
오승현 기자 ohsh1113@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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