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증샷은 번화가 트리, 파티는 집…고물가가 바꾼 '메리 크리스마스'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인증샷은 번화가 트리, 파티는 집…고물가가 바꾼 '메리 크리스마스'

르데스크 2025-12-24 18:01:15 신고

3줄요약

고물가로 위축된 소비심리로 인해 크리스마스 풍경도 크게 바뀌었다. 공공장소에 설치된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사진을 남기고 실제 모임과 식사는 집에서 해결하는 방식 등 이른바 '가성비' 트렌드가 대세로 자리매김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가계 소비 부담을 줄이면서도 연말 분위기는 포기하지 않으려는 실용적 소비 성향이 반영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화려함·과시 보단 합리성·가성비…고물가가 바꾼 크리스마스 풍경

 

24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크리스마스를 앞둔 지난 15~20일 사이 대형마트, 편의점 등의 홈파티 관련 상품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롯데마트의 경우 스테이크용 고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50% 늘었으며 생크림 등 유가공품(10%), 냉장·냉동 디저트(20%) 등의 매출도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마트 역시 케이크 및 디저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2%, 집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모둠 생선회 매출도 24% 각각 증가했다.

 

편의점의 파티용 음식과 소품 매출도 눈에 띄게 늘었다. GS25에서는 지난 15~21일 와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7.5%나 급증했으며 장식용 은박 풍선 매출도 21.8% 늘었다. 같은 기간 CU도 크리스마스 케이크 매출 49.9%, 시즌 완구 및 파티 용품 매출 44.5% 각각 증가했다. GS25 관계자는 "합리적 소비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연말 홈파티를 즐기고자 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홈플러스의 와인 판매 행사. [사진=연합뉴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9.9로 11월(112.4)보다 2.5p 하락했다. 다소 차이가 있긴 하지만 비상계엄 사태가 벌어졌던 지난해 12월(-12.3p) 이후 최대 낙폭이다. 실제 소비 지표도 하락 흐름을 보이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가계동향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실질소비지출은 전년 대비 0.7% 감소했다. 1분기 이후 3개 분기 연속 감소세다.

 

홈파티를 선택했다고 해서 외부 활동을 아예 포기한 것은 아니다. 시민들은 집에서 파티를 즐기면서도 연말 분위기를 상징하는 대형 트리를 보기 위해 도심 명소를 찾고 있다. 행정안전부의 통계에 따르면 24·25일 서울 명동과 홍대입구역 일대에는 각각 최대 9만명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집계됐다. 강남역 일대는 7만명, 성수동은 3만명, 이태원은 2만명 규모의 인파가 모일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에서는 서면 일대에 최대 2만명이 모일 것으로 추산됐다.

 

무료로 즐길 수 있는 거리 풍경으로 연말 감성을 채우고 파티는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홈파티로 해결하는 셈이다. 직장인 문정연 씨(29·여)는 "예전에는 크리스마스만 되면 레스토랑 예약부터 고민했는데 올해는 집에서 친구들과 간단하게 파티를 하기로 했다"며 "마트에서 스테이크와 와인을 사서 먹으면 외식비의 절반도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집에서 모임을 가지면 시간 제약 없이 연말 분위기를 낼 수 있어 오히려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고 부연했다.

 

▲ 서울 강남구 코엑스몰 별마당 도서관에 설치된 크리스마스 트리. ⓒ르데스크

 

직장인 정미경 씨(27·여)는 "남자친구가 크리스마스에 사람 많고 비싼 곳을 굳이 가고 싶지 않다고 해서 집에서 홈파티를 하기로 했다"며 "그래도 크리스마스 시즌인데 트리 앞에서 사진은 남기고 싶어 명동 신세계백화점 앞 트리를 찾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호텔이나 레스토랑을 가지 않아도 SNS에 올릴 사진은 트리 앞에서 충분히 찍을 수 있고 홈파티를 즐기면서 맛있는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으니 크게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직장인 김석래 씨(29·남)는 "트리는 눈으로 즐기고 파티는 집에서 하는 게 요즘 MZ세대의 크리스마스 공식이다"며 "예전처럼 호캉스나 고급레스토랑 등 크리스마스 하루에 수십만원을 쓰는 데이트는 서로 부담스럽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용을 줄였다고 해서 분위기가 덜 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편하게 즐길 수 있는데다 좀 더 좋은 선물을 마련할 수도 있기 때문에 여자친구와 몇 년전부터 계속 같은 방식으로 즐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소비 행태를 두고 고물가 속에서도 연말 분위기를 완전히 포기하지 않으려는 '현실적 타협'이라고 평가했다. 고물가로 지갑이 얇아진 상황에서 한정된 예산 안에서 소비 효율을 높이려는 이른바 '가성비 성탄절'이 주목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무료로 즐길 수 있는 트리 앞에서 사진을 찍으며 연말 감성을 채운 뒤 실제 모임과 식사는 집에서 해결하는 분리형 소비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며 "고물가 속에서도 연말 분위기만큼은 놓치지 않으려는 소비자들의 선택이 크리스마스 풍경을 과거와는 다른 모습으로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Copyright ⓒ 르데스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