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지나면 후회합니다…먹으면 먹을수록 속이 편해지는 '식재료'

겨울에 비로소 제대로 만날 수 있는 식재료가 있다. 생김새만 보면 호불호가 강하지만, 한 번 빠지면 매년 이맘때를 기다리게 만드는 해산물이다.

바로 미더덕이다. 12월은 미더덕이 가장 맛있어지는 시기다. 최근 넷플릭스 '흑백요리사2'에서도 요리 대결 재료로 소개됐다. 수온이 내려가며 살이 단단해지고, 특유의 바다 향이 또렷해진다. 이 시기의 미더덕은 국 하나만 끓여도 집 안 가득 바다 냄새가 퍼질 만큼 존재감이 크다.

미더덕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단연 향이다. 흔히 ‘바다의 향을 씹는다’고 표현할 만큼, 미더덕은 다른 해산물과 비교해도 향 성분이 강하다. 이 향은 비린내와 다르다. 바닷물 속 미네랄과 해조류에서 느껴지는 짠맛, 단맛, 쌉싸름함이 동시에 살아 있다. 그래서 미더덕은 양념을 많이 하지 않아도 맛이 난다. 된장국이나 맑은 국에 몇 알만 넣어도 국물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진다.

유튜브 '야슬이네'

식감 역시 독특하다. 겉은 말랑하지만 씹는 순간 안에서 바다 향이 터지듯 퍼진다. 이 때문에 미더덕은 ‘씹을수록 맛이 나는 해산물’로 불린다. 다른 해산물처럼 오래 씹어 질겨지지 않고, 씹는 동안 향과 감칠맛이 계속 이어진다는 점도 특징이다. 이 식감 때문에 찜, 무침, 국 등 다양한 조리법이 가능하다.

미더덕이 겨울에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맛뿐만이 아니다. 영양 측면에서도 겨울철 식재료로서 장점이 뚜렷하다. 미더덕은 단백질 함량이 높으면서 지방은 낮다. 여기에 타우린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겨울철 피로 회복과 간 기능 유지에 도움을 준다. 술자리가 잦은 연말에 미더덕국이 자주 등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네랄 구성도 눈에 띈다. 미더덕에는 요오드, 칼슘, 마그네슘 등 해조류와 비슷한 미네랄이 들어 있다. 특히 요오드는 갑상선 호르몬 생성에 관여하는 성분으로, 체온 유지와 신진대사 조절에 중요하다. 겨울철 쉽게 몸이 무거워지고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에게 미더덕이 잘 맞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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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점도 흥미롭다. 미더덕에는 해양성 다당류가 포함돼 있어 장내 환경 개선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자극적인 음식을 자주 먹는 겨울철에 속이 더부룩할 때, 미더덕국 한 그릇이 부담 없이 들어가는 이유다. 실제로 기름진 음식 뒤에 먹으면 입안과 속이 깔끔해지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미더덕의 또 다른 매력은 조리 과정에서 집 안 분위기까지 바꾼다는 점이다. 미더덕을 손질하고 끓이는 순간, 바다 냄새가 퍼지며 계절감을 확실하게 만든다. 단순히 먹는 식재료를 넘어, 겨울이라는 시간을 실감하게 해주는 재료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다만 미더덕은 조리할 때 주의할 점도 분명하다. 오래 끓이면 향이 빠지고 질겨진다. 국이나 찜 모두 짧은 시간에 조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또한 손질할 때 터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속이 터지면 향이 과하게 퍼져 쓴맛이 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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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더덕은 화려하지 않다. 생김새도 투박하고, 처음 접하면 낯설다. 하지만 겨울이라는 계절과 가장 잘 어울리는 해산물 중 하나다. 바다 향, 독특한 식감, 피로 회복과 신진대사에 도움을 주는 영양까지. 12월 미더덕은 단순한 제철 식재료를 넘어, 겨울 밥상을 완성시키는 주인공에 가깝다. 이 시기에 미더덕을 놓친다면, 겨울 바다의 맛을 절반만 경험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