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이수민 기자 s00min1119@gmail.com
연말을 앞두고 송년 모임과 회식이 이어지는 가운데, 연말을 보내는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다인 중심의 일정과는 별개로 혼자만의 시간을 선택하는 이른바 ‘혼말족(혼자 연말을 보내는 소비층)’이 새로운 소비층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1인 가구 확산 등 사회 구조 변화와도 맞물린다. 통계청 ‘2025 통계로 보는 1인가구’에 따르면 2024년 1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36.1%(804만5천 가구)에 달한다. 개인화된 삶의 방식이 일상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연말에도 ‘누군가와 함께’보다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우선하는 선택이 자연스러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최근에는 타인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움직이던 과거와 달리, 불필요한 피로감을 줄이고 스스로 선택한 고요함을 즐기려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다. 이는 ‘놓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FOMO·Fear of Missing Out)’과 대비되는 ‘놓침의 즐거움(JOMO·Joy of Missing Out)’ 트렌드가 반영된 결과다. 남들과 같이 반드시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압박보다 ‘내가 원하는 방식’의 연말을 중시하는 소비가 늘고 있는 것이다. 동시에 ‘솔리튜드 다이닝(Solitude Dining)’처럼 의도적으로 혼자 즐기는 식사 경험에 대한 관심도 함께 커지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식품·외식 업계는 1인 기반의 취향과 상황에 맞춘 선택지를 강화하고 있다. 한 끼를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라이트 메뉴, 소용량·프리미엄 간편식, 혼자 먹기 좋은 ‘한 그릇’ 구성 등이 ‘혼자 보내는 연말’을 더 풍요롭게 만드는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는 것.
본도시락, ‘프리미엄 라이트 도시락’으로 연말 혼식 수요 공략
본아이에프의 프리미엄 한식 브랜드 ‘본도시락’은 ‘프리미엄 라이트(Light) 도시락’을 출시하며, 혼자만의 시간에 즐길 수 있는 메뉴 카테고리를 강화했다. 해당 메뉴는 김밥·스프·덮밥·샐러드 등 한 그릇으로 취식 가능한 구성이 특징이다.
특히 프리미엄 스프 4종(▲베이컨 감자 스프 ▲그릴드 단호박 크림 스프 ▲트러플 머쉬룸 스프 ▲토마토 칠리 함박 스프)은 추운 겨울철 간편하면서도 속을 편안하게 덥힐 수 있는 메뉴로 호응을 얻고 있다. 고형 식재료를 활용해 맛의 밀도를 높인 구성으로, 연말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따뜻한 식사 선택지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본도시락은 1인 가구와 직장인 점심 수요를 고려해 배달의민족 ‘한그릇’ 카테고리에 입점, 최소 주문금액 없이 이용 가능한 1인 무료배달 서비스 등 접근성을 강화하며 혼식 고객층을 타깃팅하고 있다. 그 결과 출시 한 달 만에 메인 메뉴 기준 매출 23%, 판매량 21%가 증가하는 등 성과를 나타냈다.
풀무원, ‘조리 편의’에 미식 완성도 더해… 1인 홈다이닝 경험 강화
풀무원은 이탈리아 파스타 브랜드 바릴라와 협업한 프리미엄 파스타 키트 ‘아티장 라자냐’를 출시하며, 집에서도 레스토랑 수준의 한 끼를 즐기려는 ‘홈다이닝’ 수요를 겨냥했다. 일반적으로 1시간가량 소요되는 라자냐 조리 시간을 절반 이상 단축할 수 있도록 구성해, 조리 부담을 크게 낮춘 것이 특징이다.
제품에는 조리 과정을 담은 레시피 카드와 함께 조리 영상이 담긴 QR코드가 제공돼, 요리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도 손쉽게 완성도 높은 라자냐를 만들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하림 더미식, ‘홈파티 간편식’ 진화… 트레이 없이도 즐기는 연말 식사 제안
하림은 연말 외식 대신 집에서 식사를 즐기려는 수요를 겨냥해 ‘The미식(더미식) 트레이요리’ 7종을 선보였다. 송년 모임 부담을 줄이고, 비교적 조용한 연말 식사 방식을 선택하는 소비자층을 염두에 둔 구성이다.
제품은 ▲닭다리살 구이 ▲닭가슴살 구이 ▲순살 닭갈비 ▲순살 찜닭 ▲제육볶음 ▲함박스테이크 ▲토마토미트볼파스타 등으로 구성됐다. 혼자 먹는 식사나 소수 인원이 함께하는 연말 식사 상황에서 트레이에서 바로 취식할 수 있도록 구성해 별도의 플레이팅 부담을 줄인 점이 특징이다.
업계 관계자는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연말을 보내는 방식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라며, “앞으로는 혼자만의 시간을 존중하는 메뉴 구성과 서비스가 외식·간편식 시장의 주요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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