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ESG·디지털 전환 시대, 조달의 역할이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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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ESG·디지털 전환 시대, 조달의 역할이 바뀐다”

디지틀조선일보 2025-12-24 16:15: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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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구매조달학회 문형남 회장·이종현 부회장 인터뷰
ESG와 디지털 전환이 재정의하는 공공·민간 조달의 새로운 역할
  • 공공과 민간을 아우르는 조달 시스템이 전환점에 서 있다. 비용과 효율 중심의 전통적 조달에서 벗어나, ESG와 디지털 전환을 축으로 국가 전략과 산업 정책, 사회적 가치 창출을 동시에 수행하는 핵심 수단으로 재정의되고 있다.

    2024년 기준 국내 공공조달 시장 규모는 약 225조 원으로, GDP의 약 9%에 달한다. 조달은 단순한 행정 집행을 넘어 경제 회복과 기술 혁신, 지속가능한 산업 생태계 조성에 직결되는 전략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글로벌 흐름도 유사하다. 미국은 공공조달을 산업 보호와 기술 주권 강화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유럽연합(EU)은 친환경 공공조달을 통해 기후 대응과 신산업 육성을 병행하고 있다. OECD 역시 책임 있는 조달과 공급망 리스크 관리를 공공조달의 핵심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조달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학회의 역할에 대해 한국구매조달학회 문형남 회장과 이종현 부회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일문일답.

    - 왜 지금, 조달이 다시 주목받고 있는가

    문형남 회장(이하 문 회장) “과거 조달은 얼마나 싸게, 얼마나 빠르게 구매하느냐가 핵심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조달은 전혀 다른 질문을 던집니다. 이 구매가 공급망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만드는가, 환경과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장기적으로 국가와 조직의 신뢰를 높이는 선택인가라는 질문입니다. 조달은 이제 조직의 전략과 가치가 가장 집약적으로 드러나는 영역이 되었습니다.

    조달은 단순한 집행 기능이 아니라, 혁신 성장과 사회적 책임을 동시에 실현하는 전략적 수단으로 재해석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인식은 학계와 정책 현장에서 공통적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 문형남 회장, 이종현 부회장(왼쪽부터)./사진=한국구매조달학회
    ▲ 문형남 회장, 이종현 부회장(왼쪽부터)./사진=한국구매조달학회

    이종현 부회장(이하 이 부회장) “여기에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이 더해졌습니다. 팬데믹, 지정학적 갈등, 기후 위기는 조달을 단순한 구매 행위로 둘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이제 조달 담당자는 가격 비교자가 아니라, 리스크 관리자이자 미래 전략가에 가깝습니다. 어떤 공급자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기관과 기업의 ESG 성과, 위기 대응 능력이 달라집니다.

    특히 우리나라 조달 체계의 중심에 있는 조달청은 이러한 변화에 가장 선제적으로 대응해 온 기관 중 하나입니다. 전자조달 고도화, 데이터 기반 심사 체계, 중소기업과 혁신 기업의 조달시장 진입 확대 등은 공공조달이 현대 행정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성과입니다. 조달청의 이러한 축적된 성과는 우리 조달 시스템이 금속처럼 단단한 신뢰 기반 위에 서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 디지털 전환은 조달의 역할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가.

    문 회장 “디지털 전환은 조달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공공조달 플랫폼의 고도화,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평가·심사 체계의 투명성 강화는 이미 진행 중인 변화입니다. 조달 체계 전반이 AI와 데이터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조달은 점점 더 정밀하고 전략적인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기술 도입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디지털 전환은 조달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수단이어야 합니다.”

    이 부회장 “AI 기반 수요 예측, 공급망 리스크 분석, 계약·구매 프로세스 자동화는 이미 글로벌 표준으로 가고 있습니다. 여기에 블록체인 기반 계약 관리, 공급자 ESG 데이터 연계까지 결합되면 조달은 가장 투명한 행정·경영 영역이 될 수 있습니다.

    조달청이 구축해 온 전자조달 시스템은 이러한 변화의 토대 역할을 해 왔습니다. 이는 단순한 시스템 개선이 아니라, 조달을 종합 정책 플랫폼으로 끌어올린 성과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조달은 사회적 가치와도 직결되며, 정보 접근성이 높아질수록 중소기업과 지역 기업의 참여 기회가 확대되고, 이는 보다 공정한 시장 구조로 이어집니다.”

    - ESG와 사회적 가치는 조달을 통해 어떻게 구현될 수 있는가.

    문 회장 “ESG는 조달에서 선택이 아니라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친환경 제품 우선 구매, 전 생애주기 관점의 평가, 공급자의 책임 있는 경영 여부를 반영하는 조달 기준은 이미 국제적 흐름입니다. 조달은 예산 집행을 넘어,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시장에 신호로 보내는 역할을 합니다.”

    이 부회장 “공급망 거버넌스가 핵심입니다.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 협력업체, 지역 기업, 혁신 기업이 함께 ESG 기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조달은 배제의 장치가 아니라, 역량을 키워주는 성장 플랫폼이 되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조달청이 축적해 온 제도 운영 경험과 데이터는 하나의 몽석과 같습니다. 오랜 시간 축적된 정책 경험과 현장 데이터가 결합되어, 공공조달 전반의 방향성을 단단히 받쳐주고 있습니다.”


  • 이종현 부회장과 문형남 회장(왼쪽부터)./사진=한국구매조달학회
    ▲ 이종현 부회장과 문형남 회장(왼쪽부터)./사진=한국구매조달학회

    - 공공과 민간 조달의 경계는 어떻게 재편되고 있는가.

    문 회장 “공공과 민간 조달은 더 이상 분리된 영역이 아닙니다. 공공은 민간의 혁신과 속도를 배우고, 민간은 공공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흡수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공공조달 시장은 혁신 기업에게 테스트베드이자 성장 사다리가 될 수 있습니다. 학회는 이러한 융합 모델을 설계하고, 제도와 가이드라인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이 부회장 “이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은 사람입니다. 조달 담당자는 계약 전문가를 넘어, 시장 분석가이자 ESG 전략가, 디지털 이해자가 되어야 합니다. 학회의 연구와 교육은 실무에 적용 가능한 역량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 조달의 미래는 어디로 향하고 있으며, 학회의 역할은 무엇인가.

    문 회장 “조달은 이제 단순한 행정 기능이나 비용 관리의 영역을 넘어, 국가와 조직의 지속가능성과 경쟁력을 좌우하는 전략적 영역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기후 변화 대응, 기술 혁신, 공급망 안정, 사회적 가치 창출이라는 과제는 모두 조달을 통해 가장 구체적으로 실행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조달은 효율성과 공정성이라는 전통적 가치 위에, 지속가능성과 책임, 그리고 디지털 기반의 정밀한 의사결정이 결합된 형태로 진화할 것입니다. 학회는 이러한 변화가 선언에 그치지 않고 제도와 현장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역할을 이어가고자 합니다.”

    이 부회장 “조달의 미래는 기술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어떤 기준으로 구매하고, 어떤 가치를 우선하며, 어떤 생태계를 만들어 갈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함께 필요합니다. 조달은 그 자체로 시장에 메시지를 보내는 행위이며, 그 메시지가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책임을 향할 때 공공성과 신뢰가 강화됩니다.

    조달청이 그동안 보여준 성과는 이러한 방향이 결코 이상론이 아님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축적된 제도 운영 경험과 디지털 역량은 우리 조달 시스템이 현대적이면서도 금속처럼 견고한 기반 위에 서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학회는 이론과 실무, 공공과 민간을 잇는 연결고리로서, 조달이 사회가 지향하는 가치를 담아내는 공공의 언어가 되도록 그 역할을 지속해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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