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살림 팁을 살펴보다 보면 다소 엉뚱해 보이는 방법들이 눈에 띈다. 두루마리 휴지를 끓는 물에 담갔다가 치약과 커피가루를 섞어 알루미늄 호일 위에 올려두는 방식도 그중 하나다.
얼핏 보면 즉흥적인 실험처럼 보이지만, 이 방법이 습기 제거와 해충 기피에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가 꾸준히 회자되고 있다. 다만 어떤 원리로 작용하는지, 실제로 사용할 때는 무엇을 주의해야 하는지 알고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두루마리 휴지를 끓는 물에 담그는 과정부터 살펴보자. 휴지는 목재 펄프로 만들어져 있어 고온의 물에 닿으면 섬유 결합이 빠르게 느슨해진다. 30초 정도 끓는 물에 담가두면 형태가 무너지고, 꺼내서 부수기 쉬운 상태가 된다. 이 과정은 휴지를 단순한 종이가 아니라 수분을 머금을 수 있는 펄프 덩어리로 바꾸는 역할을 한다. 즉, 이후 섞이는 재료들을 붙잡아주는 흡착체 역할을 하게 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이렇게 잘게 부순 휴지에 치약을 섞는 이유는 향과 성분 때문이다. 치약에는 멘톨 계열 향이 포함돼 있는 경우가 많다. 이 강한 향은 사람에게는 상쾌하게 느껴지지만, 벌레에게는 자극적인 냄새로 인식될 수 있다. 특히 개미나 바퀴벌레는 후각에 민감해 특정 향을 피하는 경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치약이 일종의 기피 요소로 작용한다는 설명이 따라붙는다.
커피가루를 더하는 이유도 비슷하다. 사용한 커피 찌꺼기는 특유의 쓴 향을 가지고 있고, 미세한 입자가 냄새를 흡수하는 성질이 있다. 이로 인해 습한 공간의 냄새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동시에 커피 향 역시 일부 해충이 꺼리는 냄새로 언급된다. 휴지 펄프에 치약과 커피가루가 섞이면서, 냄새를 머금고 천천히 발산하는 덩어리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이 재료들을 손으로 뭉쳐 알루미늄 호일 위에 올려두는 이유도 있다. 호일은 수분이 바닥으로 스며드는 것을 막고, 내용물이 쉽게 마르지 않도록 돕는다. 이렇게 만든 덩어리를 싱크대 아래, 신발장, 베란다 구석, 현관 주변처럼 습기와 벌레가 신경 쓰이는 곳에 두면 효과를 기대하는 방식이다.
다만 이 방법을 만능 해결책처럼 받아들이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벌레 퇴치 효과는 과학적으로 명확히 검증된 살충 작용이 아니라, 냄새에 의한 기피 효과에 가깝다. 이미 바퀴벌레나 개미가 대량으로 발생한 공간에서는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어디까지나 예방이나 보조적인 수단으로 접근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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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할 때 주의할 점도 있다. 수분을 머금은 덩어리를 장기간 방치하면 오히려 곰팡이가 생길 수 있다. 특히 여름철이나 습도가 높은 공간에서는 주기적으로 상태를 확인하고, 냄새가 변하거나 표면에 이상이 생기면 바로 폐기해야 한다. 아이나 반려동물이 있는 집에서는 만지거나 입에 넣지 않도록 배치 장소를 신중히 정해야 한다.
또 치약의 종류에 따라 향과 성분이 달라지므로 효과 체감도 차이가 날 수 있다. 너무 강한 향의 치약을 많이 넣으면 실내 냄새가 불쾌해질 수 있어 소량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커피가루 역시 완전히 말린 것을 사용하는 것이 위생 면에서 안전하다.
이 방법은 집에 있는 재료로 간단히 시도해볼 수 있는 생활 아이디어에 가깝다.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습기 관리와 냄새, 해충 문제를 동시에 신경 쓰고 싶을 때 참고할 만한 요령이다. 다만 효과를 과신하기보다는, 환기와 청결 관리 같은 기본적인 생활 관리와 함께 병행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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