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지도자, 딸은 선수"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당구…아이리그로 완성한 ‘생애주기형 가족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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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지도자, 딸은 선수"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당구…아이리그로 완성한 ‘생애주기형 가족 스포츠’

빌리어즈 2025-12-24 15:54:4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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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KBF 아이리그'로 운영되고 있는 참좋은지역아동센터 리그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들과 담당 지도자들. 맨 앞줄 오른쪽의 이솔 양과 맨 뒷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의 이승훈 지도자는 부녀지간이다. 사진=대한당구연맹 제공
'2025 KBF 아이리그'로 운영되고 있는 참좋은지역아동센터 리그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들과 담당 지도자들. 맨 앞줄 오른쪽의 이솔 양과 맨 뒷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의 이승훈 지도자는 부녀지간이다. 사진=대한당구연맹 제공

[빌리어즈=김민영 기자] 엄마와 아빠의 어깨너머로 보던 당구가 아이의 취미가 됐다. 대한당구연맹 KBF 아이리그에서 지도자와 학생으로 만난 이승훈(49) 지도자 가족의 이야기다.

KBF 아이리그 지도자로 활약 중인 이승훈 지도자는 고등학교 시절 당구를 처음 접한 뒤, 선수의 길을 진지하게 고민할 만큼 한때 당구에 푹 빠졌던 ‘찐 당구 매니아’다. 비록 부모님의 반대로 첫 번째 꿈을 접어야 했지만, 사회생활 중 우연히 접한 포켓볼의 매력에 다시 빠지며 당구와의 인연을 이어갔다.

포켓볼 동호회 활동을 하며 당구와 다시 인연을 쌓은 그는 동호인으로 만난 현재의 아내 이진화(41) 씨와 가정을 이루었고, 딸 이솔(9)을 얻으며 자연스럽게 ‘당구 가족’이 탄생했다.

갓난아이 시절부터 엄마, 아빠의 포켓볼 동호회 활동을 함께해온 딸 이솔은 올해 아이리그를 통해 당구를 정식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이승훈 지도자는 아내 이진화 씨와 함께 KBF 디비전리그 포켓볼 클럽팀 챔피언십에 출전해 본선 진출에도 성공했다.

이승훈 지도자는 “사실 아이가 처음부터 당구에 큰 관심이 있었던 건 아니다”라며 “아이리그에 참여한 이후부터 당구를 더 좋아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아주 어릴 때부터 엄마, 아빠가 당구 치는 모습을 옆에서 봐서인지 또래 아이들보다 이해도가 높다. 초크를 바르는 법도 알고, 당구장에서의 기본 매너도 자연스럽게 몸에 배어 있다”며 “주변의 ‘잘한다’는 칭찬이 흥미를 키워주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승훈 지도자. 이승훈 지도자의 가족은 아빠는 당구 지도자로, 엄마는 디비전리그 선수로, 딸은 아이리그에 참여해 생애주기형 스포츠 당구를 실현했다. 사진=관악/김민영 기자
이승훈 지도자. 이승훈 지도자의 가족은 아빠는 당구 지도자로, 엄마는 디비전리그 선수로, 딸은 아이리그에 참여해 생애주기형 스포츠 당구를 실현했다. 사진=관악/김민영 기자

만약 그가 어린 시절 아이리그 같은 제도가 있었다면 인생의 선택도 달라졌을지 모른다.

“제가 당구를 배우던 시절과 지금은 분위기 자체가 다르다. 당시에는 학생들이 당구를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환경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이리그를 통해 전문 강사에게 직접 지도를 받을 수 있고, 당구선수라는 직업에 대한 인식도 많이 달라졌다.”

결국 그는 이루지 못한 당구선수의 꿈 대신 당구 지도자의 길을 택했다.

“고등학교에 당구부가 생기고, 대학에 당구 관련 학과가 생기는 걸 보면서 지도자의 길을 준비했다. 심판 자격증을 먼저 취득했고, 이후 지도자 자격증도 땄다. 현재는 서울당구연맹 심판과 아이리그 지도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렇게 아빠와 딸은 아이리그에서 지도자와 학생으로 만났다.

“포켓볼 구장만 다니다가 아이리그를 통해 처음 4구를 배웠는데, 구멍이 없어서 재미없다며 포켓볼이 더 재밌다고 하더라”며 웃은 그는 “만약 당구선수가 되고 싶다고 한다면 당연히 응원할 것이다. 선택은 아이에게 맡길 생각”이라고 말했다.

'2025 KBF 아이리그'에 참여하고 이솔 양이 기초부터 차근히 당구를 배우고 있다. 대한당구연맹 제공
'2025 KBF 아이리그'에 참여하고 이솔 양이 기초부터 차근히 당구를 배우고 있다. 대한당구연맹 제공

이승훈 지도자는 아내와 함께 선수로도 활동하며 ‘KBF 디비전리그 포켓볼 클럽팀 챔피언십’ 본선에 진출, 가족 단위의 ‘당구 생애주기형 스포츠 모델’을 몸소 실현했다.

“아내는 2016년 출산 이후 잠시 당구를 쉬었다가 2018년에 다시 시작했다. 또래 아이를 키우는 부부들이 있어 아이들은 당구장에서 놀고, 부모들은 함께 당구를 칠 수 있었다. 지금은 오히려 아내가 저보다 포켓볼을 더 좋아한다.”

이번 클럽팀챔피언십에서도 처음에는 입상을 목표로 하지 않았다. 그러나 8강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를 꺾으며 욕심이 생겼다. 

“아내가 나가고 싶어 해서 가볍게 출전했는데, 8강 상대가 워낙 강팀이라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오히려 제가 실수했을 때 아내가 잘 만회해줘 4강까지 올 수 있었다. 여기까지 온 김에 우승도 노려보겠다.”

아이리그 지도자로서의 보람도 크다. 그는 “요즘 아이들이 스마트폰에 익숙한데, 아이리그에 오면 자연스럽게 핸드폰을 내려놓고 당구에 집중한다”며 “아이들이 정말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의미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다만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당구대나 큐가 부족한 점은 아쉽다”고도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올해 처음 아이리그 지도자를 맡았는데, 정말 가치 있는 경험이었다”며 “내년에는 더 많은 학교와 아이들이 아이리그에 참여하길 바란다”고 바람을 전했다.


(사진=김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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