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코리아=조성란 기자] 내년 여행 트렌드의 핵심 키워드는 단연 ‘나’다. 여행의 중심축은 목적지에서 사람으로, 소비에서 경험으로 이동하고 있다. 여행자는 더 이상 관람자가 아니라 경험의 주인공이 되어, 머무는 시간과 만난 사람, 그곳에서 느낀 감정까지 자신만의 이야기로 축적한다. 단순히 다녀오는 여행보다 ‘나를 남기는 여행’이 새로운핵심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것.
이는 부킹닷컴이 전 세계 33개국 2만 9천여 명의 여행객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발표한 ‘2026년을 이끌 핵심 여행 트렌드 10가지’에 담긴 변화다.
조사 결과, 여행은 더 이상 정해진 일정이나 유행을 따르는 소비 활동이 아닌, 개인의 취향과 가치, 관심사를 반영하는 정체성의 경험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객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여행을 설계하며, 그 과정 자체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있다.
부킹닷컴이 제시한 2026년 10대 핵심 여행 트렌드를 살펴본다.
# 상상 속 세계로 떠나는 여행 '로맨타지 휴양지'
가장 주목받는 키워드는 ‘로맨타지(Romantasy)’다. 로맨스와 판타지가 결합된 이 여행 방식은, 장소를 방문하는 것을 넘어 이야기 속 주인공이 되는 경험을 지향한다.
한국 여행객의 76%, 글로벌 평균 71%는 판타지 세계관에서 영감을 받은 여행지에 관심이 있다고 답했으며, 절반 이상은 역할극 형태의 몰입형 여행에도 참여할 의향을 보였다. 이는 여행의 가치가 ‘관광’에서 ‘몰입과 정체성 경험’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AI 기반 추천 기술은 판타지 테마에 어울리는 숙소와 촬영지, 숨겨진 여행지를 발견, 이러한 상상력을 현실로 연결한다. 로맨타지 여행은 이제 특정 마니아층의 취향을 넘어, 기술을 통해 누구나 접근 가능한 새로운 여행 선택지로 확장되고 있다.
#봇이 함께하는 휴가…‘휴머노이드 별장’
별장은 오랫동안 프라이버시와 휴식을 위한 공간으로 자리해 왔다. 2026년에는 여기에 기술이 결합되며, 일상의 번거로움을 덜어주는 ‘미래형 숙소’로 진화하고 있다. 청소와 정리, 식사 준비까지 지원하는 휴머노이드 도우미와 스마트 시스템을 갖춘 별장이 새로운 여행 트렌드로 부상 중이다.
여행객들의 수용도 역시 높다. 청소·정리·요리를 돕는 로봇과 스마트 시스템을 갖춘 ‘휴머노이드 별장’에 대해 한국 여행객의 85%가 예약 의향을 밝혔다.
특히 실용적인 기능에 대한 기대가 컸다. 로봇 별장에 관심을 보인 여행객 중 약 절반(한국 45%, 글로벌 평균 49%)은 청소 로봇이 숙소 선택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으며, 39%(한국·글로벌 동일)는 로봇 요리사에 가장 큰 기대를 나타냈다.
흥미로운 점은 편의성뿐 아니라, 여행객 3명 중 1명은 ‘새로운 숙박 경험 그 자체’를 매력으로 꼽았다는 것이다. 휴머노이드 별장은 실용성과 오락의 경계를 허물며, 휴가용 숙소를 편안하면서도 기억에 남는 경험의 공간으로 재정의하고 있다.
# 여행으로 관계를 시험하다 '관계 테스트 여행'
휴식의 도구였던 여행은 관계의 테스트 무대로도 활용되고 있다. 낯선 환경에서 드러나는 책임감과 문제 해결 방식은 연인, 친구, 동료와의 관계를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실제로 한국 여행객의 57%는 관계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새로운 사람과 여행을 떠날 의향이 있다고 답했으며, Z세대의 80%는 여행이 관계를 현실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여행은 이제 사랑과 우정, 팀워크를 검증하는 경험이 되고 있다.
# 기념품은 ‘보관’이 아니라 ‘사용’..일상 속 여행 기억 매개체
2026년의 기념품은 장식용 소품을 넘어,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물건으로 진화한다. 팬트리와 주방을 채우는 식재료·주방용품은 여행의 기억을 일상으로 끌어온다.
이러한 흐름의 핵심은 ‘기억의 지속성’이다. 여행객의 3분의 2 이상(한국 70%, 글로벌 평균 68%)은 여행 중 디자인이 아름다운 주방용품이나 팬트리 보관품을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절반 이상(한국 63%, 글로벌 평균 55%)은 팬트리 저장품이나 주방용품으로 유명한 여행지를 방문할 의향을 보였다.
기념품은 이제 한순간의 추억이 아니라, 여행 이후의 일상 속에서도 경험을 반복적으로 환기시키는 매개로 자리 잡고 있다. 또 기념품이 여행의 ‘결과물’을 넘어 목적지 선택의 기준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열린 로드트립: 도로 위에서 만나는 새로운 동행
로드트립 역시 변화한다. 가족·친구 중심의 이동에서 벗어나, 여정을 공유하는 열린 여행으로 진화하고 있다. 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경험을 나누고 관계를 확장하는 장으로 확장되는 것.
카풀과 AI 기반 경로 추천은 새로운 만남과 즉흥성을 가능하게 한다. 실제로 한국 여행객의 79%, 글로벌 평균 84%는 여행 중 카풀에 긍정적이었다. 특히 Z세대는 자율주행·AI 기반 로드트립에 높은 기대를 보였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기술의 역할이 있다. 전 세계 여행객의 65%(한국·글로벌 동일)는 혼잡을 피하고 경치가 뛰어난 경로를 찾기 위해 AI 또는 생성형 AI를 활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기술은 로드트립을 보다 개인화되고 개방적인 경험으로 확장하고, 도로는 관계를 확장하는 공간이 되고 있다.
# 별들에게 물어봐! '운명이 내린 휴가?'
2026년에는 점성술과 달의 위상 같은 우주의 흐름에 맞추는 여행 방식이 여행 일정과 목적지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 여행객 절반가량은 영적 조언에 따라 여행을 변경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별자리 운세가 나쁠 경우 여행을 재고하겠다는 응답은 한국 한국 46%, 글로벌 평균 43%였다.
달의 위상이나 하지·동지 등 천문학적 시점에 맞춰 여행을 떠나거나 영적인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여행지를 선택하는 등, 신비주의적 요소를 여행 경험 자체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 피부를 위한 휴가…‘글로우케이션’
웰빙 여행은 피부로 확장된다. 개인 피부 상태에 맞춘 스킨케어와 수면 환경을 결합한 글로우케이션’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 로우케이션은 ‘빛나다(glow)’와 ‘휴가(vacation)’를 결합한 신조어로, 여행지에서 개인의 피부 상태와 고민에 맞춘 스킨케어 트리트먼트를 집중적으로 경험하는 피부 관리 특화 여행을 의미한다
한국 여행객의 80%는 맞춤형 피부 관리 중심의 뷰티 여행에 관심을 보였으며, AI·스마트 미러 등 기술 기반 개인화 서비스에 대한 기대도 높았다.
뷰티 여행은 피부 관리에만 머물지 않는다. 여행객의 다수(한국 78%, 글로벌 평균 75%)는 수면 환경을 최적화한 숙소에 관심을 보이며, 피부 회복과 재생에 중요한 휴식의 질을 함께 중시하고 있다.
#고요한 자연과 깊은 교감 여행
2026년에는 자극을 줄이고 평온함에 집중하는 ‘조용한 여행’이 새로운 휴식 방식으로 떠오르고 있다. 빠른 속도와 과도한 소음에 지친 여행객들이 휴식의 해법으로 고요한 자연과의 교감을 선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여행객의 43%(한국·글로벌 동일)는 자연과 더 가까워지기 위해 휴가를 떠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곤충·조류 관찰, 채집형 숙소 등 자연과 깊이 교감하는 경험이 새로운 휴식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 추억 회귀 여행: 기억이 목적지가 되다
과거의 사진과 추억을 목적지로 삼는 회귀형 여행도 주목된다. AI 기반 사진 매핑 등 기술을 통해 오래된 사진 속 배경이 추억 속 장소를 다시 찾고, 과거의 감정을 현재의 경험으로 되살린다. 여행은 미래를 향한 이동이자, 자기 삶을 다시 읽는 과정이 된다.
이러한 여행은 단순한 회상이 아닌, 감정적 연결을 회복하려는 욕구에서 출발한다. 젊은 시절로 돌아간 듯한 감정과 유대감,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여행지에 매력을 느낀다고 응답했다.
‘과거로의 여행’은 기억을 박제하는 것이 아니라, 추억을 현재의 경험으로 다시 살아나게 하는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 나를 위한 보상으로서의 여행
결혼·기념일 같은 사회적 이벤트 대신, 스스로의 성취를 기념하는 여행이 늘고 있다. 여행객의 75%는 ‘열심히 살아온 나에게 여행은 정당한 보상’이라고 인식한다.
부킹닷컴 최고 비즈니스 책임자 제임스 워터스(James Waters)는 “과거에는 일부 여행객만 선택하던 여행 방식이 이제는 여행 트렌드의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2026년부터는 여행은 그 어느 때보다 개인의 진정한 자아를 더욱 충실하게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킹닷컴은 여행객들이 자신이 꿈꿔온 여행을 보다 쉽게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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