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전 검찰총장이 '김건희 여사에 대한 검찰의 수사 무마 의혹'을 파헤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김건희 특검팀)의 참고인 조사에 불출석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 전 총장은 24일 오후 2시로 예정됐던 조사를 앞두고 특검팀에 개인적인 사정으로 나오기 어렵다는 취지의 불출석 사유서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 수사 기간이 오는 28일 종료되는데다, 참고인 신분의 이 전 총장에게 법적으로 출석을 강제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면 조사가 성사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특검팀은 이 전 총장을 상대로 검찰이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및 디올백 수수 의혹을 수사했을 때 직무유기나 외압 등이 있었는지 등을 확인할 계획이었다.
이 전 총장은 지난해 5월 2일 김 여사의 디올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 서울중앙지검에 전담수사팀을 구성하라고 지시해 윤석열 정부와 마찰을 빚은 당사자다.
당시 디올백 의혹 사건은 2023년 12월 고발장이 접수된 후 이렇다 할 수사 진척이 없었으나, 이 전 총장이 직접 진상 규명을 지휘하면서 수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관측됐다.
그런데 법무부가 돌연 서울중앙지검장과 1∼4차장검사 전원을 물갈이하고, 이 전 총장의 대검 참모진도 대거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인사 이튿날 출근길에 이 전 총장은 '검찰 인사가 사전에 충분히 조율됐느냐'는 질문에 '7초 침묵'으로 답변을 대신한 것으로 보여졌다. 인사가 자신과 상의 없이 이뤄진 데 대한 일종의 항의의 뜻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됐다.
새로 구성된 수사팀은 작년 7월 김 여사를 소환하는 대신, 대통령경호처 부속 청사에서 방문 조사했다. 방문 조사 사실을 이 전 총장에게 사전에 보고하지 않아 '총장 패싱' 논란을 낳기도 했다.
수사팀은 이 전 총장 퇴임 후인 그해 10월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디올백 수수 의혹 사건을 모두 무혐의 처분했다. 이때 수사 책임자는 이창수 전 중앙지검장이었다.
특검팀은 이달 28일 수사 종료 전까지 검찰의 김건희 여사 수사 무마 의혹을 정리하는 데 집중하는 모양새다.
지난 18일에는 이 전 지검장,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김주현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 심우정 전 검찰총장 등 8명을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했다.
직권남용 혐의를 받는 이 전 지검장에게는 지난 22일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 받으라고 요구했으나 응하지 않았고, 오는 26일 재차 출석을 통보했다. 이 전 지검장이 두 번째 출석 요구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특검팀은 남은 기간 수사를 마무리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에 사건을 이첩하기 위한 증거기록 정리 등에 몰두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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