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가 국토교통부로부터 '자율주행자동차 시범운행지구'로 선정되면서, 2026년 2월부터 도심형 자율주행 셔틀 서비스를 정식 도입한다. 이번 사업은 성남시가 공들여온 모빌리티 특화도시 전략의 첫 번째 실전 무대로, 중원구 성남동을 기점으로 판교와 성남하이테크밸리를 잇는 새로운 교통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성남시는 그동안 판교제2테크노밸리와 같은 신도심과 성남하이테크밸리 중심의 구도심 사이에서 발생하는 이동의 불편함을 고질적인 문제로 파악해 왔다. 대중교통 노선이 존재하지만, 특정 거점을 직통으로 연결하는 수단이 부족해 환승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이번 시범운행은 기존 노선버스를 대체하는 성격보다, 교통 공백이 발생하는 틈새 구간을 자율주행 기술로 메우는 데 집중한다. 성남종합운동장 야외 주차장에 새롭게 조성된 '모빌리티 허브센터'가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으며, 이를 중심으로 두 개의 전략 노선이 운영될 예정이다.
운행 노선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노선 A는 모란역 인근 구도심에서 판교제2테크노밸리까지 이어지는 편도 8.1km 구간이다. 노선 B는 허브센터를 기점으로 성남하이테크밸리, 수진역, 신흥역, 단대오거리역 등 주요 거점을 순환하는 12.1km 노선으로 구성된다.
서비스 개시 시점인 2026년 2월부터 향후 2년 동안은 시민 누구나 무료로 셔틀을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운영 시간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로 제한되며, 점심시간(12:00~13:00)에는 운행이 중단된다. 하루 운행 횟수가 약 4회에 불과하다는 점은 실제 교통 수요를 흡수하기에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자율주행을 표방하지만, 완전 무인 운행 단계는 아니다. 성남시는 각 차량에 안전관리자 1명을 의무 탑승시켜 차량 점검과 돌발 상황 대응을 맡기기로 했다. 특히 모란역 주변처럼 교통량이 많고 복잡한 혼잡 구간에서는 안전을 위해 수동 주행 방식을 병행하는 탄력적 운영안을 채택했다. 이러한 결정은 기술적 완성도에 대한 신중론과 시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용자들은 별도의 전용 정류장이 아닌 기존 버스정류장에서 현장 탑승 방식으로 셔틀을 이용하게 된다.
신상진 성남시장은 이번 사업에 대해 "자율주행 기술을 단순히 시험하는 차원을 넘어, 시민들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공공 서비스로 정착시키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신 시장은 신·구도심의 연결성을 강화하고 구도심 내 이동 편의를 높여 자율주행이 실제 시민 삶의 질적 변화로 이어지도록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성남시의 이번 시도는 미래형 모빌리티가 공공 교통 시스템에 어떻게 녹아들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다만 시범 운영 기간의 한정된 운행 횟수와 복잡한 도심 도로 상황 속에서 자율주행 시스템이 얼마나 안정적인 정시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향후 정식 서비스 전환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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