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과 구인난이 동시에 발생하는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이 심화하는 가운데, 부산 지역 대학생들이 직접 지역 강소기업의 경쟁력을 파헤치고 실질적인 입사 전략을 제안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부산시는 지난 23일 오후 부산시티호텔 컨벤션홀에서 ‘2025 청끌기업 취업전략 경진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대회는 단순히 기업 정보를 전달하는 수준을 넘어, 청년들이 선호하는 이른바 ‘청끌기업(청년이 끌리는 기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구체적인 커리어 로드맵을 설계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기획됐다.
올해 시가 선정한 청끌기업은 총 110개 사다. 급여수준, 복지제도, 워라밸, 미래 성장성 등 청년들이 직장을 선택할 때 중요하게 여기는 지표를 기준으로 선발했다. 작년 100개 사에서 규모를 확대한 점은 지역 내 우수 기업 발굴에 대한 시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번 본선 무대에는 경성대, 국립부경대, 동명대, 동서대, 동아대, 동의대, 신라대 등 부산권 7개 대학의 대표팀이 올랐다. 각 팀은 대학별 자체 예선을 거쳐 선발된 만큼, 기업 분석의 깊이와 전략의 현실성 면에서 수준 높은 결과물을 선보였다.
심사 결과 영예의 최우수상은 ㈜지에스티를 분석한 동아대학교 ‘스마트한 아이들팀’에게 돌아갔다. 이들은 기업의 기술력과 외부 시장 환경을 현미경 분석하듯 짚어냈을 뿐만 아니라, 목표 직무에 필요한 핵심 역량을 정의하고 채용 절차별 맞춤 대응책을 제시해 심사위원들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 단순히 스펙을 나열하는 방식이 아닌, 기업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파악해 본인들이 기여할 수 있는 지점을 명확히 한 점이 돋보였다.
우수상을 차지한 경성대학교 ‘김윤최강조팀’은 고려저축은행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금융권의 직무 특성을 반영해 단계별 취업 준비 로드맵을 체계적으로 구성했다는 평가다. 이외에도 동서대학교 ‘손해싫조팀’과 국립부경대학교 ‘취업시켜조팀’이 각각 장려상을 받으며 실력을 입증했다.
최우수와 우수 팀에게는 상장과 함께 상금이 수여되며,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서 제공하는 현장실습 기회라는 파격적인 혜택도 주어진다. 이는 취업 준비생들에게 실제 공공기관의 실무를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자산이 될 전망이다.
현장에서는 이번 대회가 지역 기업에 대한 해묵은 편견을 깨는 계기가 됐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참가자들은 이름만 들으면 알 법한 대기업이 아니더라도 내실 있는 지역 기업이 많다는 점을 체감했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이러한 일회성 행사가 실제 채용 확정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기업과 청년 간의 접점을 상시화할 수 있는 더욱 정교한 사후 관리 시스템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김귀옥 부산시 청년산학국장은 “청년들이 기업을 직접 분석하며 직무를 이해하는 과정 자체가 실질적인 취업 역량 강화로 이어진다”며 “앞으로도 지역 인재와 우수 기업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프로그램을 지속해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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