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류정호 기자 |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A.J. 프렐러 단장이 송성문(29)의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송성문의 WBC 참가 여부는 구단 제약보다는 선수 본인의 선택에 달릴 가능성이 커졌다.
프렐러 단장은 24일(한국 시각) 열린 송성문의 입단 화상 기자회견에서 ‘송성문의 WBC 출전에 대한 구단 입장’을 묻는 질문에 “우리 구단은 WBC 출전을 포함해 선수들이 원하는 것을 항상 적극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송성문과 이에 관해 잠시 이야기를 나눴다”며 “앞으로 계속 대화를 이어가며 정리할 계획이고, 며칠에서 몇 주 안에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팀 합류 초기 좋은 인상을 남겨야 한다는 송성문의 고민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판단하겠다”고 덧붙였다.
야구 대표팀 주전 3루수로 활약해 온 송성문은 지난달 체코,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고, 내년 1월 열리는 WBC 대비 사이판 1차 국가대표 훈련 캠프 명단에도 포함됐다. 송성문은 최근까지 WBC 출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혀왔으나, 지난 22일 샌디에이고와 4년 1500만달러(약 220억원)에 계약을 체결한 이후에는 다소 신중한 태도로 돌아섰다. 23일 귀국길에서는 “구단이 허락한다면 WBC 출전을 고민하겠지만, 지금으로선 확답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사이판 캠프 참가 여부에 대해서는 “WBC에 나가지 못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훈련에 합류하는 것이 적절한지 고민된다”고 말했다.
WBC는 MLB가 주관하는 국제대회로, 메이저리그 소속 선수들은 소속 구단의 허락을 받아야 출전할 수 있다.
한편 프렐러 단장은 이날 송성문에 대한 평가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스카우트 단계부터 영입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이 특별했던 선수”라며 “최근 두 시즌 동안 KBO리그에서 보여준 성장 과정은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선구안이 뛰어나고 질 좋은 타구를 만들어내는 타자이며, 3루와 2루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수비 능력도 갖췄다”고 높이 평가했다. 또 “최근 몇 주간 그의 성격과 태도를 지켜봤는데, 긍정적인 에너지와 카리스마가 돋보인다. 많은 팬이 좋아할 유형의 선수”라고 덧붙였다.
프렐러 단장은 최근 2년간 송성문의 급성장 배경에 대해 “웨이트 트레이닝과 철저한 식단 관리로 신체 조건을 끌어올렸고, 공을 당겨치는 훈련을 통해 빠르고 강한 타구를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하성, 이정후, 김혜성 등 MLB에서 활약 중인 동료들의 성공도 자극이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샌디에이고는 송성문에게 3루와 2루뿐 아니라 다양한 수비 포지션을 맡길 구상이다. 이날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한 크레이그 스태먼 샌디에이고 신임 감독은 “외야 수비를 맡길 가능성도 있다”며 “스프링캠프에서 여러 가능성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송성문은 재능이 풍부한 선수”라며 “그가 뛸 수 있는 최적의 자리를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고 기자회견에 나선 송성문은 직접 준비한 영어 인사말로 취재진과 마주했다. ‘몇 년 전 MLB 진출을 상상했느냐’는 질문에는 “전혀 못 했다”며 “최근 2년간 큰 성장이 없었다면 지금은 MLB 입단 기자회견이 아니라 은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농담을 섞어 답했다.
MLB의 볼 판정 환경에 대해서는 “KBO리그에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이 도입된 뒤 성적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ABS보다는 타격 메커니즘의 발전이 더 큰 요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심판 판정과 ABS를 모두 경험한 선수로서 MLB의 시스템 차이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MLB는 2025시즌까지 기존 심판 판정을 유지하고, 2026시즌부터 ABS를 도입할 예정이다. 다만 모든 공을 자동 판정하는 KBO리그와 달리, MLB는 주심 판정을 기본으로 하되 팀당 경기당 2차례 이의 신청을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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