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에서 호텔 숙박권을 받아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 공개 유감표명을 했던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이번에는 가족이 같은 항공사로부터 공항 의전 등 편의제공을 받았다는 후속 보도가 나오자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김 원내대표는 24일 입장문을 내고 "진위 공방이 반복돼 안타깝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명한다"면서 "2023년 며느리와 손자가 하노이에 입국할 당시 하노이 지점장으로부터 편의를 제공받지 않았다", "안사람은 프레스티지 카운터와 라운지를 이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며느리·손자 부분에 대해 "생후 6개월 된 손자 출국을 알게 된 보좌직원이 대한항공에 편의를 요청하겠다고 했는데, 며느리가 사설 패스트트랙을 신청해 필요없다고 했다"며 "더욱이 다른 승객들과 동일한 시간, 동일한 게이트를 이용해 나왔는데 어떻게 편의를 제공받을 수 있었겠나"라고 해명했다.
부인 부분에 대해서는 "보좌직원이 대한항공 측에 (라운지 이용을) 요청했다고 했지만 안사람은 이를 고사하고 면세점에 있다가 출국했다"며 "일찍 도착하였고 관광도 아닌 가족 방문이라 짐이 단출해 별도의 수속 카운터를 이용할 필요도 없었다"고 했다.
이날 <한겨레>는 김 원내대표의 전직 비서관과 대한항공 관계자 간의 문자메시지 대화 내역을 추가로 공개했다. 전 비서관이 대한항공 측에 김 원내대표 가족의 항공기 탑승 사실을 알리자 이 관계자가 "하노이 지점장에게 의전 서비스 요청해놨다", "A수속 카운터로 내방해 주시면 된다. 라운지는 편하신 곳으로 입장하시면 된다"고 답하는 내용이다.
김 원내대표는 입장문에서 "관계가 틀어진 보좌직원이 이제 와서 상황을 왜곡하고 있지만 이 문제로 보좌직원을 탓하고 싶지는 않다. 보좌직원이 제 뜻과 상관없이 일을 진행했다고 해도 당시만 해도 선의에서 잘 하려고 한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의전 요청 등은 자신의 뜻이 아니었는데 '왜곡'됐다는 것이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서도 "보좌진이 선의에서 했는지는 모르겠다"며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한 것을 탓하고 싶지는 않다"고 같은 취지의 말을 했다. 그는 "그 당시에는 관계가 좋았고 (보좌진이) 잘 모시겠다는 뜻에서 자발적으로 한 게 아닌가"라고도 했다.
김 원내대표는 또 자신이 제공받은 호텔 숙박권으로 이용한 객실료가 1박당 72만 원선이라는 보도에 대해 자신이 전날 "현재 판매가는 조식 2인 포함 30만 원대 초중반"이라고 해 거짓 해명 논란이 인 데 대해서도 "제가 다른 의원님과 함께 확인한 결과 대한항공이 칼호텔에서 약 34만 원(조식 포함)에 구입한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재차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그렇다고 해서 정당하다는 뜻은 아니다. 적절하지 못했다"라며 "즉시 반환조치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호텔 홈페이지에 공고된 해당 객실 이용료는 72만5000원이 맞는다. 김 원내대표는 기자들이 '객실료 가액을 어떻게 산정했느냐'는 취지로 묻자 "대한항공 측에 여쭤봤다"고 했다. 그는 '일반인들도 34만 원에 그 방에서 묵을 수 있느냐'고 묻자 "그건 모르겠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의 이같은 해명에도 당 안팎에서는 우려와 비판이 나왔다. 민주당 지도부 일원인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날 불교방송(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의전실 문제는 그전부터 가끔 다른 의원도 문제가 된 게 좀 있었다"며 "원래는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사실이라면 적절치는 않다"고 했다.
민주당 김우영 의원도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좀 아쉬운 일이고, 어쨌거나 그런 일이 발생하지 말아야 되는데 본인의 주위를 좀 충분히 다시 돌보고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원내대표로서의 기강을 스스로 좀 확립하셔야 할 때가 아닌가"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잘 모시려 한 것'이라고? '그냥 부적절했을 뿐'이라고?"라며 "이해관계자가 공직자에게 '잘 모시려고' 부당한 이익을 주는 것이 바로 뇌물의 정의"라고 지적했다. 한 전 대표는 "이런 원내대표 안자르고 '잘 모시는' 더불어민주당은 '더불어뇌물당'인가"라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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