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올해 전자업계의 화두는 인공지능(AI)이었다. 특히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는 'AI 홈'에 집중했다. AI 경험을 집뿐 아니라 차량 등 다양한 공간으로 확장하고, 이를 개인 맞춤 형태로 제공하는 데 중점을 뒀다.
'IFA 2025' 삼성전자 전시관 입구에서 삼성전자 모델이 전시 주제인 'AI 홈, 미래 일상을 현실로'를 소개하고 있다. ⓒ 삼성전자
아울러 양사는 AI 데이터센터 확산에 글로벌 수요가 가파르게 늘고 있는 냉난방공조(HVAC)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점찍었다.
◆'AI 홈'으로 맞춤형 경험 제공
삼성 AI 홈은 사용자의 눈에 띄진 않지만 온도∙조명∙소리∙움직임 등 사용자 환경과 행동 패턴까지 파악하고 이해하며 우리 일상의 일부가 돼 실시간으로 맞춤형 경험을 제공하는 '앰비언트(Ambient) AI'를 지향한다.
삼성전자는 올해 비스포크 AI 가전에 직관적이고 편리한 제품 사용 경험을 제공하는 'One UI'를 적용했다. 앞으로 모바일과 TV는 물론 AI 가전에서까지 '나우 브리프' 등 일관된 AI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삼성 AI 홈은 집 안 에너지 절약에도 도움을 준다. 고효율 AI 가전과 스마트싱스의 에너지 절약 기능을 연계하면 △냉장고는 최대 15% △세탁기는 최대 70% △에어컨은 최대 30%의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9월 스마트싱스 전용 허브 신제품인 '싱스원 스마트홈 허브(V4)'를 국내에 출시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스마트싱스'와 연동해 각 가정 내 스마트홈를 쉽게 구축할 수 있게 하는 제품이다.
고객이 일상 언어로 대화하면 맥락과 공간을 이해해 연동된 가전과 IoT 기기를 제어하고 서비스까지 연결하는 'LG 씽큐 온'을 체험하는 모습. ⓒ LG전자
LG전자는 지난 10월 AI 홈 허브 'LG 씽큐 온'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고객과의 일상 대화를 통해 맥락을 이해하고, 생활 패턴을 학습·예측한다. 집 안 가전과 IoT 기기를 24시간 연결 상태로 유지하며 최적의 환경을 조성하는 LG AI 홈의 핵심 기기다.
LG 씽큐 온은 생성형 AI가 탑재돼 고객과 일상 언어로 대화할 수 있다. 복잡한 명령을 내려도 기억하고 실행하며, 공간별로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
LG전자는 AI 홈을 고객이 머무는 다양한 공간으로 확장한다. 모듈러 주택 '스마트코티지', 모빌리티 공간 솔루션 '슈필라움', 씽큐 '아파트 단지 연결 서비스' 등 제품부터 서비스까지 결합한 AI 공간 솔루션을 통해 고객과 지속적인 관계를 맺고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AI 솔루션을 기업간 거래(B2B) 영역에도 적용하고 있다. 사업장 내 에너지 사용량 절감이나, 직원 안전 관리 솔루션 등에 활용할 수 있다.
◆AI 데이터센터 확산에 공조전쟁 가속
올해 AI 데이터센터가 곳곳에 들어서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HVAC 사업을 새 먹거리로 점찍고 글로벌 공조 시장 선점에 속도를 냈다.
HVAC은 공장이나 병원 등 대형 건물 내 온습도 제어와 공기질 개선에 필수적인 시스템이다. AI 데이터센터의 열 관리 수요가 폭증하면서 고효율 냉방 솔루션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플랙트그룹이 공급하는 공기냉각, 액체냉각 등 주요 공조 솔루션 제품들. ⓒ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지난달 총 15억유로(약 2조4000억원)를 투입해 유럽 최대 공조기기 업체인 독일 플랙트그룹 인수 절차를 완료했다. 이는 2016년 하만 인수 이후 8년 만의 조단위 인수합병(M&A)로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플랙트는 글로벌 초대형 AI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 프로그램에도 참여하고 있어 삼성전자와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삼성전자도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등으로 스타게이트에 핵심 협력사로 참여한다.
삼성전자는 기존에 강점을 가진 가정용 에어컨 등 개별공조 중심의 사업을 전개해 왔으나, 이번 인수로 각종 산업·대형 건물용 솔루션 및 고성장하는 데이터센터를 대상으로 하는 중앙공조 시장으로 본격 진출한다.
LG전자는 삼성전자보다 한 발 앞서 HVAC 사업을 키워왔다. 칠러, 히트펌프(전기 냉난방 시스템), 상업용 에어컨 등을 아우르는 종합 HVAC 사업구조를 갖추고 있다.
HVAC 기술을 내재화하기 위한 M&A도 추진했다. 지난 6월 유럽 최대 온수 솔루션 기업인 노르웨이 OSO그룹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최근 글로벌 데이터센터 인프라 기업 플렉스와 AI 데이터센터의 발열 문제를 해결할 '모듈형 냉각 솔루션'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LG전자는 공기 냉각과 액체 냉각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냉각 기술을 앞세워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냉각 용량을 기존 대비 2배 이상 늘린 냉각수 분배 장치를 신규 개발한 데 이어 데이터센터 냉각방식 중 전력효율지수(PUE)가 가장 낮은 액침냉각도 포트폴리오에 추가했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등 글로벌 기업와의 파트너십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의 첨단 산업단지 '옥타곤'에 조성되는 AI 데이터센터에 대규모 냉각 솔루션을 공급하는 내용의 MOU를 맺었다.
김종배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액체냉각, 칠러(Chiller) 기반 데이터센터 수주 확장, 현지 완결형 밸류체인 구축 등을 통해 2030년까지 LG전자의 HVAC 사업은 매출 20조원 달성을 목표로 한다"며 "사업부 내 큰 성장이 예상되는 분야 중 하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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