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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연구' 교수 3인 합심해 창업…팬데믹 당시 환자 고립 보고 결심
노유헌 이모코그 공동대표는 최근 경기도 과천지식정보타운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치매 전단계로 평가받는 경도인지장애(MCI) 대상 소프트웨어 치료기기 '코그테라(Cogthera)'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코그테라란 국내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경도인지장애 환자 대상 디지털 인지치료기를 말한다. 환자 개인의 인지기능 상태를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해 맞춤형 인지훈련을 제공하며 보건복지부의 제35호 혁신의료기기(첨단기술군)로 지정돼 지난달부터 용인세브란스병원, 이대목동병원 등에서 실제 처방이 진행되고 있다.
코그테라는 환자의 인지능력을 측정해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자동으로 생성한 콘텐츠를 환자에 맞는 난도로 하루 두 차례, 각 15분 내외로 △연산 △연합 △주의·집중력 카데고리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디지털기기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고령층과 환자들을 위해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음성 기반으로 작용하는 것이 강점이다.
이모코그는 대학에서 치매 관련 연구를 하던 중앙대 의대 교수 출신인 노 대표가 이준영 서울대 의대 교수(공동대표), 윤정혜 차의과대 교수와 함께 의기투합해 2021년 창업했다.
노 대표는 "3명 모두 관련 분야 연구를 주로했다. 저는 퇴행성 뇌질환, 이 교수님은 치매, 윤 교수님은 고령자 대상 임상심리를 전공하셨다"며 "맨 처음 (창업 준비를) 시작할 때부터 치매 쪽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이들 교수 3인이 '치매 관련' 창업을 결심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이 결정적이었다. 당시 정부의 방역지침에 따라 요양병원이나 요양원 등에 입원 중인 치매 환자들은 가족들과의 대면 접촉에 어려운 상황이 이어졌다.
그는 "병원에서 환자들에게 사실상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어 한계를 느끼고 있었기에, 치매 환자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을 만들어보기로 하고 창업을 하게 됐다"고 부연했다.
이들은 아직 '치매' 단계까지 진행되지 않았지만 잠재적 치매 발병 가능성이 있는 경도인지장애 환자들에 주목했다.
노 대표는 "경도인지장애 환자들은 혼자 일상생활이 가능하다"며 "혼자 일상생활이 어려워지면 치매라고 정의가 된다. 이 과정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최대한 그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저희의 목표였다"고 말했다.
그는 "코그테라는 훈련이나 학습이 많이 돼 있어서 뇌세포가 일부 손상이 있어도 그걸 극복해 일상생활을 유지시킬 수 있도록 인지예비력을 강화해 증상이 최대한 나타나지 않도록 유지하는 효과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모코그가 주목한 것은 과거 수녀들에 대한 연구 사례였다. 노 대표는 "천주교에선 치매에 걸리거나 위험도가 있는 수녀들을 관리하면서 오랜 연구를 해왔다"며 "뇌는 망가져 있지만 일상이 유지된 채 사망한 분이 계셨다. 이분은 평소 일기를 쓰고 시를 외웠다는 점에서 특징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훈련은 교과서에도 체계적으로 나오지만, 문제는 이 치료가 병원에서만 가능하다는 점"이라며 "그리고 훈련을 시키는 사람의 숙련도와 경험이 굉장히 많아야 올바른 치료 효과가 나오게 된다"고 지적했다.
코그테라는 이 같은 문제점을 디지털 기술을 통해 극복했다. 노 대표는 "과학적으로 증명된 인지중재치료를 디지털로 전환해, 환자 상태에 맞는 난이도로 인지 훈련을 제공해 인지예비력을 유지시킨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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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중요한 것은 자발적 참여…환자 스스로 인정해야"
코그테라의 효과를 보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환자의 자발적 참여라고 노 대표는 강조했다. 그는 "열심히 사용하는 분들은 난도가 안정적으로 올라간다. 경도인지장애를 가진 분들 중 '이런 프로그램이 정말로 필요했다'는 분들이 많다"며 "본인의 현재 상태를 파악하고 훈련을 통해 기억력 유지를 통해 일상생활에 대한 자신감을 느끼신다는 피드백이 요즘 많다"고 말했다.
노 대표는 다만 "처방을 받고도 아예 시작조차 안 하는 분들에겐 방법이 없다"며 "경도인지장애임을 인정하고 꾸준히 참여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한두 번만이라도 해보면 본인의 현재 상태를 인지하실 수 있다"고 자발적 참여를 당부했다.
그는 "경도인지장애라는 자신의 질환을 부담감 없이 봐야 한다. 공부를 못해서도 아니고 머리가 나빠서 걸리는 질환이 아니다.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질환일 뿐"이라며 "만성질환처럼 생각하고 꾸준히 관리하시면 돌아가실 때까지 본인의 기억력을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노 대표는 "경도인지장애 환자가 되면 익숙한 훈련을 지속시켜 그 훈련이 근육처럼 일상에 적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한다"며 "이를 위해 3개 훈련 영역에서 12가지 훈련을 제공한다. 단어를 바꿔쓸 수 있기에 평생 사용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모코그는 코그테라 외에도 중장년의 치매 위험군 선별을 돕는 모바일 인지기능 평가 서비스인 '기억콕콕', 주의력결핍장애(ADHD) 아동을 위한 종합주의력검사 '해피마인드 CAT'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노 대표는 "단순히 개별 제품 판매보다는 환자가 젊었을 때부터 나이 들어서까지 기억을 관리하고 선별하고 질환을 조기에 예방하고 치료하는 것까지 맡는 완전한 에코시스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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