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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물에 잠기는 마지막 날, 인류의 생존을 건 사투를 그린 넷플릭스 영화 ‘대홍수’가 공개 직후 글로벌 차트(플릭스패트롤) 정상에 직행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 중심에는 처절한 사투 속에서 팽팽한 호흡을 맞춘 배우 김다미와 박해수가 있다.
인류를 위협하는 재난 속에서 아들을 지키려는 AI 연구원 안나 역의 김다미와 임무를 위해 안나를 구출해야 하는 보안팀 희조 역의 박해수는 ‘대홍수’에서 다층적인 감정선을 그려낸다. 수중 훈련까지 거치며 극한의 촬영을 소화한 이들은 거대한 재난 앞에서 결국에는 사랑이라는 가치를 전하는 영화라며 ‘대홍수’가 전하는 깊은 울림을 강조했다.
O“수중 연기, 10배는 힘들어”
김다미는 ‘대홍수’에서 수마(水磨)에 휩쓸리는 상황에 놓인 캐릭터를 연기하며 고난도의 수중 연기를 직접 소화했다. 촬영 전부터 수영과 스쿠버다이빙 등 강도 높은 훈련을 받았지만, 물속에서 연기까지 병행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고 돌이켰다.
“잠수한 상태에서 분명히 표정을 제대로 짓고 연기 했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모니터링을 해보면 제대로 드러나지 않을 때가 많았어요. 수중에서는 과하게 표현해야 비로소 화면에 담긴다는 것을 촬영하며 깨달았죠. 물 밖에서 연기하는 것보다 10배는 힘들었어요.”
옷도, 얼굴도 늘 젖은 상태로 연기하다 보니 메이크업도 큰 의미가 없었다. 김다미는 촬영장에 도착하면 “일단 수영장에 들어가 몸을 적시고 시작했다”고 회상하며 “분장팀이 공들여 준비한 ‘방수 메이크업’도 소용이 없더라”며 웃었다.
“‘대홍수’를 촬영하고 나서는 한동안 물 자체가 싫어졌어요. 촬영 이후 휴가지에 가서도 물에는 아예 안 들어가게 되더라고요.(웃음)”
수중 촬영뿐만 아니라 극 중 아들 자인 역을 맡은 아역 배우 권은성(11)을 안거나 업고 뛰는 등 체력 소모가 큰 장면도 이어졌다. 김다미는 “내 필모그래피 가운데 체력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작품”이라고 털어놨다.
“(권)은성이는 제가 무거울까 봐 밥도 조금 먹고 그랬어요. 아역 배우인데도 현장에서 저를 어른처럼 더 많이 챙겨줬다니까요.”
사진제공|넷플릭스
이런 고된 촬영 환경보다 김다미를 더욱 버겁게 만든 건 ‘모성애’의 표현이었다. 첫 엄마 역할에 도전한 그는 극한의 상황에서도 오직 아들을 위해 질주하는 처절한 감정을 자신이 과연 설득력 있게 표현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컸다고 솔직히 말했다.
“저조차 아이를 안고 있는 제 모습이 처음엔 너무 어색했어요. 극 중 안나는 엄마로서 아이에 대한 사랑을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깨닫는 인물이에요. 오히려 어색한 엄마의 모습이 캐릭터에 도움이 될 거라고 감독도 말씀해주셨어요. 극 중에서 모성애가 강조되긴 했지만 우리 영화가 결국 보여주고 싶었던 건 ‘사랑’이라고 생각해요. 인류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여러 형태의 사랑이 필요하고 모성애는 그중 하나일 뿐이죠. 저 역시 사랑의 한 형태로서 모성애를 이해하게 됐어요.”
체력적으로도 감정적으로도 쉽지 않은 작업이었지만 김다미는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었다고 힘줘 말했다.
“‘대홍수’를 만나기 전과 후로 작품을 대하는 제 태도가 완전히 달라졌어요. 영화를 만든다는 건 혼자가 아니라 정말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는 작업이라는 걸 뼈저리게 깨달았거든요. 그런 면에서 ‘대홍수’는 제게 배움의 현장이기도 했죠.”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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