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의 가치 찾는 2030...‘브랜드 극장’ 된 오프라인의 진화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경험의 가치 찾는 2030...‘브랜드 극장’ 된 오프라인의 진화

한스경제 2025-12-24 08:30:00 신고

3줄요약
하우스 오브 포토그래피 서울 라운지./후지필름일렉트로닉이미징코리아
하우스 오브 포토그래피 서울 라운지./후지필름일렉트로닉이미징코리아

| 한스경제=김종효 기자 | 최근 소비시장 키워드는 ‘경험’이라는 단어로 축약할 수 있다. 단지 물건을 사는 행위가 아니라 브랜드가 제안하는 세계를 ‘직접 체험’하고 취향을 공유하는 경험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다.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는 2030세대를 중심으로 경험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 소비, 이른바 ‘경험 소비(Experience Consumption)’가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젊은 세대 중신의 소비 트렌드 변화는 오프라인 공간 개념을 완전히 바꿔놓고 있다. 과거 판매 중심의 매장이 이제는 커뮤니티·전시·교육이 결합된 일종의 복합문화공간으로 진화 중이다. 브랜드가 직접 만든 공간 안에서 세미나, 워크숍, 음악 공연, 전시가 이뤄지고 방문객은 자연스럽게 브랜드 철학과 정체성을 ‘체험’을 통해 흡수한다.

후지필름일렉트로닉이미징코리아(후지필름 코리아)는 최근 서울 이태원에 ‘하우스 오브 포토그래피 서울’을 열었다. 런던, 시드니, 상하이 등에 이어 6번째로 문을 연 이 공간은 ‘사진의 여정’을 주제로 사진 촬영부터 현상, 프린트, 전시까지 한 번에 경험할 수 있게 설계됐다.

하우스 오브 포토그래피 서울은 일종의 ‘사진 문화 아카이브’이자 커뮤니티를 표방한다. 초보자 대상 ‘카메라 입문 강좌’, 필름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나만의 필름 레시피’ 클래스는 조기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12월부터는 박영택 경기대 교수의 ‘한국 현대미술과 사진’ 심화 강좌가 열리며 구본창 작가의 작품이 상시 전시된다. 이 밖에도 격월로 전문적인 큐레이션 기반의 포토북 라이브러리 운영 및 선정된 사진집을 중심으로 포토북 토크를 진행한다.

후지필름 코리아는 앞으로도 하우스 오브 포토그래피 서울을 사진전, 세미나, 강연은 물론 카메라 무료 렌탈, 라이브러리, 사진 프린트 등을 한 곳에서 이용할 수 있는 경험의 장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럭셔리 브랜드 우영미는 올해 하반기 국내 첫 플래그십 스토어 ‘우영미 이태원’을 열었다. 스위스 건축사무소 스토커 리 아키테티가 설계한 이 건물은 콘크리트와 유리 블록, 미네랄 페인팅을 결합해 ‘우영미’의 건축적 미학을 구현했다.

1층은 남성복과 라운지, 2·3층은 여성 컬렉션, 4층은 카페 드 우영미(Café de Wooyoungmi)가 자리한다. 연말에는 미슐랭 셰프와 협업한 레스토랑이 지하에 문을 연다. 향후 우영미는 DJ 퍼포먼스·패션 토크 등 문화 프로그램을 정기 운영해 브랜드 공간을 ‘문화적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방침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전개 중인 프랑스 브랜드 르메르는 한남 플래그십 스토어를 중심으로 ‘Wearable Sculpture’라는 전시를 진행했다. 르메르 가죽 디자이너 출신의 작가 카를로스 페냐피엘의 조형 작업을 선보이는 자리로 가죽을 목구조 위에 성형해 만든 오브제는 패션과 조각의 경계를 허문다.

이는 단순히 ‘제품 판매’가 아닌 브랜드 정체성과 조형 언어를 ‘감각적으로 전달하는 실험’이다. 르메르는 해당 전시를 통해 파리 본점에 이어 서울을 글로벌 문화 거점으로 확장, 예술 애호가 고객층과의 직접적 교류를 강화했다.

음향기기 브랜드 오디오테크니카는 지난달 서울 성수동에 ‘오디오테크니카 플래그십 스토어 서울’을 공식 오픈했다. 일본 본사 직영으로 운영되는 한국 첫 단독 공간으로 ‘소리의 체험 공간’을 표방한다.

전시 존에는 브랜드의 하이엔드 턴테이블·헤드폰 라인이 전시되고 청음 존에서는 스튜디오급 음향 환경에서 사용자 취향에 맞는 음색을 직접 비교할 수 있다. 스토어 내 ‘AT 스튜디오룸’에서는 음악 제작자와 음향 엔지니어를 위한 세미나, 비주얼 아티스트 협업 전시가 정기적으로 열리고 있다. 오디오테크니카는 내년 상반기까지 국내 뮤지션과 협력한 ‘Live AT Seoul’ 세션을 통해 브랜드 경험과 커뮤니티를 강화할 계획이다.

오디오테크니카 플래그십 스토어 서울은 음향 제품을 테스트하는 곳을 넘어 ‘소리’를 매개로 사람과 창작이 연결되는 무대가 되고 있다.

코웨이는 ‘공간 제휴’ 모델을 앞세워 호텔·리조트·상업시설 등에서 자사 제품 체험이 가능한 ‘브랜드 룸’을 운영 중이다. 제주신화월드, 롯데호텔 서울·제주, 롯데호텔앤리조트 김해 등이 대표 사례다. 공간 내 주요 객실에는 코웨이의 정수기·비데·공기청정기 등이 설치돼 투숙객이 실사용 경험을 체험하도록 구성됐다.

코웨이는 이런 ‘체험형 마케팅’을 통해 숙박업계와의 공동 가치 창출을 도모하며 향후 카페·헬스케어 등으로 협업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의 중심에 2030세대 소비 패턴 변화가 있다고 분석한다. 통계청 ‘2025년 소비 동향’에 따르면 30대의 68%, 20대의 63%가 “제품보다 경험 중심 소비를 중시한다”고 응답했다. 구매 횟수는 줄었지만 경험적 가치에 대한 지출은 전년 대비 24%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MZ세대는 브랜드와 감정적으로 연결되길 원한다”며 “공간에서의 경험이 SNS 콘텐츠로 확장될 때 브랜드는 ‘디지털 입소문’을 얻는 동시에 오프라인 충성도를 확보한다”고 말했다.

실제 리테일·패션·가전 모두 ‘오프라인의 재해석’에 나서고 있다. 디지털을 통한 개인화된 소비가 정착한 시대에 오프라인은 다시 ‘사람이 모여 취향을 공유하는 무대’로 복귀하고 있는 셈이다.

업계 전문가는 “2030세대에게 오프라인은 단순한 소비의 장소가 아니다. 브랜드와 자신, 그리고 타인의 취향이 교차하는 커뮤니티의 장이자, ‘경험을 통해 정체성을 확인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며 “매장이 아니라 전시관, 매출이 아닌 관계로 경쟁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Copyright ⓒ 한스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