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성경' 중국에 유출··· 경제 간첩죄 신설 형법 98조로 최고 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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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반도체 성경' 중국에 유출··· 경제 간첩죄 신설 형법 98조로 최고 사형!?

저스트 이코노믹스 2025-12-24 08:27:00 신고

패러디 삽화=최로엡 ai화백
패러디 삽화=최로엡 ai화백

  이재용(57) 회장이 이끄는 삼성전자가 1조 6000억 원을 투입해 세계 최초로 완성한 10나노대(18나노) D램 핵심 공정 기술과 원자층 증착 장비 설계도가 중국 창신메모리반도체(CXMT)로 통째로 넘어가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기술의 파편이 아닌 '반도체 제조의 성경'이라 불리는 공정 레시피 플랜과 배치 타입 원자층 증착 기술 등 국가 핵심 기술이 조직적으로 유출된 범죄로, 삼성전자의 2024년 추정 매출 감소액만 5조 원(약 35억 6000만 달러)에 달하며 향후 잠재적 피해는 수십조 원으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한민국 검찰은 이를 유사 이래 최대 규모의 기술 유출 사건으로 규정하고 삼성전자 임원 출신 등 10명을 기소했다. 이 사건은 72년 만에 간첩죄 적용 범위를 외국으로 확대하는 법 개정의 결정적 도화선이 되기도 했다.

 반도체 산업의 역사는 거대한 성벽을 쌓는 과정과도 같다.

선두 주자는 수조 원의 자본과 수만 명의 엔지니어를 갈아 넣어 미세 공정이라는 물리적 한계에 도전하고, 후발 주자는 그 성벽의 틈을 노린다. 그러나 이번 삼성전자 기술 유출 사건은 성벽에 틈이 생긴 수준이 아니라, 성경책가 같은 성문의 열쇠가 통째로 복사되어 전달된 격이다. 서울중앙지검 정보기술범죄수사부가 최근 발표한 수사 결과는 가히 충격적이다. 삼성전자 상무 출신인 양 모 씨와 부장 출신 김 모 씨 등 핵심 인력들이 중국 창신메모리로 이직하며 빼돌린 것은 18나노(1x) D램의 공정 레시피 플랜(PRP)이었다.

공정 레시피 플랜은 반도체 칩 하나를 만들기 위해 거쳐야 하는 수백 단계의 공정 순서와 각 단계별 온도, 압력, 가스 유량, 시간 값 등을 정밀하게 기록한 제조 설계도다. 반도체는 단 0.1%의 소재 변화나 미세한 온도 편차만으로도 수율이 10~20% 이상 요동치는 극도로 민감한 영역이다. 창신메모리는 이 레시피를 손에 넣음으로써 정상적인 연구개발 과정에서 겪어야 할 10년 이상의 시행착오를 단숨에 생략했다. 실제로 2016년 설립된 창신메모리가 불과 몇 년 만에 세계 4번째로 18나노 D램 양산에 성공한 배경에는 이러한 부정취득이 있었다.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증언들은 기술 유출의 치밀함을 보여준다.

법정에서 판사가 증인에게 물었다.

 "머리가 좋으면 그 자료의 내용을 외워서 재현할 수 있지 않느냐"

 이에 대해 전직 삼성전자 연구원이었던 증인은 이렇게 답했다.

"세세하게는 불가능하다. 어차피 회사 내부에서 언제든 찾아볼 수 있는 자료라 외울 필요가 없었다."

  이는 곧 유출된 자료가 단순한 아이디어가 아니라, 디지털 형태로 복제된 방대한 양의 실증 데이터임을 시사한다. 창신메모리는 이 자료를 검증하기 위해 실제 삼성전자의 제품을 분해하여 분석하는 '역공학 기법'까지 동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간과 자본을 압축한 연금술, 공정 레시피의 정수

유출된 기술 중 기술적 가치가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 것은 배치 타입 원자층 증착(ALD) 기술이다. 원자층 증착은 웨이퍼 표면에 원자 단위로 얇은 막을 쌓아 올리는 공정으로, 나노미터 단위의 정밀 제어가 필수적인 미세 공정의 핵심이다. 특히 배치 타입 장비는 한 번에 100매 이상의 웨이퍼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어 생산 효율이 극대화된 장비다. 전 세계적으로 이 장비를 제대로 구현할 수 있는 곳은 일본의 일부 기업과 한국의 유진테크뿐이다.

원자층 증착 공정은 화학 물질인 전구체와 반응 가스를 번갈아 주입해 표면 반응을 유도한다. 이 과정에서 박막의 두께는 사이클 횟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미세화가 진행될수록 누설 전류를 막으면서도 높은 정전 용량을 유지해야 하는 커패시터의 난이도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간다.

 삼성전자가 도입한 벌집 구조(Honeycomb) 커패시터 기술 역시 이번에 함께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 벌집 구조는 원통형 커패시터를 육각형 모양으로 배열하여 물리적 안정성을 높이고 표면적을 기존 대비 21% 이상 넓힌 혁신적 기술이다. 창신메모리는 이 지지 구조의 마스크 설계 값까지 확보함으로써 물리적 한계인 리닝(기울어짐) 현상을 손쉽게 극복했다.

경제적 타격은 수치로 증명된다.

검찰은 이번 유출로 인해 삼성전자가 지난해 입은 매출 감소액만 5조 원(약 35억 6000만 달러)으로 추산했다. 창신메모리는 유출된 기술을 바탕으로 점유율을 무섭게 끌어올려 2025년 3분기 기준 글로벌 D램 시장에서 8%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세계 4위 업체로 올라섰다. 2016년 점유율 0%였던 신생 기업이 삼성의 1조 6000억 원(약 11억 4000만 달러)짜리 연구 결과물을 훔쳐 단숨에 주류 시장에 진입한 것이다. 김윤용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는 브리핑에서 이 사건을 국가 경제와 기술 안보를 위협하는 유사 이래 최대의 기술 유출 사건으로 규정했다.

자본의 논리로 포장된 안보의 구멍, 법적 방어선의 재구축

기술 유출의 유인은 철저히 자본의 논리였다. 기소된 인물들은 창신메모리로부터 삼성전자 연봉의 3~5배에 달하는 15억~30억 원(약 107만~214만 달러)의 급여를 수년간 보장받기로 약속받았다. 그들은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위장 업체를 설립하고 별도의 서버를 구축하는 등 은밀하게 움직였다. 하지만 이들이 챙긴 수십억 원의 뒷돈이 국가 전체에 수십조 원의 손실을 입히고 반도체 주권을 흔들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이 사태는 한국 사회에 해묵은 과제인 간첩죄 개정 논의에 불을 붙였다.

 그동안 한국 형법 제98조는 오직 적국, 즉 북한을 위한 간첩 행위만을 처벌 대상으로 삼아왔다. 중국이나 다른 외국 기업에 국가 핵심 기술을 팔아넘겨도 산업기술보호법이나 부정경쟁방지법으로만 처벌받았으며, 실제 선고 형량은 징역 1~2년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이러한 법적 공백이 기술 유출을 부추긴다고 판단했다. 민주당 소속 김병기 의원은 간첩법 개정은 시대적 요구이며 전략적 기술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방패라고 강조했다.

결국 국회는 2025년 12월3일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간첩죄의 적용 대상을 적국에서 외국 또는 이에 준하는 단체로 확대하는 형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제 외국을 위해 국가 기밀이나 핵심 기술을 유출하는 행위는 최고 사형까지 처할 수 있는 엄중한 범죄가 됐다. 이는 기술을 단순한 경제적 자산이 아닌, 국가의 생존이 걸린 안보 자산으로 보겠다는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역시 국가 핵심 기술 보유 기관 등록제를 신설하고 해외 인수합병이나 기술 수출에 대한 직권 판정 권한을 강화하며 방어벽을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창신메모리의 기술 격차는 이제 2년 안팎으로 좁혀졌다는 것이 업계의 냉정한 평가다.

유출된 18나노 기술은 현재 시장의 주력인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기초가 되는 다이 제조에도 활용될 수 있어 그 파장은 더욱 길고 깊을 것으로 보인다. 초격차라는 화려한 수식어 뒤에 가려진 보안의 취약점은 5조 원이라는 막대한 수업료를 요구했다. 기술은 사람이 만들지만, 그 기술을 지키는 것 또한 법과 제도의 몫이다. 이번 사건은 한국 반도체 산업이 더 이상 자본의 유혹 앞에 무방비로 노출되어서는 안 된다는 준엄한 경고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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