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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EV 시장은 완성차 업체들이 투자 계획과 생산 물량을 조정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 미국은 전기차 보조금 폐지로 전기차 시장 자체가 얼어붙고 있어서다. EV 부문의 수익성 부담이 누적되면서 배터리 수요 확대 속도도 예상보다 둔화하고 있다. 북미 비중이 높은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단기적으로 영향이 불가피해졌다.
반면 중국 배터리 업체들은 공격적인 증설과 가격 경쟁력을 기반으로 유럽과 신흥 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일부 유럽 시장이 속도를 늦추는 동안 중국은 물량과 기술 투자를 동시에 이어가고 있다”며 “특히 유럽 시장에서는 가격 경쟁력이 점유율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하며 중국 업체에 유리한 국면”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글로벌 시장 점유율 변화를 보면 중국 기업의 성장 속도가 한국 기업들을 앞질렀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10월 글로벌 EV 배터리 사용량은 933.5GWh로 전년 동기 대비 35.2% 증가했다. CATL과 BYD를 중심으로 한 중국 업체의 합산 점유율은 지난해 66%에서 올해 10월까지 68.9%로 2.9%포인트 확대됐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373220)·SK온·삼성SDI(006400)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합산 점유율은 같은 기간 19.5%에서 16%로 3.5%포인트 하락하며 대조적인 흐름을 보였다.
K배터리는 북미 시장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을 확대하며 수익성 방어에 나서고 있다. 미국 내 생산 기반을 활용한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등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며 돌파구를 찾는 모습이다.
다만 이런 전략이 실적 반등으로 이어지기보다 하방을 지지하는 역할에 그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 EV 수요가 다시 회복되는 시점이 오더라도, 그 사이 중국과의 물량·기술 격차가 얼마나 벌어져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지금은 단기 수요보다 중장기 경쟁 구도를 염두에 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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