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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올해 독감(인플루엔자)이 전년대비 14배나 증가하는 등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최근 10년새 가장 높은 발병률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생명과학과 이상준 교수팀은 홍삼이 A형 독감(인플루엔자 A 및 변이 바이러스)을 억제하는 분자적 기전을 밝혀 주목받고 있다.
이 교수팀은 홍삼을 섭취하면 인플루엔자 A형 및 변이 바이러스 감염 시 ‘ZBP1(면역센서단백질)이 관여하는 항바이러스 경로’를 강화해 감염세포 제거가 촉진되고 바이러스 단백질 발현이 억제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ZBP1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비정상 세포를 인식해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바이러스 종류에 따라 작동 방식이 다르다.
연구팀은 앞선 연구에서 인플루엔자 A형 바이러스 감염의 경우 ZBP1이 감염세포 사멸 경로를 활성화해 바이러스 억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규명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홍삼이 이 경로를 어떻게 조절하는지 세포 및 동물모델을 통해 분석했다. 연구팀은 면역세포가 생성되는 골수에서 분리·배양한 대식세포(BMDMs)에 인플루엔자 A형 바이러스에 감염시킨 뒤 홍삼을 처리한 결과 무처리 대조군에 비해 감염 세포의 사멸이 증가하고 바이러스 단백질 발현이 크게 감소했다. 이러한 효과는 ZBP1이 존재하는 세포에서만 나타나, 홍삼의 항바이러스 작용이 ZBP1 경로를 통해 발현됨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세포실험 결과를 검증하기 위해 정상 마우스와 ZBP1 결핍 마우스에 7일간 홍삼을 투여한 뒤 인플루엔자 A형 바이러스를 감염시킨 결과 정상 마우스는 홍삼 투여 시 바이러스만 감염시킨 대조군보다 폐 조직 손상과 염증이 줄고 생존율이 크게 향상됐다. 반면 ZBP1 결핍군에서는 동일한 효과가 관찰되지 않아 홍삼이 ZBP1 기반 세포 사멸 경로를 활성화해 감염세포를 제거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 교수는 “인플루엔자 A형 바이러스 감염에서 홍삼이 ZBP1이 관여하는 감염세포 제거 경로를 강화하는 기전을 확인했다”며 “홍삼은 ZBP1 의존적 세포사멸 경로를 선택적으로 활성화해 과도한 면역반응 없이 안전하게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러스별로 ZBP1 경로 사용 여부가 다르기 때문에, 향후 다양한 바이러스 감염 모델에서 홍삼의 항바이러스 기전을 규명하는 연구를 지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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